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뉴스를 보다 울었다.
정신없던 어제 하루를 마감하고(어제 유독 정신없이 바빴다...)
저녁도 다 먹고 차분히 앉아 9시 뉴스를 보다가...울고 말았다.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쌍용자동차 공장.
위험천만한 공장 지붕위에서 방패에 목이 찍히고, 군화발에 밟히고, 곤봉으로 두드려 맞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보면서...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정말 저 장면이 2009년의 대한민국이 맞는걸까...하는 의심을 하며...
나는 지금 뭘 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하며...
그 순간 그냥 그렇게 넋이 나갔던 것 같다.

참 별난 세상이다.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9시 뉴스를 보며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이 세상은...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이긴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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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고 싶진 않았다.
이런 칼럼 같은 제목이라니.)

운동권 내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은 일반 성폭력 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입으로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은 형편없는 것.
용서 받을 수 없다.

아주 작은 예로는...
사무실에서 여성에게만 잡일(복사, 커피타는 일 등)을 시키는 경우가 있고.
좀 큰 일로는,
여성 도우미가 있는 술집에 간다던가, 집에서 폭력을 행사한다던가 하는 경우다.

그 경중은 다르겠지만 난 그 둘의 본질은 같다고 본다.
본인이 진보라고 생각하지만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들.

진보는 모든 영역에 걸쳐 발현되어야 한다.
노동자의 평등을 외치는 자가 집안일을 아내에게만 미룬다거나 가사노동의 의미를 폄하해서는 안된다.
(운전못하는 여성들에게 "집에서 밥이나 하지"라고 하는 것은 여성 자체를 무시하기도 하지만 가사노동을 무척 하찮은 일로 여기는 가치관이 내재되어있다.)
통일을 외치는 자가 환경문제는 나 몰라라 해서는 안된다.
(작게는 분리수거도 포함되겠다.)

진보는 밖에서만 외치는 것이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
내 삶에 떳떳해야 그게 진짜 진보다.
자기 삶부터 진보적으로 살면서 진보를 외치자.

쓰레기 같은 것들.
분리수거도 할 수 없는 말그대로 쓰레기.
너희들 때문에 우리 전체가 욕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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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책 이미지가 너무 안보이잖아!)

하종강씨의 책.
하종강씨는 강연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근데 책도 잘쓴다.
아, 이렇게 부러울데가...
(강연이 재밌기로 소문난 사람중에... 민경우씨는 강연에 비해 글이 너무 딱딱하고 서걱서걱하다. 즉, 읽는데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게다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이 책은 '노동자'와 '근로자'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혹은 내 주변에 가득 있는 이른바 통일운동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을 책이다.
노동에 대해, 혹은 노동운동에 대해 막연한 개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보면 좋을 책이다.
아, 그렇다고 책이 딱딱하게 노동자와 노동운동에 대한 개념정리를 해주거나 하진 않는다.

하종강씨 스스로 수 많은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강연하러 가면서 있었던 일들 혹은 느꼈던 일들을 읽기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은 책을 내기 위해 따로 집필한 것은 아니며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의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낸 것이다.
(이런 식의 구성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다 ㅎㅎ)

노동운동계에 발담그고 있는 나조차도 희망이 노동운동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데 하종강씨는 생활이 노동운동이며, 노동운동이 희망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몸담그진 않은거 같고...발 정도라고 해야 덜 민망할 것 같다)
1년에 300회가 넘는 강연을 하러 전국을 누비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일이 너무 적다며 늘 미안해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 앞에선 참 많이 부끄럽다.
난 뭘 하고 있는건지...

결국 이 책을 읽고 '희망은 노동운동'이길 깨닫기 보다 '난 노동운동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 것인가'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이런 좌절감이라니 ㅠ_ㅠ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하종강 (후마니타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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