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그런데… 개봉 일주일 전, 이 영화 시나리오 쓴 사람이 나의 지인이라는 것을… 그녀의 전화를 받고 알게됐다.
알고보니 나에게 밑도 끝도 없이 전화해서 질문했던 것들… 문자 보내서 물어본 것들… 이 이 영화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마치 흩어진 퍼즐을 맞추듯 떠오른 기억들.
신문사 윤전기에 대해, 언론사 사무실 담배에 대해, 프레스센터에 대해, 기자 대화에 대해… (아는거 1도 없는 나에게 ㅋㅋㅋ)
그러고 보니 심지어 언젠가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에게 7~80년대 기타반주로 화려하게(?) 시작하는 노래 추천도 받았다.

아무튼.
봤다.


80년 5월의 광주를 모르지 않지만, 영화가 어떤 내용으로 흘러갈지 큰 방향은 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참 많이 울었다.
그리고 운동권 언저리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떠올렸을 질문. 
'내가 광주에 살았더라면 나는 그들처럼 싸울 수 있을 것인가.'

그 질문과 마주치자, 2006년 5월 평택 대추리의 어느 날이 기억났다.
행정대집행이 시작되어 대추분교가 무너지고 연행자가 발생했다.
항의하기 위해 대추리로 가는 길 자체가 험난했다.
평택역에 내려 버스를 탔지만 버스는 중간까지 밖에 가지 않았고 나와 일행은 택시를 탔다.
대추리로 가는 길은 모두 막혀있었다.
집입 할 수 있는 통로가 수시로 변경됐고, 그 때마다 문자메세지가 전달됐다.
몇 번이나 택시의 진행방향을 틀고서야 대추리 먼 발치에 도착했고 골목과 논두렁을 굽이굽이 걷고 또 걸어서(혹은 뛰어서) 마을에 도착할 수있었다.

해질무렵에야 마을에 들어섰는데 짧막한 집회가 끝나자 해가 지기 시작했고, 병력은 기다렸다는 듯 마을 골목으로 진입했다.
우리는 삼삼오오 민가로 숨어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어느 집 담벼락에 십여명의 사람들과 숨었다.
깜깜한 밤 저벅저벅 전경들의 군화발 소리는 소름끼쳤고 담벼락 너머로 줄지어 지나가던 둥글고 반짝거리는 헬멧은 정말 무서웠다.
나는 그 날 절대 잡히면 안되는 신분의 당시 남자친구를 내보내기 위해 잡히면 안되는 무리들(공무원, 군 복무 중인 사람들)과 함께 기자들에 묻어서 빠져 나왔다. 
(현재 남편을 비롯해 함께 그곳에 갇혔던 사람들은 새벽무렵까지 숨어있다가 택시를 타고 나왔다고한다.)
그 때의 마음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 무서운 상황에서 벗어나서 정말 다행이다… 나는 지금 동지들을 두고 비겁하게 도망가고 있다…'

최루탄과 화염병 세대가 아니었던 나에게 집회는 무서운 일이 아니었다.
도심집회는 늘 열린 공간에서 이뤄졌고 때때로 경찰들과의 충돌이 있었지만 몸으로 미는 몸싸움이고 방패로 찍는 놈들이 있었지만 거긴 서울 한복판이고 기자들이 있었다.
(물론 내가 제일 앞줄이 아니어서 무섭지 않았기도 했겠지)
그런데 대추리에서의 그 기억은 잘 잊혀지지가 않는다.
무서웠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이미 투쟁하는 삶을 접은 지금 나에게 앞선 저 질문은 전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며 그 질문은 다시 한번 내 앞에 나타났고, 나는 여전히 용기가 없다.
그래서 80년 광주를 보며 내내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

그리고… 당시 계엄군으로 복무했던 이들의 삶이 궁금해졌다.
사람을 미친듯이 때리고 총을 쏘던 그들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이런 저런 마음과 생각이 뒤섞여 떠오르면서 마음이 너무도 무거웠다.
영화 본 뒤 하려고 했던 것들은 하지 못했고 그 마음을 털기 위해 좀 걸었다.
그런데 마음이 아직 안털렸나보다.
역시 정돈되지 않는 영화 후기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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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시지만 이 영화에 대한 글을 쓰지 않고는 잘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바그다드 카페란 영화를 처음 본게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영화는 87년에 나온 영화지만 내가 처음 본 건 중고등학교 시절 즈음으로 기억한다.

