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은이 모유수유를 2014년 3월로 마감했다.

6월생이니 10개월 가량 얻어먹었다.


지안이는 이가 빨리 났을 뿐 아니라(6개월에 이미 이 네개) 뒤집기와 배밀이도 빨리 시작해서 진득하게 먹질 않고 맨날 도망가서 훨씬 더 빨리 끝냈었는데 라은이는 이도 평균속도로 나고 도망가지 않고 잘 찰싹 붙어서 먹어줘서 좀 더 얻어먹었다.

완모였더라면 돌까지 먹였겠지만 어차피 혼합수유였기에... 양도 줄었고 더이상 잘때 먹으며 잠들지 않았기에 서로 기분좋게 마감.


근데 지안이도 라은이도... 10개월 전에 뭘 모를때 중단해서 그런지 정말 젖먹는 걸 금세 잊었다.

엄마 마음 서운하게시리.

몇 달을 품에 끼고(여름엔 땀 범벅이 되어가면서도) 내몸에서 나오는 영양을 주었는데... 딱 일주일 안먹었는데 다시 물려주려하자 먹는 법을 잊고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살짝 깨물어 보더라.

(지안이는 아가 때 만지작 거리기만 함;;;)


힘들지 않게 - 울고불고 하거나 잠을 못자거나 하지 않고 - 젖을 뗀다는 것은 엄마나 아가나 좋은 일이지만 너무 이렇게 무자르듯 끝나니 섭섭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게 자식 키우는 이치겠지.

어느날 훌쩍 내 품을 떠나버리는.


여튼 나는 이제 각종 유해물질을 먹을 수 있는 몸이 되었다.

하지만 카페인은 심장 두근거리고 체력딸려서 먹을 수가 없고.

술은 2년이나 쉬어서 아마 한잔만 마셔도 기절한듯 잠에 빠질 것이다.

그렇다면... 담배? ㅋㅋㅋ


슬슬 몸이나 만들어서 밤에 술마시러 나다녀야겠다.

(라고 호기롭게 말하지만 어차피 내 주량 소주2~3잔. 와인이나 사케는 좀 더 먹지만 보잘것 없는 주량임.)



요새 뜻하지 않은 곳에서 깨달음을 많이 얻네.

오늘은 페북 댓글 수다에서 깨달음.


맞춤법에 대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잘 하려고 하다가 내가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

더 생각해 보니 비단 맞춤법 뿐만 아니라 내 삶의 전반에 대해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다.


어떤 거냐면...

난 내가 못하는 걸 남들 앞에 보이는게 정말 싫다.

잘하는 것만 보이고 싶다.

그래서 조금 해보고 내가 못하겠다 싶으면 그냥 안해버린다.

노력해봐야 못 할 것은 그냥 버리고 가는 거다.


대학시절 율동패 앞에서 춤 안췄고, 노래패 앞에서 노래 안했다.

다행히 풍물은 잘 쳐서 풍물패는 계속 할 수 있었네;;;

근데 그 와중에 연기는 가능한 안했다.

못하니까 쪽팔려서.


청년회 들어가 노래울에서 노래연하는데 처음엔 참 많이 힘들었다.

못하는거 계속 해야되니까.

그나마 음치는 아니어서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었네...


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을 가지게 된 걸까.

왜이리 삶을 피곤하게 살게 됐을까.


집안일도, 육아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냥 좀 대충해도 되고 가끔 밥 좀 안해도 되고 그런건데.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밀리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그러고보니 상담해주던 분이 그랬지.

좀 틀리면 어때요, 좀 잘못하면 어때요, 사람이 어떻게 맞는 일만 하면서 사나요?

그리고 당시 나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적으로 화가 나도 이성적으로 화낼 상황이 아니면 화를 내지 못하고 참았다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화를 내도 정당한 상황이면 그간 모았던 화를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이 문제였지.

내 기분은 나쁜데 내 속은 곪고 있는데 이게 지금 정당한가 아닌가 부터 머리로 계산하고 있는.


그래도 상담받고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아직 멀었구나.

애 둘 낳고 헐렁하게 살면서 많이 나아졌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팍팍하게 살고 있었구나.


나의 이런 강박이...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이 힘들고 답답할텐데.

내 사랑하는 아이들이 많이 힘들겠구나.


다시 한 번 내려놓아보자.

대충 살려고 노력해보자.

