대개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난 왠만한 경우가 아니면 책에 '절대' 줄을 치지 않는다.
아니, 단 한번도 줄친 적이 없던가?
(교과서 같은... 공부하는 책은 제외하고)

왜냐면 줄을 치게 되면 다시 읽게 될 경우 자연스레 그 부분에 집중하게 되고, 그 부분에 집중하게 되면 자꾸만 그게 요점이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때 마다 받아들이는게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인데 오늘 여기가 좋았다고 해서 내일도 이 부분이 좋을거란 보장은 없지 않은가.
게다가 책이 더러워 지는 것도 병적으로 싫어하기도 하지만...

그런데 오늘 책을 읽다가 줄을 쳤다.
그것도 노란색 형광펜으로.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이라는 하종강 소장의 책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 법한 유명한 책.
구입한지는 사실 1년도 넘은 것 같은데 책장에서 잠자다가, 요즘 나의 마음을 정리하고자 읽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희망이 노동운동에 있는것 같지 않아서. 혹은 나의 희망은 노동운동이 아닌것 같아서.)

근데 정말 죽을때까지 내가 명심하고 살아야 할 것 같은 대목을 발견한 것이다.(242페이지)

자신들이 한때 운동권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들이 이미 충분한 개혁성을 담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때 운동권이었을 때 가졌던 세계관이 더욱 객관적이고 합리적일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그래.
정말 그렇다.
우리 이 사실을 잊지말자.
자만하지 말자.
한때, 어렸을때의 치기라고 덮어두지 말자.
그리고 그때는 철이 없었노라고 자조적으로 말하지 말자. 제발.
지금은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착각에 빠지지 말자.
그대들은, 우리는, 지금 절대로 진보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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