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였죠.
용산에 사람이 6명이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 좀 멍했던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믿어지지가 않아서 듣자마자 분노한게 아니라 그냥 좀 멍했습니다.

그 후, 셀 수 없을 만큼의 집회가 열리고, 많은 싸움이 있었지만 이 정부는 그들을 그저 '테러범'이나 '난동꾼'취급했고 1년이 다 되도록 사망한 철거민 5명은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그리곤 근1년만에 타결이 됐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허나 합의금에 관한 내용만 있는 타결이었지요.
아직도 용산참사는 누구에 의한 잘못이었는지, 뭐가 문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그저 망루에 올라간 그들이 '불법'이라고 말할 뿐입니다.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장례를 치르게 되어 다행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저 역시도 반쪽짜리 합의지만 장례를 치르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9일 노제때 유가족의 발언을 들으며 더더욱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편의 타들어간 몸뚱이를 1년이나 차가운 냉동고에 넣어둔 아내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얘기만 들어도 내 눈에 눈물이 나는데 본인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요...

영결식이 끝나고 노제가 끝날 때까지 눈이 내렸습니다.
문득 작년에 외할머니 돌아가셨을때가 생각이 나더군요.
죽은이를 마지막으로 보내드릴때 눈이 오는 것이 그렇게 슬픈일인지 처음알았었는데...
노제 내내 가족들은 얼마나 슬펐을지...

열사 다섯분.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빕니다.
그 곳은 평등한 세상이겠지요...



* 핸드폰으로 찍어서 눈이 펑펑내리던 아름다운 하늘을 담지 못한게 안타깝습니다.

* 6시간 가까이 추위에 떨었지만 다행히 날씨가 많이 춥진 않아서 견딜만 했습니다.
  사람은 단련되는 동물인지라, 영하 10도에 몇시간씩 나앉는 생활을 많이했더니 -다른사람은 추웠다던데- 토요일 정도의 날씨는 솔직히 좀 우습더군요.
   뿌듯하면서도 우울한 사실이랄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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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에 참석했다.
다녀왔다고 하기엔 사무실 바로 앞길이어서 어색하고...
참석했다.

탄핵촛불때 봤던 그 인파, 작년 소고기수입을 반대하던 그 인파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 넥타이부대, 젊은 대학생들.

너무도 경건하게, 너무도 평화롭게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광장과 광화문거리는 사람들의 물결, 노란 물결로 빼곡찼다.
그리고 운구차가 오는 길을 내어주며 누구랄 것도 없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운구차를 기다렸다.

운구행렬의 머리가 보이고...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보이자 여기저기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시청광장에서 들리는 윤도현의 '너를 보내며'와 우리나라의 '다시 광화문에서'가 어찌 그리 슬프던지.

운구차가 지나자 그 뒤는 사람들의 풍선 물결이 이어졌다.
풍선들이 곳곳에서 떠오르며 들리던 그 노래...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오늘의 함성 뜨거운 노래 영원히 간직해요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다시 한번...다시 한번...다시 한번...
오늘따라 파란 하늘로 솟던 노란 풍선과 대비되는 그 노래...
다시 광화문에서.




<출처 : 우리나라 블로그 http://www.uni-n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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