(사실 연초부터 올해 무슨 일을 벌일지 계획을 짜느라 머리가 복잡했었음)


아... 나 뭐 이리 어렵게 사냐.

대충 사는 것도 마음 먹어야 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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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사이도 아니라면 아무사이도 아닌 중학교 동창.
초등학교도 같이 나오고 중학교 시절엔 잠시 같이 과외받던 친구를 2009년이던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즈음 검찰청 앞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아마도 나는 마이크 선 따위를 말고 있었겠지 -_-;;) 정말 우연히 만났다.
놀랍게도 나는 '언론'노조에 있었고 그 친구는 K본부 검찰 출입기자.
전혀 다른 직업이지만 공통점이 있던 우리는 명함을 주고받았고 그 뒤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지만 전화기 주소록에 남아 카톡으로 훔쳐볼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그 친구 프로필을 보는데 블로그 주소가 남겨져 있어서 들어가봤더니 기자로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때 함께 공부했던 사이지만 집에서 애 둘과 씨름하고 있는 내 모습에... 아무도 뭐라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작아지며 괴로워 하다가.
내 평생 98년 가을 몇개월을 빼고는 모든 것을 걸고 공부만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것을 깨닫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비단 공부만이 아니었다.
다른 어떤 일도 정말 미친듯이 (장기간) 집중해서 해 본 일이 없다.
내가 가진 지식이나 능력도 투자한 시간에 비례하기 마련이어서 넓을 지는 몰라도 깊지가 않다.
한가지만 파 본 적이 없으니까.

난 왜 이렇게 살았지 자책도 잠시 들고, 앞으로의 인생도 그닥 다를 것 같지 않은 불안함도 스치고.

내 인생을 남과 비교하지 말자. 모든 인생은 다 가치가 있다. 특히 아이를 기르는 일은 얼마나 의미있고 숭고한 일인가. 따위의 뻔한 말 말고.
뭐 없을까.
정말 쨍 하고 기분이 좋아질 말.
내가 나에게 떳떳할 수 있는 그런 말.

쩝... 간만에 또 자학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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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마저 찌질하게 굴어야겠습니다.
보통 글을 쓸 때 존댓말로 쓰지 않는데 오늘은 왠지 이렇게 하고 싶네요.

아까 나의 분노와 우울은 단지 그 하나의 사건 때문에 터진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http://www.facebook.com/boimi.net/posts/595221717197699)
그간 서러웠던 것들, 그간 억울했던 것들, 그간 힘들었던 것들이 한마디의 말에 의해 터져나왔던 것이겠지요.

우울해서 눈물이 날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큼 분노만 치밀어 오르고 눈물은 나지않았습니다.
초콜렛 먹으며 기분을 달래고 이성을 찾았고 그래서 나몰라라 외면했던 청소도 좀 했습니다.
(이게 무슨 오바냐 하실테지만 내일 아침부터 라은이는 바닥을 물고 빨테니까요;;;)

그런데 제가 언론노조에서 일할 당시 한겨레 노조위원장이셨던 김보협 기자가 댓글을 다셨습니다.
노조 행사에 언론노조 식구들이 왔다며,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던 예전 생각이 나신다고...
순간 멍... 그리곤 정신이 차려졌습니다.
'그렇지... 내가 '나의 활동'을 하기도 했었지...'

2011년 4월 이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를 다른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름보다 엄마란 말을 백배 많이 듣다보니 그저 엄마인줄 알고 살고 있었습니다.

네.
갑자기 좀 서러웠고 그래서 좀 울었습니다.
'나'를 잊고 살아온 날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인데... 억울하거나 분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왜 그랬나 싶은 마음.

아이도 챙기고 살림도 챙기고 내 생활도 챙기고 하면 좋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러기는 좀 버거웠습니다.
(게으른 천성과 저질체력을 가진 사람의 한계;;;)

그래서 일단 내 생활을 몇년 미뤘고 그만큼 아이에 집중했습니다.
내 아이와 나의 인생 중 서로가 이렇게 집중하며 절대적인 존재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랴... 짧은 기간 후회없도록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요.
물론 그 결정엔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딱 1년만 더 집중하고 저도 제 생활을 찾을거니까요.

근데...
사람 마음이 참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 뭐가 이리도 서글픈걸까요...
사회에서 도태되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인지, 아니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한구석에서 밀려오는 후회인지, 이렇게 보내고 있는 세월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억울함인지...