한밤중에 혼자 거실에서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주말의 명화로 보게됐다.

(주말의 명화가 아니라 명화극장이었을지도;;;)


아무튼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 장면은 야스민이 사막 한가운데 무거운 트렁크를 혼자 끌고 걸어오는 장면이었다.

우연히 발견한 이 장면을 시작으로 영화에 빠져들었다.

아마도 더빙이었을 이 영화가 너무도 좋았던건 음악때문이다.

이상하리만큼 나른한 음악과 영화전반의 나른함이 좋았다.


올 봄, 이 영화를 처음 만난지 20년 가까이 지나서...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달 검색했다.

개봉일을 알기 위해.

7월을 놓치지 않았고 결국 토요일 밤 11시반에 혼자 관람.

영화관에 앉아 영화를 기다리는데 왜이리 설레던지.


20년 만에 다시 만난 '바그다드 카페'는 새로웠다.

20년이란 시간에 많은 기억들이 상당수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두 여자가 사막에서 만나 처음 냉랭하다가 마음의 문을 열었다...는 설정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다른 영화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희한한 카메라 앵글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20년 전엔 그런게 눈에 들어올리 없지)

여기서 이 장면은 왜 있지? 여기서 왜 이렇게 정면을 잡았지?

내가 무슨 영화를 봤었는지 모를만큼 참 새로웠다.

그런데 그게 싫지 않았다.


보는 내내 마법같았던 영화.

영화가 끝나고 나서 이렇게 마음 가득 좋았던 게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다.

디렉터스컷과 오리지널이 얼마나 다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좋다.

아... 좋다.

나도 야스민의 매력과 마법에 빠져든 것 처럼 참 좋다.


그리고 이건 내가 어른이 되어서인지, 마음을 읽는 연습을 한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브랜다의 행동들이 왜 그러는지 보여서...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었다.

내가 30대가 되어 만난 바그다드 카페의 그녀들은 10대에 만났던 그녀들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인간미 넘치고, 사랑스럽다.

역시 인생은 30대는 되어봐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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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7/27 KU시네마테크 (+무니)


다들 알다시피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용산참사에 대해 나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자세한 것 까지는 아니지만...


근데 영화를 보고 가장 놀란 사실은...

내가 남일당 건물 옥상 망루가 불에 타던 장면을 그리 자세히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나는 사람이 6명이 죽던 그 장면을 나도 모르게 외면했었나보다.

분명 봤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 무미건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던 그 화면들니 너무 낯설었다.

아니면... 정확히는 큰 화면으로 집중해서 보니 당시 사건의 아픔이 그제서야 제대로 느껴졌달까.



많은 이들이 그러했겠지만 영화상영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분명 100% 팩트인 영상을 그저 붙여 보여줄 뿐인데 그게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다.

그것들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영화는 시간순으로 경찰일지와 진술을 바탕으로 흘러간다.

'경찰의 시각으로 바라본 용산참사'라는 설명도 있던데 그건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고...

보다보면 경찰특공대 일반대원에게 가장 감정이입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의 진술서 가장 마지막 문장은 '농성자도 우리 대원들고 모두 사랑하는 국민들입니다'

이 대목에서 눈물이 툭.


사람이 사람을 제압하기 위해 나섰다가 사람들이 죽은 사건.

평범한 우리들은 누굴 위해 일하고 살아가는지...

정신을 잘 잡고 살아야지.



-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는데 나 역시 궁금하던건...

잠적한 크레인 기사는 어디갔을까? 그리고 남일당 건물 진입시 특공대원들이 쓰고 달려가던 합판은 대체 무슨 재질이며 어디서 준비한 걸까? 그 허접한 걸 애들 보호한답시고 준거냐? 나라에서?


- 원래 이 영화는 무니, 쎈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 쎈이 보자고 해서 보게 된 것. 그러나 결국 쎈은 고속도로위에 있었고 무니랑 나랑 봤다. 역시 뭔가 허술한 김쎈.


