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식 진행중이다.
본격적으로 굶는 것은 끝났지만 아직 보식기간.

생활단식은 '수수팥떡 아이사랑모임'(http://www.asamo.or.kr/)이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단식원에 들어가지 않고 일상 생활을 하며 단식을 수행하는 것이다.
감식 3일 - 본단식 5일 - 보식 10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지금 나는 보식 5일째로 죽을 먹는 마지막 날이다.

단식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건강해지고자.
물론 다이어트의 효과도 오면 좋긴 하겠지만 그건 부수적인 효과로 기대했던 거고, 늘 피곤하고 어딘가 아픈 나의 몸을 깨끗이 하고픈 맘에 단식을 시작했다.
단식으로인해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은 아마 많이들 알고 있을 터.
허나 실제로 결심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단 굶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
그리고 먹을 것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수 있을까 하는 자신에 대한 의문.
뭐 그런 것이 단식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겪어본 사람은 '별거 아닌' 일로 느끼기 마련이어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나는 '굶는 것' 자체는 별거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배가 안고프냐고?
물론 배고프다.
배고프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ㅋㅋ

하지만 그 배고픈 것이 밥때가 되었을 때의 무척 굶주린 느낌은 아니고 그냥 출출하다 정도.
그러니까 5일 내내 출출하다.
오히려 단식이 어려운 것은 굶어서가 아니라 할 일이 많아서다.

생활단식 프로그램을 보면 알겠지만 매일 풍욕 2회, 냉온욕 1회, 겨자찜질, 각탕 등을 해야한다.
그리고 단식기간동안 된장찜질도 해야하고.
매일 저녁 다음날 먹을것들(산야초효소 희석액 1.2L, 감잎차 0.5L, 물 1.5L, 죽염, 마그밀, 상쾌효소)까지 챙기고 보면 새벽1시.
집에 7시반에 들어와서 정말 단식에 필요한 일만 했는데 새벽 1시가 되어버린다. -_-;;

단식과 무관하게 냉온욕과 풍욕은 정말 추천하고 싶다.
30도가 넘어가는 한여름에도 찬물로 절대 못씻는 내가...냉탕에 들어가기를 결심하는 것은 정말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근데, 해보니 시원하다.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이 절로난다.

여튼.
몸을 깨끗이 비웠으니 이제 좋은 것으로 채우는 것만 남았다.
하지만 난....떡볶이가 제일 먹고 싶다. ㅋㅋㅋ
당분간 불량식품들과 군것질과 안녕하고 몸에 좋은 채소로 연명하며 살아봐야겠다.
(아...고기 없는 삶을 무슨재미로 산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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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주일간의 농성이 끝이 났습니다.
다행히 위원장님은 단식을 오늘로 푸신다고 하시구요.

무엇보다 지난 일주일간 저를 무척 힘들게 했던 일 중에 하나가 끝이나서 너무 기쁩니다.
농성준비와 문화제 준비.
여러사람이 나누어 하던 일을 일손이 부족한 관계로 혼자 하다보니 체력은 바닥에 몸은 탈이 났거든요.

하긴...
저를 힘들게 한건 '일'자체 보다도 '개념미탑재' 인간들이지요.
어찌나 이곳저곳에 개념을 밥말아드신 것들이 널려있는지.

하지만 오늘 여의도에서 방송차를 '운전(!!!)'하고 오는길에 그간의 피로를 싹 날려줄만한 일을 만났습니다.
우리 방송차에는 '날치기 언론악법, 시민들이 판단해주십시오'등의 문구가 잔뜩 붙어있어서 누가봐도 언론노조 차인게 티가 나는 차입니다.
혼자 그걸 몰고 여의도-신촌-시청을 오는 길은 사실 조금은 부끄럽습니다.
(게다가 초보라;;;;)

신촌로터리쯤 됐을까...
앞에 빨간색 미니쿠퍼가 있더군요.
아...비록 운전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있는 초보이지만...초보운전자에 엑셀도 브레이크도 둔한 2002년식 짐 잔뜩 실은 스타렉스...그리고 밤운전;;;
외제차에 긴장한 나머지 신호에 걸려서도 핸들을 두손으로 꽉 쥐고 있는데 갑자기 미니쿠퍼의 뚜껑(썬루프라고 하던가요 ㅋ)이 열리더군요.
그리고 그 뚜껑에서 삐죽이 나온 것은...
"언론악법 폐기하라!"라고 쓰여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명의의 손피켓이었습니다.

혼자 소리내어 웃다가 너무 고마워서 상향등을 번쩍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 피켓은 또 나오더군요. ㅋㅋ
신호 내내 피켓을 들어주던 그 운전자...
상향등과, 비상깜빡이로 서로 고맙다는 신호를 주고 받고 오는 그 신촌길이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초보운전자가 아니었더라면 잽싸게 폰카로 사진을 남겼을텐데 제가 초보인게 정말 원망스런 순간이었습니다.

참, 오늘 감동스런 일은 또 있었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을것만 같은 우리 실장님이...사회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8일째 단식을 하던 위원장을 소개하면서 목이메어 말을 못하시더군요.
저도 여러번 생각한 적이 있는..."누가 저 착한사람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그러셨답니다.
누가...누가 인간 최상재를 투사로 만들었을까요.
발언하는 위원장님을 보며 자주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자리가, 시대가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여튼, 한시름 덜었으니...
이제 전 좀 쉬러 가야겠습니다.
근데 고장난 몸은 어떻게 수리해야 할는지...

(오늘 새로 배운 맞춤법 입니다. '할런지', '할른지'는 틀린 말입니다. '할는지'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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