엄마로 살아가기.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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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둘이 되면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만 이렇게 빨리(라은이 50일도 되기 전에;;;) 올 줄 몰랐다.

혼자서 28개월 지안이와 1개월 라은이 돌보기.

아아... 이게 대체 가능한 일이긴 한건가.

 

원래 계획대로라면 외갓집 휴가에 따라갔다가 지안이는 남고 남편씨만 집으로 돌아오는 구상이었으나...

감기에 걸린 지안이가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집에 오겠다고 해서 같이 돌아왔다.

(평소 같으면 집에 가자고 해도 남겠다고 할 녀석이;;;)

 

어제 나는 잠시 패닉상태가 되었으나 내가 분명 내입으로

"지안이한테 물어보고 집에 오고 싶으면 데려와. 지안이가 하고 싶은대로 해야지"

라고 말했기에 모든 것을 감내하기로 마음을 비웠다.

게다가 일요일을 아무도 없는 집에서 쓸쓸하게 보낸지라 지안이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할 때 였다는 것이 함정;;;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

여느때와 다름 없는 평화로운(은 개뿔. 라은이도 배고프다 지안이도 배고프다 우리 부부는 정신이 없음) 아침을 보내고 한숨 돌릴까 하는데 남편씨가 지안이를 놓고 혼자 출근한다.

그렇다.

어린이집 방학. ㅠ_ㅠ

 

 

 

그리하여 오전9시 부터 나는 '라은이 먹이기, 지안이 먹이기, 라은이 먹이기, 나 밥먹기'를 기본코스로 운영하면서...

틈틈이 라은이 기저귀를 갈며 지안이 변기를 비워주고, 우는 라은이를 안았다가 내려놓고 재우고 안고 놀아주면서 지안이를 낮잠 재우고 나는 10분 쪽잠자고,  설거지와 젖병세척도 마치고 빨래를 널고 개고 택배를 받았으며, 라은이 목욕을 시켰다.

그리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내내 지안이 책을 읽어줬다.

(아니다. 라은이를 먹이면서도 책을 읽고 라은이를 달래면서도 책을 읽었으며 라은이를 재우면서도 책을 읽었다.)

 

오후2시쯤 지안이도 자고 라은이도 잘 때 느꼈다.

그렇다.

할 만 하다.

사람이 못 할 일이란 없는 것이다.

단, 오늘 하루만 한다는 전제하에. -_-;

 

오후4시경이 되자 허리가 끊어질 듯 했고(계속 앉았다 일어났다 애를 안았다 내려놨다 무한반복...)

손목이 시큰거렸다. -_-

어깨도 결리고 목도 뻐근했다.

다행히 휴가를 끝낸 울엄마가 5시쯤 들러 지안이를 데려간다고 했기에 '그래 오늘 하루 너희에게 최고로 봉사하마'라는 마음으로 2시간을 더 근무했다.

 

그리고 5시가 되어 지안이가 그토록 기다리던 (아침부터 언제오냐고 물었음) 함과 하부가 지안이를 데리러 왔고 엄마 보고 싶으면 전화하기로 하고 엄마를 꼭 안아준 지안이는 6시에 밝고 명랑하게 발걸음도 가볍게 "엄마 안녕~"하며 현관문을 나섰다.

 

지안이가 집을 나서자마자... 갑자기 또 집이 텅 비고 허전한 느낌.

'아, 사랑하는 우리 아들 보고싶다...'

오늘 하루 그야말로 전쟁같은 시간이었지만 지안이와 나에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마 라은이는 '엄마 오늘 나 왜이리 홀대해?'라고 생각했겠지만. ㅋㅋㅋ

 

 

 

물론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산욕기라 하는 6주가 지나긴 했으나 정말 딱 6주가 지난 몸이었기에 힘들기도 했지만 원래도 저질체력이라 평상시였어도 아마 비슷했으리라 본다.

 

하지만 마음은 참 따뜻하고 좋았다.

아침 저녁에만 엄마를 접할 수 밖에 없던 지안이가 오랜만에 엄마를 거의 독차지하며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고...

아침 저녁에 동생 맘마 챙기거나 동생 안아주는 모습만 봐서 많이 섭섭했던 지안이가 하루를 함께하며 엄마가 동생을 (사실 지안이 때문에;;) 홀대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지안이는 요즘 말 안듣는 미운 3살 꼬맹이가 아니라 예전의 착하고 귀엽던 우리 지안이로 60%쯤 돌아온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생 분유타면 젖병 가져오고 갖다놓는 것은 꼭 자기가 챙겼다.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편했다.)