- 아래 노래는 루시드 폴의 '평범한 사람'

앨범 나왔을때 지하철에서 노래를 듣는데 마치 망루에 올라간 사람들 얘기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었는데... 알고보니 정말 루시드 폴이 용산참사 얘기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정말이지 사랑하오 폴님.


오르고 또 올라가면
모두들 얘기하는 것처럼
정말 행복한 세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나는 갈 곳이 없었네
그래서 오르고 또 올랐네
어둠을 죽이던 불빛
자꾸만 나를 오르게 했네

알다시피 나는 참 평범한 사람
조금만 더 살고 싶어 올라갔던 길
이제 나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난 어차피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울고 있는 내 친구여
아직까지도 슬퍼하진 말아주게
어차피 우리는 사라진다
나는 너무나 평범한
평범하게 죽어간 사람
평범한 사람

알다시피 나는 참 평범한 사람
조금만 더 살고 싶어 올라갔던 길
이제 나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난 어차피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울고 있는 내 친구여
아직까지도 슬퍼하진 말아주게
어차피 우리는 사라진다
나는 너무나 평범한
평범하게 죽어간 사람

너무나 평범하게 죽어간 사람
평범한 사람
평범한 사람
평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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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3/21 하이퍼텍나다 (+인규, 유나, 군철, 진희, 덕수, 정훈)

경계도시2 상영소식을 듣고 두가지에 놀랐다.

경계도시 첫번째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던 나의 무지함에.
그리고...
지난 7년간 송두율 교수를 까맣게 잊고 산 내 자신에.

영화는 송두율 교수의 사건을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입국 전과 입국 직후 환영의 물결에서부터, 노동당 서열 23위 김철수 논란으로 전향서 쓰기를 강요받고 구속수사와 재판 그리고 항소심까지.
3주로 계획했던 그의 37년만의 모국 방문이 왜 1년이 넘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시간순서대로 보여준다.

한국사회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경계인'이란 존재는 용납되지 않는다.
37년만에 그런 고국에 찾아와 '성숙한'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을 한껏 기대했던 그는 40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전혀 변하지 않은 이 나라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열렬히 환영하다 '노동당'이란 한마디에 싸늘하게 식다못해 돌을 던지던 사람들.
괴로워하는 철학자에게 벌떼같이 달려들어 뜯어먹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기자들.
(사실 이 대목에서 많이 부끄러웠다. 아는 사람이 버젓이 나와 너무 얄밉게 굴어서...)
개인의 삶 보다 운동의 전체를 생각하라고 윽박지르던 단체들.
현실을 모르던 바 아니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새삼 싫어져서 '정말 떠야겠다'란 결심을 다시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전체를 강조하는 단체들에 대해 점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전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양단간의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회색분자, 스파이, 간첩으로 몰리는 것이 비단 북한과의 문제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분명 우리는 일상에서도 꾸준히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진보인지 보수인지, 어느 정파인지, 그렇다면 누구와 친한지.
끊임없이 소속을 강요하고 검증하려고 하는 사회.

송두율 교수가 추구하던 경계인으로서의 삶, 경계도시는 우리에겐 너무 먼 얘기 아니 어쩌면 불가능한 얘기일런지도 모르겠다.

경계도시2
감독 홍형숙 (2009 / 한국)
출연 송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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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4 랜드시네마 +인규

예고편 한번 보고 홀딱 반해 얼른 보고 싶었던 영화 전우치.
'한국형 히어로무비'란 것도 궁금했고 ㅋㅋ

대략의 스토리는 500년전 신선들의 실수로 요괴들이 세상으로 풀려났고, 그 요괴를 잡기 위해 도사들이 나서서 싸운다는 얘기.
그리고 그 싸움은 500년 후인 현재시점에서 끝이 난다.

강동원의 경상도 억양이 조금씩 묻어나는 말투가 왠지 정감있고,
임수정의 약간 맹하면서 순수해 보이지만 팜므파탈스러운 매력이 물씬...
역시 김윤석 연기포스는 '악역'에서 빛났다.

타짜,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만든 영화여서 그런지 배우들이 타짜와 많이 겹치긴 했지만, 역시 얘기를 요리조리 잘 엮어놓은 느낌이다.
군데군데 코믹 요소도 쏙쏙 있어서 유쾌하기도 하다.

