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일주일간의 농성이 끝이 났습니다.
다행히 위원장님은 단식을 오늘로 푸신다고 하시구요.

무엇보다 지난 일주일간 저를 무척 힘들게 했던 일 중에 하나가 끝이나서 너무 기쁩니다.
농성준비와 문화제 준비.
여러사람이 나누어 하던 일을 일손이 부족한 관계로 혼자 하다보니 체력은 바닥에 몸은 탈이 났거든요.

하긴...
저를 힘들게 한건 '일'자체 보다도 '개념미탑재' 인간들이지요.
어찌나 이곳저곳에 개념을 밥말아드신 것들이 널려있는지.

하지만 오늘 여의도에서 방송차를 '운전(!!!)'하고 오는길에 그간의 피로를 싹 날려줄만한 일을 만났습니다.
우리 방송차에는 '날치기 언론악법, 시민들이 판단해주십시오'등의 문구가 잔뜩 붙어있어서 누가봐도 언론노조 차인게 티가 나는 차입니다.
혼자 그걸 몰고 여의도-신촌-시청을 오는 길은 사실 조금은 부끄럽습니다.
(게다가 초보라;;;;)

신촌로터리쯤 됐을까...
앞에 빨간색 미니쿠퍼가 있더군요.
아...비록 운전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있는 초보이지만...초보운전자에 엑셀도 브레이크도 둔한 2002년식 짐 잔뜩 실은 스타렉스...그리고 밤운전;;;
외제차에 긴장한 나머지 신호에 걸려서도 핸들을 두손으로 꽉 쥐고 있는데 갑자기 미니쿠퍼의 뚜껑(썬루프라고 하던가요 ㅋ)이 열리더군요.
그리고 그 뚜껑에서 삐죽이 나온 것은...
"언론악법 폐기하라!"라고 쓰여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명의의 손피켓이었습니다.

혼자 소리내어 웃다가 너무 고마워서 상향등을 번쩍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 피켓은 또 나오더군요. ㅋㅋ
신호 내내 피켓을 들어주던 그 운전자...
상향등과, 비상깜빡이로 서로 고맙다는 신호를 주고 받고 오는 그 신촌길이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초보운전자가 아니었더라면 잽싸게 폰카로 사진을 남겼을텐데 제가 초보인게 정말 원망스런 순간이었습니다.

참, 오늘 감동스런 일은 또 있었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을것만 같은 우리 실장님이...사회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8일째 단식을 하던 위원장을 소개하면서 목이메어 말을 못하시더군요.
저도 여러번 생각한 적이 있는..."누가 저 착한사람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그러셨답니다.
누가...누가 인간 최상재를 투사로 만들었을까요.
발언하는 위원장님을 보며 자주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자리가, 시대가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여튼, 한시름 덜었으니...
이제 전 좀 쉬러 가야겠습니다.
근데 고장난 몸은 어떻게 수리해야 할는지...

(오늘 새로 배운 맞춤법 입니다. '할런지', '할른지'는 틀린 말입니다. '할는지'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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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제부로 일단락 된 우리의 싸움.
지난 1월 초 처럼 우리는 작은 승리를 이뤘다.
그러나 말그대로 '작은' 승리일 뿐.
한나라당은 100일 뒤로 기한을 미룬 것 뿐이다.
(직권상정 해도 대박 깨질 거 같으니 몸 사린 것이란 판단도 여럿있다)
여튼 기한을 박은건...민주당이 삽질한거다.

하여간 어제밤 우리는 신났다.
왜?
문화제 공연이 너무 흥겨워서. ㅋㅋ

내가 가장 좋아하는 MBC본부의 SPB는 여전히 파업중에 우리를 찾아왔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들의 공연은 너무도 멋졌다. 꺄오-
(난 드러머에 반해버렸다. 아흙 ㅠ_ㅠ)
너무도 신난 우리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에게 찍혔다 ㅋㅋ
(기사 전문은 http://www.vop.co.kr/A00000244522.html 를 참조하시라~)


MBC 박성제 본부장,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그리고 나, 미나 ㅋㅋ, 미디어오늘 안경숙 기자, 조형주 방통특위장 까지 ㅋ
위원장님 원래 소리지르고 훨씬더 신나셨었는데 카메라 오니 입을 다무셨다 ㅋ
아이 참 ㅋㅋ

하여간.
우린 100일간 힘을 다질게고.
그들도 국민을 속이기 위해 온힘을 다할 것이다.
때로는 전면전보다 여론전이 더 치열하고 무섭다.
우리의 싸움은 계속된다.

아래 사진은 MBC노조에서 만든 포스터.
눈과 입 부분에 테잎을 붙이면 완성되는 포스터다.
이런 톡톡튀는 아이디어!
아...어찌 MBC노조를 사랑하지 않을수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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