기저귀도 가져다주고 손수건도 챙겨주고 울면 (비록 안달래질지라도) 달래주고 졸리면 (더 울게 만들지라도) 재워주고.

엄마가 설거지 하는 동안 라은이가 깨서 울자 "엄마 아가 울어~"라며 쪼르르 달려가 달래주다가 잘 안되니까 (당연히 안되지 ㅋㅋ) "엄마~ 라은이 안아줘~ 울어~"라더라. ㅋㅋㅋㅋ

쉬하면 쉬한 것도 같이 보고 응가한 것도 같이 봐주고 배고프냐고 물어보고 ㅋㅋㅋ

 

그리고 정말 여러번 시행착오 끝에...

아가가 잘 때 자기가 떠들거나 큰소리를 내면 동생이 깨서 울고 깨서 울게 되면 엄마와 자기가 불편하게 된다는 것을 아주 조금 깨달았다.

(오전엔 아무리 소곤소곤 말하자고 해도 크게 말하더니 오후엔 작게 말했다. ㅋㅋㅋ)

 

가장 감동스런 장면은 지안이가 정말 아끼는 기차그림 옷을 동생에게 입혀주겠다고 한 모습이었다.

"지안이 동생~ 기차 옷 입어~"

"지안아, 기차 옷 동생 줄꺼야?"

"응. (동생을 보며)지안이 동생 입어라~"

"지안아, 동생은 너무 작아서 아직은 기차 옷 못입어. 고마워~"

(이 훈훈한 장면의 슬픈 사실은... 자고 있던 라은이 몸에 지안이가 기차옷을 대주자 라은이가 깼다는 것. ㅠ_ㅠ)

 

 

 

하여간 오늘의 근무는 해피엔딩.

오늘의 교훈도 '육아는 역시 체력'이라는 것.

지금 나는 완전히 방전상태... 하지만 체력이 뒷받침 된다면 이렇게 키우는 것도 가능하고 재밌겠구나 싶다.

지안이가 많이 도와줄 것 같다. ㅎㅎ

 

그리고 남편씨에게도 해피엔딩.

이번주는 비교적 자유로우시겠구만. ㅋㅋ

자연주의 출산과 육아란게 별건가.

병원에서 인위적인 의료행위 없이 정말 자연의 순리대로 낳는 것이 자연주의 출산이고, 아이를 요즘 장난감이나 사교육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흙놀이 풀놀이 물놀이 하며 키우는게 자연주의 육아인 건데...
(내 생각은 그렇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조산원에서 슈슈를 낳기로 마음을 먹었는데(마음먹기 쉽지 않았다. 걱정된다...) 계산해보니 최소 100(비용이 100만원이었다;;;) 최대 50만원이 더 든다.
지안이가 아이답게 놀았으면 하는 마음에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월 30만원은 더 든다.
결혼할때 부모님 덕분에 전셋집은 그럴싸하게 얻었지만 월수입은 저소득층에 가까운 우리집 형편에 아이를 순리에 맞게 낳고 기르는 것은 사치였단말인가.

자연주의란 말의 의미가... 중산층의 고급문화로 자리잡고 있나보다.
그냥 난 자연의 순리대로 낳고 기르고 싶은 것 뿐인데.

가계규모에 맞게 일반병원에서 낳고 일반어린이집 보내고 음식도 생협말고 시장에서 사다먹어야 하려나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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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지안이 책 읽어주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일어나 책을 읽으란 지안이의 찡찡거림을 자장가 삼아;;;

30분정도 잤을까?
지안이는 엄마가 잠든 것과 조는 것을 이제 구분하는지 포기하고 혼자 놀더라.

근데 좀 전에 문득 달력을 보니... 지안이가 어린이집 갈 날이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정신이 퍼뜩 든다.

미안미안...
엄마가 다시 정신차리고 잘 놀아줄께...
어린이집가면 이제 엄마랑 하루종일 놀지도 못할테고 동생 태어나면 더 못할텐데...
나의 소중한 첫아가 지안아, 보름남은 시간 엄마가 최선을 다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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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가사란... 아무리 생각해도 3D에 감정노동이다.
내가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아무리 울적해도 기저귀 갈아주고 때맞춰 끼니 대령하고 씻기고 재우고 웃으며 놀아줘야하다니.