근데 후반후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힘도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흠...
전반부는 정말 한눈팔새 없이 스펙타클하게 흘러간다. 흡입력도 세고.


이러나저러나 강동원, 임수정 선남선녀를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고
강동원의 긴 기럭지로 시원한 액션을 보여주는 것도 참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내가 '히어로무비'를 좋아해서 ㅋㅋㅋ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매력이 있잖아 ㅋㅋ


전우치
감독 최동훈 (2009 / 한국)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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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7 서울아트씨네마 + 현진, 군철(+1)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77일간의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공장을 점거하고 싸울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영화를 보기전에는 아주 약간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물론 이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러 갈리는 만무하지만...)
헐값에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됐다가 껍데기만 남긴채 돌아온 쌍용자동차.
20년 가까이 회사를 위해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회사가 어려우니 나가라'고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회사.
열심히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해고된 천여명의 사람들이 그냥 '알겠다'며 집으로 돌아가는게 정상일까?

그들이 왜 그렇게 피를 흘리며 싸울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피는 누구에 의해 흘리게 되었는지를 영화는 보여준다.
뉴스에서만 나오는 영상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 들어있다.

싸울수 밖에 없는 노동자.
그러나 승리하지 못한 투쟁.
자본과 정권의 힘은 그렇게 대단한가보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 이 사회가 '상식'적으로 돌아갈런지.

공장 지붕에서 방패에 찍히고 군홧발에 밟히던 노동자들을 뉴스화면에서 보고 한번이라도 감정의 동요를 느꼈다면 반드시... 반드시 봐야할 영화다.

"저 달이 똥그래지기 전에 나가야 할텐데..."라며 7, 8살 아이들을 보고 싶어하는 아빠.
다음주에 있을 돌잔치를 앞두고 영상통화를 하는 아빠.
그들은 왜 나오지 못했을까...






저 달이 차기 전에
감독 서세진 (2009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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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18 랜드시네마 + 인규

장동건이 나오는 장진감독의 영화 굿모닝프레지던트.
어찌 아니볼수 있으리오.

정말 이게 몇달만의 영화관 나들이던지...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영화를 보러갔다.
윤계상, 조재현이 나오는 집행자도 너무 보고 싶었지만 날이 날이니 만큼 진지한것 보다 즐거운 것을 택했다.

예전보다 장난끼는 덜하지만 여전히 장진식의 유머가 남아있던 영화.
아마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의 롤모델이 각각 김대중, 노무현, 강금실이 아닐까 추측하게 만드는 영화.

귀에 쏙 들어오는 대사들이 참 많았다.
'세금 받기 아깝지 않나?'
'지금 여긴 밤인데요'
'왜 걔들보다 우리가 몇시간 늦게 알게 되는데?'
'굴욕의 역사는 가지고있지만, 굴욕의 정치는 하지않습니다.'
'혹시나 예전에 대통령 일을 하셨던 분들 중에 저처럼 가질 수 없는 돈을 가지게 되신 분들이 계시다면 우리 사회의 좋은 일에 써보심이 어떠할지.'
'제가 무서워하는것중 딱 세가지가 있는데요.. 첫번째는 주사맞는거구요 두번째는 아들이 질문할 때 세번째는 촛불시위에요.'
'왜 세금만 올리자면 좌파정권이래!'

그리고 정당이름은 어찌나 다 웃기던지.

통일 민주당, 새한국당(이런 이름의 당에 장동건이라니!!!!), 사회진보당(촛불드는 이한위 ㅋㅋㅋ)
발랄한 코믹영화여서 그런지 정당에 대한 비판이나 조롱이 없어서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뭐 유쾌했다.

현실에서는 보기힘든,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
그리고 정말 '사람'다운 대통령.
그런시절 언제 오려나 잠시 꿈꿔보다가...
그냥 '이놈'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해봤다.

참, 영화에서 청와대 조리장이 그러더라.
"대통령이 불행하길 바라는 국민은 없습니다."
아...우리나라 국민들은 안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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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랜드시네마 + 인규)

봉준호 감독의 새작품.
예고편에서 김혜자의 초점없는....넋이 나가다 못해 광기어린 눈빛을 보고 '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그리고 봤다.

