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리집은 큰집이었다.
일년에 제사도 수두룩 했고 명절엔 내내 북적북적하고 일이 많았다.
그래서 차례음식 만드는게 나에겐 그리 힘든 일도 낯선 일도 아니었다.
국민학교 시절엔 시골 할머니집 간다는 친구들이 참 부럽기도 했었다.
시골집이라니... 낭만적이기도 하여라...

결혼하고 나선 시댁이 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다보니 명절 첫날이 대목이다.
그래서 내일은 남편에겐 새벽부터 밤까지 약 15시간의 노동이 기다리는 날이다.
며느리들은 집에서 애들과 음식을 해야하고.

암튼 평생 명절에 시골은 커녕 다른집에 가본 적이 없다.
기차표를 끊었든 실패했든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보다야 '명절전야'의 느낌은 덜 나겠지만 그래도 명절전야는 전야다.
명절연휴동안 하지못할 것을 대비해 세탁기를 쉴틈 없이 돌리고, 냉장고에 상할 음식들을 처리하고, 청소를 해두고 있다.

그냥.
왠지 스산하고 비장한 느낌은... 보름달 때문이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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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랄 것도 없이 끝나버렸다.
토.일.월 이라니...이게 뮝미 -_-
자고로 연휴란 화.수.목 이렇게 애매하게 있어야 하거늘!

시댁에 가서 일 좀 도와드리고
친정에 가서 뒹굴뒹굴 먹고자고 하니 어느새 연휴 끝.

출근하는데 뭐 연휴 끝 적응안됨이라던가 이런건 하나도 없었다.
단지 평소처럼 졸릴뿐.

아아...아쉬워라~~

참.
근데 이번 추석엔 소원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네?!
내가 들어주고 싶은 소원만 들어주는걸 이제 눈치챘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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