몸쓰는거, 남 비위맞추는거 진짜 못하는 내가 적성에 맞지 않는 엄마라는 직업을 꽤 잘해내고 있는걸 보면 이걸 장하다고 해얄지 미련하다고 해얄지...

여튼 오늘도 나는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야간근무 중이다. (엄마에게 퇴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잠시의 휴가만이 있을 뿐...)

오늘 기분이 별로인 일이 있어서 조금 울었더니 지안이가 다가와 같이 울먹울먹 하더라.
그래서 "엄마 슬퍼 잉잉잉~" 했더니 코앞까지 와서는 눈물을 보고서 "얼굴...물..."하며 작은 손으로 슥슥 닦아줬다.

물론 그게... 어디든 물이 묻으면 지안이가 하는 행동이라는걸 잘 알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듯 기뻤다.
잘키운 아들하나 열남편 안부럽구나. ㅎㅎ
(세상의 대부분의 남편들이 그러하듯 공감능력 떨어지는 사람과 살고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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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자다 깬 지안이를 달래서 재우다가 든 생각들...

분명 한 인간을 길러내는 일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허나 그러기 위해선 분명 부모(주로 우리나라에선 엄마)는 일정 부분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가치있는 일인데... 쩝.
사회적 존재로서의 나와 사람을 만드는 엄마로서의 나 중에 어느 한쪽이 더 의미있다 할순 없는 것.
아마 지금도 같은 고민을 하는 수많은 엄마들이 있겠지...

현재는 엄마에 충실하되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누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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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되지 않는게 인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나는 무척(지나치게) 계획적인 인간(이라기 보다는 계획을 세우기 좋아하는 인간이라 해두자)이라 예상에 없던 갑작스런 일이 싫다.

예를 들어 누가 갑자기 "야, 지금 나와" 이런 약속. 싫다.

그와 반대로 나와 함께 사는 남자는 이런 일 너무 좋아한다.

아아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생활패턴.

(그래서 같이 사나;;;)

 

여튼 계획치 않았던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기뻐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기뻐하질 못했다.

처음엔 그저 당황스럽기만...

 

뭐 이쯤되면 눈치 챌 사람들은 눈치 챘겠지만...

둘째가 생겼다.

(쿨럭;;;)

 

내년 3월 지안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3월 한달 푹 쉰뒤 4월 부터 새인생 찾아 신나게 달릴 예정이던 내 인생은...

흑... 안드로메다로...

내 길 찾기는 2년이 또 미뤄지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러다 내 자아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건 아닌지 걱정이다.

 

남편씨는 둘째 생각이 없었고 나는 둘째를 낳더라도 내후년쯤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는 실로 '사고'에 가까운 일이다.

마치 불조심 표어처럼 '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지안이 가질 때는 그렇게 날짜를 맞춰도 잘 안되던 일이...(심지어 임신 가능일 아닌 날에 임신됐다 -_-)

이번에는 정말 '에이 설마' 했는데 덜컥.

이쯤되면 생명은 정말 하늘에서 주신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하여간 심란하고 뒤숭숭한 마음은 접고 이미 벌어진 일을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떤 생각을 하던 결과는 변하지 않으니 정신건강에도 이롭고 뱃속 아가에게도 이롭게 좋은 쪽으로...

 

아마 지금 6주 안팎이 됐을 것이고(어짜피 병원에선 8주에 다시 오라고 하기 때문에 8주에 방문할 예정) 가벼운 입덧이 시작됐다.

속이 비면 울렁거리고 기름진 음식이 싫다.

일단 출발은 지안이 때 보다 나은데 어찌될런지.

 

이쯤으로 중대발표를 마치며...

그간 우리집에서 빌려간 장난감, 카시트, 옷 기타등등 각종 육아용품은 내년에 다들 반납준비하시라.

더불어... 각종 육아용품 우리집에 보내주시면 마치 새것처럼. 안쓴물건처럼 고이 보관했다 돌려드릴테니 기쁜마음으로 빌려주시길. ㅋㅋㅋ

(특히 옥선양. 내가 노리고 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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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독 떼를 쓰며 졸린데 안자고 배고픈데 안먹고 징징대던 지안이.
오전에 두시간을 꾹꾹 참다 드디어 나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쉽게 한계 드러나는 사람인데 그간 자식이라고 많이 참았다... 부들부들...)

