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명절에 TV를 잘 보지 않는다.
왜냐.
결혼하기 전에는 연휴에 집안일을 돕거나, 자거나, 나가 놀기 바빴기 때문에.
혹 집에 있더라도 거의 컴퓨터를 하며 살아서.

결혼하고 나니 딱히 뭐 할일도 없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TV를 보게 됐다.
즐거운인생은 일부러 챙겨 봤고(보고 싶었는데 작년에 결혼준비로 바빠서 못봄)
상사부일체, 이장과군수는 다른 식구들이 보고 있어서 얼떨결에 보게 됐다.

그리하여...
원래 TV로 본 영화는 영화에 관한 글을 쓰지 않지만 이번엔 특별히 번외로 세개를 모아서 글을 남겨 본다.
이 연관성 없는 영화 세개의 조합이라니...ㅋㅋ


아, 역시.
내가 보고 싶던 영화는 늘 베스트 초이스. ㅋㅋ
(뭐냐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출연한 배우 중 세명이 내가 좋아하는 배우고(드럼치는 아저씨는 싫진 않지만 좋지도 않아...ㅋㅋ)
그 중 귀연 마스크의 장근석이라니 ㅋ

생활고에 찌들린 40대 아저씨들의 얘기를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생활고에 찌들린 그들의 아내들도.
(물론 너무 무책임하게만 나왔지만)

김윤석의 대사 중 "당신도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라는 말이 왜 그리 와닿던지.
하고 싶은걸 하며 사는 사람은 뭘 해도 행복한거다.
비록 부인이 딴놈이랑 눈이 맞아 바람났어도, 그래도 나에겐 음악이 있으니.
뭐 그런거지...


 

 

자.
얘기하고 싶은 이 두개의 영화.

상사부일체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얘기를 믹스해 놓았고
이장과 군수는 부안 핵폐기물 매립장 건설에 관한 얘기를 끼워넣었다.

아, 이 심란함이라니.
일단 조폭에다 '착한 조폭'이라는 설정을 하는 것도 영 껄끄러운데 어줍짢게 노조 얘기를 붙이다니.
물론 잘 만들면 일반인(?)들에게 왜 파업을 해야하는지 설명할 수 있겠지만 이건 뭐 영화의 퀄리티 자체가 떨어지는데 그게 될리 만무하다.
그나마 좀 희망적인 것은 여주인공이 착하고 능력있는데 정리해고 당해서 열혈 조합원이 된다는 것?
하지만 자본의 본질을 설명하지 못하고 마치 소장이 원래 '인간성이 더러운 쓰레기 같은 놈'이어서 성희롱에 비리에 부당해고를 일삼는 것처럼 나오는 건 좀 너무 하지 않나?
개개인의 성격과 무관하게 자본의 본성 아닌가.
사람을 쪽쪽 뽑아 최대이윤을 내려는 것.
왜 그 얘기는 쏙 빼고 자기한몸 이익을 위해 온갖 나쁜짓을 하는 '개인'만 보여주나.
그래도 중간에 미국놈들이 나쁜놈들이란 류의 대사는 있더라. -_-

부안 핵폐기물 반대하던 주민들.
그들의 순수성이나 환경에 대한 얘기는 아예 없고.
정치권의 농간에 놀아나는 멍청한 이장에다가, 그 결정적 계기가 친구에 대한 열등감이다.
게다가 단식 중 몰래 김밥을 먹고, 분신한다고 몸에 신나를 끼얹었는데 알고 보니 물이었다는 설정은 이건 정말 운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단식 해 봤나? 혹은 단식하는 사람들을 곁에서 본 적이 있나?
그런 경험이 없으면 말을 하지마라.
(물론 영화 만든 인간들 중 한명쯤은 경험이 있겠지. 근데 그따위로 하냐?)

운동권이 만들었든, 운동권 근처에 있던 놈이 만들었든 이건 아니라고 본다.
대학시절 이호진과 한효우와 안태은과 늘 하던 얘기.
누구누구를 캐스팅해서 광주 얘기를 만들어야 된다, 한총련 얘기를 만들어야 된다 했던 것들...
어느새 너무 쉽게 희화화 되어 우리 곁에서 얘기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상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파급력은 참 크다.
그것도 상업영화가 가지는 파급력은 더 클것이다.
영화관에서, 비디오나 DVD로, 혹은 불법복제파일로, 명절때 TV로 수도 없이 보게 될 상업영화들.
좀.
좀 잘 만들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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