근데 그날 컨디션이 안좋아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다.
김혜자의 연기도, 원빈의 연기도 참 소름끼치는 연기였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게 했던 원인은 뭘까?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넌 엄마도 없니?"였다.
엄마란 존재.
특히 한국에서 엄마란 존재는 저런 것일까?
자식의 잘잘못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식을 보호하고픈 마음?
(자식을 낳아봐야 알겠다...)
그리고 자식과 엄마의 커넥션...
가족이란 이런걸까?

아...모르겠다.
확실한건 이 영화를 보는내내, 그리고 보고나서도 마음이 불편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이유는 모르겠다는 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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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랜드시네마 + 인규


이 영화를 본건 내가 상술에 놀아난거다.
보기전에도 알았지만 보고나서는 더욱 느꼈다. -_-
무슨 상술이냐고?
1편을 봤으니 2편을 봐야지;;;

1편을 보기전엔 기대 만땅이었다.
1편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일단 캐스팅이 먹어주잖아. (아아~ 양조위....)
(1편 리뷰 2008/07/24 - [생각정리함/영화] - 적벽대전)

1편을 보고나서 '적벽대전'을 어떻게 멋지게 그려냈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지라...
철 지나서 영화보는거 싫어하지만 그래도 봤다.
(거의 내리기 직전이었지 시즌이...)

근데 이게 왠일.
기다리는 전투씬은 안나오고 질질 끌더니 마지막에 적벽대전을 이길수 있었던게 주유의 아내의 미모 때문이란다. -_-
전쟁의 시작도 그 여자 때문이고, 이긴 것도 그 여자 때문이냐?
이게 뭥미!
말이 된다고 생각하삼?
오우삼 아저씨 미쿡에서 너무 오래산게 아닐까?
그래도 불붙는 장면이라도 멋있었으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을텐데 전반적으로 실망.
그저 난 양조위와 금성무에 만족해야 했다.

그나마 랜드시네마 1인 무료쿠폰이 아니었더라면 아까워서 어쩔뻔했누?

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
감독 오우삼 (2009 / 중국)
출연 양조위, 금성무, 장첸, 장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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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재석오빠 결혼식 끝나고)
광화문 씨네큐브.
+ 인규, 규성, 은경, 상오, 정은, 박군


유명해지기 전 부터 보고 싶었는데...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새 입소문 다 나고 관객수 50만을 돌파하고서야 보게됐다.
(원래 사람들 흐름에 맞춰 영화보는거 싫어라해서 되도록 개봉 첫주에 보는 나로서는 영 찜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의 인기를 내 눈으로 실감하게 된 것은 영화관에서였다.
늘 한산하고 언제가도 자리가 널널하던 씨네큐브에...
사람이 그득했다.
2시간 전에 표를 사는데 앞에서 3번째줄 사이드 밖에 없단다. 헉 ;;;;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멀티플렉스(CGV나 씨너스 따위)에서 잘나가는 것도 왠지 기분이 좋았지만 씨네큐브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기분이 좋았다.
(누구누구언니처럼 영화인도 아닌데 난 왜그럴까? ㅋ)

다큐멘터리가 그러하듯 일상을 쭉 잡고, 찍는 사람의 말(나레이션)이나 시선도 들어가고 때로는 감독도 등장하고(송환이나 마이클 무어의 영화처럼)하는데 워낭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마치 짜여진 영화처럼 만들어졌다.
기획하고 찍었던, 찍은 뒤 편집을 마술처럼 잘했던 나에겐 참 새로운 경험이었다.
마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소가 대본에 맞춰 연기하는 기분이랄까.

소는 잡아먹거나 일 시키려고 키우는 동물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40년이란 세월을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려줬달까...
가족처럼 살고 있는 개 보다도 더 애틋할 수 밖에 없었던 할아버지의 소.
9남매를 뒷바라지하고,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의 인공지능(우공지능?) 자가용 역할도 하고, 밭을 갈때면 트랙터가 되어주던 늙은 소.
할아버지의 모든 일상은 소로 시작되어 소로 마무리됐다.

사실 '정말 좋았어'말고 이 영화를 설명할 길이 없다.
중간중간 터지는 웃음의 타이밍을 어찌 말로 설명하랴.
할머니의 그 귀여움이라니 ㅋㅋ
(개인적으로 사진관에서 '웃어!'라고 소리지르던 할머니의 카리스마가 젤로 맘에든다.)