급기야 나는 큰소리로 "이제 그만 좀 해! 졸리면 자던지 말던지 맘대로 해!!! 엄마 갈꺼야!" 라고 외치며 자꾸 나에게 달라붙는 아가를 거실바닥에 뿌리치고 안방으로 홱 들어가버렸다.
그러자 차마 따라오지도 못하고 거실바닥을 부여잡고 악을 쓰며 울더라.
너무 화가 났지만 다시 달려가 안아주고 달래주니 서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운다.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오후에 주차장에서 읽은 '아기성장보고서'란 책에... 엄마가 기분대로 아이를 대하거나 감정을 읽어주지 않으면 애착형성이 잘되지 않아 안좋다는... 뭐 그런 내용.
급 반성하며 더 사랑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더 읽는데, 엄마는 집안일보다도 아이의 감정이 먼저라는 내용이 들어온다.
잠깐 생각을 좀 해보자.

지안이는 혼자서 잘 놀지만 엄마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꼭 와서 매달린다.
부엌에서 이유식을 만든다거나, 세탁기 돌리러 간다거나, 빨래를 넌다거나, 내가 밥을 먹는다거나 등의 일을 하면 와서 안아달라고 조르는데... 그럼 이 모든 것을 아가 잘 때만 해야 된다는 얘기?
장난하나 지금?
우리 애는 낮잠을 하루 한번 한시간반 밖에 안자는데 그 사이에 이걸 다 하라고?

음... 갑자기 덜 미안해진다.
책은 책일 뿐.
그리고 엄마도 한명의 사람일 뿐.
부처는 아니잖아?

지안아, 물론 엄마가 미안해.
말도 못하는 니가 얼마나 답답했겠니...
하지만 나도 좀 살자!

아... 아가에게 화가 치밀어 오를때...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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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목한번 거창하다.
기저귀 발진의 모든 것이라니...ㅋㅋ

지안이 백일무렵...그러니까 더운 7월 즈음부터 한달이 넘도록(!) 지독한 기저귀 발진에 고생을 좀 했다.
그게 보통 아가들처럼 응가한 뒤 항문주변에 생기는 발진이 아니라 하도 엎드려 비비작 거리며 놀다보니 앞쪽이 쓸리는 대참사가 벌어진 것.

정말 별의 별 발진크림을 다 써보고 온갖 기저귀도 다 써보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무렵 가장 답답한 조언은 '기저귀를 열어두라'는 조언이었다.
아니... 앞쪽이 마찰에 의해 쓸린건데 열어두면 달라지냐고요... 바닥에 쓸리지...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온통 습해서 생긴 발진 뿐... 우리 아가의 경우는 없었다.

그당시는 정말 발진이 지긋지긋했고 낫긴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 바르라는 얘기만 주구장창 했다.
바르면 뭐하나... 또 올라오는데...-_-
(그리고 나는 스테로이드는 정말 왠만해서는 바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

여튼 그리하여 내가 썼던 발진관련 용품들을 좀 소개하려고 한다.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마지막에... 원래 장사는 다 그런거지 ㅋㅋ)

(음...사진이 포커스가 좀 나갔지만 양해 바란다. 밤에 찍은거라...;;)

왼쪽부터...
1. 아비노베이비 수딩 릴리프 다이애퍼크림 (발진크림. 이름 참 복잡...)
2. 베이비실크 다이애퍼크림 (발진크림)
3. 보소미 연고 (약국판매)
4. 아토5 SOOTHING BOTTOM CREAM (발진크림)
5. 아쿠아퍼 크림
6. 비판텐 연고 (약국판매)
7. 카네스텐 파우더 (약국판매)
8. 버츠비 베이비파우더

설명들어가겠다.

일단 대부분의 발진크림은 Zinc Oxide(산화아연)성분이다.
화학과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저 성분이 정확히 피부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는 모르겠으나;;; 저 성분이 들어간 크림들은 백색의 탁한 질감이며 발림이 조금 뻑뻑하다.
바로 1,2,3번 크림이 그런 녀석들.
손에 발림 테스트한 것을 보아도 대동소이하다.
그 중 아비노제품이 가장 매트하고 무거운 질감이고 Zinc Oxide는 보소미연고가 함량이 가장 높다.
그러나 함량이 다르다해서 효과가 좋고 나쁜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 지안이의 경우 Zinc Oxide류의 발진크림은 다 맞지 않았다.
(그게 앞쪽이고 마찰에 의한 발진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다른 종류들.
아토5 제품은 Zinc Oxide류를 제외한 발진크림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인데 향도 좋고 발림도 좋다.
(발림 테스트를 보면 가장 촉촉하게 발라져 있다. 내가 쓰고 싶을 정도...)
근데 효과는 그닥...
발진크림이라기 보다는 그냥 촉촉한 크림의 느낌이다.

