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노래한다.
김연수의 책이다.

김연수란 이름만으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 만큼 김연수는 알려진 작가다.
또한 그만의 스타일이 있고.

나는 김연수의 책이 고작 두번째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 첫번째.

그때나 지금이나 김연수의 소설은 어렵다.
아, 내용이 어렵진 않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얘기다.
근데 등장하는 역사적 배경이 어렵다.
그래서 나오는 단어가 생경한 것이 많고 중간중간 다시 읽어야 하는 페이지가 생긴다.
(왜 그런거 있잖나. 한 페이지 다 읽었는데 '어?' 하며 다시 보게되는 거 ㅋㅋ)

어려운 시대에 살아가는 평범한 인생들은,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겪게 된다.
이 소설은 동만주에서 항일유격대가 활동하던 시절 일어난 '민생단 사건'을 고리로 삼고 있다.
그저 평범한 조선청년 김해연이 이정희란 여인을 만나는 이야기.
하지만 이정희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개되는 그 시대 다른 청춘들의 얘기.

그래서 매력적인 책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얘기가 퍼진다.
그리고 그 끝에서 다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중심으로 또 다른 얘기가...
그렇게 흘러가다보면 얘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다 읽고나서야 큰 틀이 보이는 얘기.

계몽적이지 않아서 좋다.
하지만 소모적이지 않아서 좋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매력이다.

책을 다 읽고나니...'영국더기'가 궁금하다.

밤은노래한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연수 (문학과지성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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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강 선생님 강연을 섭외하기 위해 하종강의 노동과 꿈 홈페이지를 찾았다.
섭외 글을 다 쓰고 다른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소설가 김연수는 가수 김광석 10주기를 추모하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김광석의 노래에는 한심한 청춘들이 무턱대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청춘을 둘러싼 그 모든 모순들을 일거에 변증법적으로 해결하는 명쾌함이 있었다. 우리를 열광시킨 것은 <그루터기>를 부르던 그 입술로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을 노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공적 운동과 사적 연애가 원래 둘이 아니라는, 그 참으로 아름다운 일원론의 세계."(<한겨레21> 591호, 2006. 1. 3.)

'공적 운동'과 '사적 연애'의 일원론이라... 공감합니다.


우리가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던 바로 그 명제.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자기를 옭죄거나 합리화 시키고 있을 우리들.

그냥 그 둘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받아들이면 해결될 것을.
나의 몸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뉘어 행동하지 않듯이
공적 운동도, 사적 연애도 결국 "내"가 하는 것임을.


그래서?
김연수의 소설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덧붙임.
김연수의 글 원문을 읽고 싶으면
http://blog.naver.com/h2h2hiro/90012100767
를 참조하시길.
글 제목인 '우리가 잃어버린 뜨거움이여'로 검색하면 한겨레21기사는 오류나고...
읽을 곳이 여기 밖에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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