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교육을 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아가는 졸릴때 까지 마냥 누워서 놀 정도로 착하고 순했고, 한번 잠들면 배고플 때까지 깨는 일이 없었으며 천기저귀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기저귀가 흠뻑 젖을 때까지 쿨쿨자는데다가 축축해서 깨도 기저귀를 갈아주면 바로 다시 잠드는 천사였기 때문이다.
잘때 10분정도 안아주거나 유모차에 앉혀주면 바로 잠들었기 때문에 굳이 아가 힘들게 수면교육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120일 무렵이던가...
본격적인 뒤집기 시즌이 되고 남들보다 빨리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우리 토실이는 변하고 있었다.
짜증쟁이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혼자 뒤집을 줄은 알지만 팔힘이 부족해 금세 지쳤고, 원래 자세로 돌아올 줄 모르니 바닥에 고개를 박고 엉엉 우는 일과가 시작됐다.
말하자면... 깨어있는 시간 중 먹을때와 트림할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엉엉 운다고 보면 된다.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일상이 짜증스러워진 아가와 엄마.
잠을 청할 때 토실이의 짜증은 극에 달했고, 그 짜증을 받아주다 받아주다 엄마도 폭발할 지경이었다.
(애를 던지고 싶은 마음이 뭔지 알아버렸다.)
급기야 토실인 한시간을 안아달래주어야 겨우 잠이 들었고, 그마저도 눕히면 깨서 울기를 밤새 5~6번 반복했다.
이건 뭐... 사람이 사는게 아니었다.

그 무렵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
"내 동생은 일주일 울려서 버릇고쳤는데 지금은 완전 만족한대"
울린다...
일주일을 울린다...
좀처럼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요즘 엄마들의 육아필독서로 꼽히는 '베이비위스퍼'와 '베이비위스퍼 골드'를 정독한지 오래...
그 책은 '아이를 백번쯤 안았다 눕히기를 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시작하라'고 경고한다.
그래서 시작하지 못했던 수면교육.

하지만 나에게 선택의 여지란 없었다.
일단 내가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내가 살아야 좋은 엄마 노릇을 할 수 있었다.
엄마가 잠 못자고 우울한데 아가와 잘 놀아줄 턱이 없었다.
하루종일 나도 모르게 토실이에게 짜증을 냈고, 아기가 울면 '그만 좀 울면 안되겠냐'고 하소연 하기도 했다.
남편도 친정엄마도 모두모두 원망스럽기만 했다.
(아마도 우울증이 나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시작한 수면교육.
9/2일 밤잠부터 시작해 오늘로 꼭 일주일을 맞는다.
어떻게 되었냐고?
우리 토실인 이제 자장가를 불러주면 10분안에 옹알거리며 잠드는 아가가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블로그를 통해 수면교육 시작 전 상황과 수면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천천히 소개하겠다. ^^
(계속 말하지만 정기적으로 글을 올릴 자신도 여건도 되지 않기 때문에...천천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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