80년을 살아온 두 노인.
투닥투닥 싸우지만 깊은 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노부부와 늙은 소의 사는 얘기는 나 같은 도시아이에겐 다른 세상이었다.
시골 출신에... 농사짓는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모두 부모님 생각에 펑펑 운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들 부모님 세대일게다.

하지만 뼛속까지 서울사람인 나도 눈물을 주루룩 흘릴 수 밖에 없었던 건.
할아버지, 할머니, 소의 마음이 느껴져서일거다.

여튼.
참 좋은 영화.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먹먹해지는 그런 영화.

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2008 / 한국)
출연 최원균, 이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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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이야기.
첫번째는 공식 메인포스터
두번째는 내가 맘에 드는 포스터. 영화를 보고 났더니 저 포스터가 더 어울리겠단 생각.
세번째는 김재욱의 매력에 보내는 나의 마음. 근데 이 사진에는 그의 매력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만화가 원작이다.

그리고 동성애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대개 '내가 보고픈 영화'가 그러하듯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예고편이나 포스터를 '우연히'보고 '보고싶다'고 꽂혔을 뿐.

이 영화에 대한 관심 중 가장 싫었던 관심은 "동성애 영화야?"라는 질문이었다.
동성애에 대해 무척 선입견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동성애 영화'라는 말 하나로 영화를 일축한다면 그건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
(운동권에도 호모포비아 엄청 많다... 난 좋진 않지만 싫지도 않다. 누구든 자유롭게 사랑할 권리가 있잖아.)

근데 영화를 보니 이건 동성애 영화가 아니라 누구든 가지고 있을 내면의 상처에 관한 얘기였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상처의 깊은 정도, 종류, 시기는 각각 다르겠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 하나쯤은 품고 있을 것이다.
앤티크라는 케이크 가게에 살고 있는...아픔을 가지고 있는 네 남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아픔들을 털어내며, 극복하며...그렇게 살아가는 이야기.

영화의 엔딩을 보면서 하마터면 울뻔 했던 것은...
'나는 왜 잊고 싶은 일들을 잊을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진혁은 어릴적 유괴되었던 경험을, 선우는 좋아하는 남자에게 '뒈져버려'라는 말을 들은 경험을 기점으로 그 전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속에서 지워 버리고 싶은 일들을 왜 나는 잊지 않고 그 상황을 통째로 암기해서 끊임없이 반복재생하는 것일까.



참.
주지훈의 재발견과 김재욱의 매력.
주지훈을 처음 본건 드라마 '궁'에서다.
물론 '궁'은 원작 만화를 먼저 봐서 실망에 대실망을 하느라 제대로 보진 못했겠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은근히 멋지구나. 라는걸 느꼈다.
그리고 정일우랑 닮았더라...
김재욱은...'커피스린스 1호점'에서도 상당히 매력있다고 느꼈는데 역시...
앤티크에서 '마성의 게이'라고 할만큼 게이나 노멀이나 반할만한 매력이랄까?
(게이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지만 ㅋㅋ)

케이크.
행복한 순간에는 케이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왠지 난 슬프더라.


(난 뮤지컬도 봤으므로...특별히 제목에 영화라고 기록한다.)

영화를 봤다.
그리스 어느 섬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기에, 영화에는 해변도 나오고 예쁘다는 말에 혹해서 ㅋㅋ

영화는 뮤지컬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특히 조연배우들의 연기나 카메라 찍는 방향 같은 것에서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 '댄싱퀸'을 앵콜로 하는 장면까지도.

하지만 역시 뮤지컬의 생동감을 따라갈 수는 없는 법.
난 반짝 거리는 바다배경 보다는 생생한 배우들의 노래를 택하겠다.

역시 뮤지컬은 뮤지컬인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난 나의 영화평은 "아, 맘마미아 오리지날팀 공연 보고 싶다~"
ㅋㅋㅋ

근데 이 아가씨는 참 매력적이다.


맘마미아!
감독 필리다 로이드 (2008 / 독일, 영국, 미국)
출연 메릴 스트립, 아만다 세이프라이드,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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