아쿠아퍼크림은 워낙 유명한 침독크림이라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제품 용기에 보면 기저귀발진에 써도 좋다고 되어 있다.
내 생각에 이건 발진을 가라앉히는 목적이 아니라 두꺼운 크림막으로 피부를 코팅해서 발진을 예방하는 용도가 아닌가 한다.
발진에는 효과 못봤으나 침독에는 정말 최고!!!
질감은 매우 찐득하다.
남편씨는 이 아이를 '끈적이'라고 부를정도;;;

비판텐 크림.
이것이 나의 베스트!!
마찰에 의한 발진 말도고 그 이후에도 발진이 났다 하면 비판텐을 발랐다.
약국에서 파는 연고지만 특별한 독한 약성분이 없어서 오래발라도 된다는 비판텐.
그래서 매일밤 자기전에 발진크림처럼 앞뒤를 샤샤삭 코팅해준다.
하루한번 코팅으로 발진 완벽 예방!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진이 좀 올라오는 날이 있다. 그럼 좀 두껍게 발라준다.)
질감은 아주 리치한 핸드크림의 느낌이다.

카네스텐 파우더는 발진을 오래 방치하면 칸디다균에 감염될 수 있다고 해서 구입한 제품.
발진이 너무 오래가서 혹시 칸디다균에 의한걸까? 하는 맘에 사서 써봤는데 전혀 차도 없었다.
나중에 칸디다에 의한 발진때는 효과 좀 보겠지.

버츠비 파우더는 사실 아가 낳기 전 내가 쓰려고 구입했던 제품이다.
피부가 약한데 여름에 온갖 집회에 나가다 보니 땀띠가 날 듯 하여 썼던 것.
근데 아가에게 발라주니 잘 맞았다.
파우더가 나쁘네 어쩌네 하지만 여름엔 정말 완소제품!!

정리해보자면,
향은 베이비실크, 아토5가 아주 좋다. 정말 좋다.
발림성은 아토5 > 보소미 > 비판텐
지속성은 아비노 > 아쿠아포 > 비판텐
개인적인 효과는 비판텐.

제품에 대한 설명들은 이렇고...
지안이 발진 극복에 대해 설명하자면.
연고와 파우더로는 발진을 고칠 수 없다.
(이게 무슨 배신...ㅋㅋㅋ)
연고, 크림, 파우더는 보조일 뿐이다.
그렇담 발진을 물리친 것은 무엇이냐...

'물'

검색하다 보니 어느 엄마가 자기는 물티슈를 안쓰고 물약병에 물을 담아 기저귀 갈 때마다 물로 닦아준다는 것이다.
오호...
당시 4~5개월 지안이는 비교적 누워서 기저귀 갈기가 수월했으므로 기저귀 갈 때 마다 물로 닦아줬다.
그리고 충분히 말린다. (여름이라 부채질로...)
그 후 버츠비 파우더를 송송 뿌린다.
밤에 자기 전엔 목욕 후 비판텐으로 도배.
이것이 바로 비법이다.

물병이 번거로우면 요새 물을 직접 부어서 쓰는 물티슈가 많이 나온다.
불만제로와 소비자고발에서 물티슈의 유독성에 대해 펑펑 터뜨린 이후 아주 잘 팔리는 제품.
써보니 많이 번거롭지 않고 좋다. 다만 좀 비싸다. ㅋㅋ
그 물티슈를 쓰거나 가제손수건을 물에 적셔서 3-4개 정도 준비한 후(한번에 너무 많이 준비해 놓으면 손수건에서 쉰내가 난다. 세균이 번식한다는 얘기.) 닦아줘도 된다.
난 물론 세가지 방법 다 써봤다.
다 해보니... 가제손수건에 물 묻혀 닦는게 가장 좋더라. ^^
(첨엔 미리미리 준비해 뒀는데 나중엔 귀찮아서 그때그때 적셔서 썼다 ㅋㅋ)

오늘도 기저귀 발진에 고생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됐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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