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다.

어버이날에만 꼴랑 어버이의 은혜를 생각하듯 스승의 날에만 꼴랑 은사님을 떠올리는 이 얄팍한 양심.

 

그나마도 지금 난 스승의 은혜에 대한 글을 쓰려는 건 아니고... ㅋㅋ

대학에 온 후 '아니, 이 선생님이!'라며 배신감(?ㅋㅋ)이 들었던 사건이 두개있는데 그게 뭔고 하니...

 

고2 때 생활관 가는 버스 안.

어쩌다보니 난 담임 옆자리에 앉게 됐다.

그리고 다들 그러하듯, 버스안에서는 노래시키기가 한창이었다.

근데 지목한 친구가 노래를 못하거나 빼거나 시간을 끌거나 그럴때면 으레 짜증이 나기 마련.

그때 우리 담임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노래는 이러하다.

"이번 판은 나가립니다~ 다음판을 기대하세요~ 다음판도 나가리면..."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그 노래를 가르쳐주다말고 혼자 당황하며 재빨리 다른 가사로 대체하던 우리 담임의 얼굴을 ㅋㅋㅋ

그렇다.

나름 우리 담임은 국어교사였던 것이다. ㅋㅋㅋ

차마 고2 여학생들에게 대놓고 "이빨몽창 뽑아버려요"란 가사를 가르쳐줄 순 없지 않은가! ㅋㅋㅋ

 

두번째 사건도 노래에 얽힌 얘기.

고2 때(공교롭게도 같은 해네?) 풍물반 1학년 신입생 환영회 자리.

신입생을 환영하는 의미로 풍물반 담당선생님이 우리에게 불러준 노래는...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애틋한 연인의 아픔을 그린 듯한 생전 처음들어보는 노래.

대학에 들어와보니 이 노래는 '직녀에게'.

통일을 그리는 노래가 아닌가.

아 선생님... 전교조이신건 알았지만 이런 노래를 불러주시다니 진정 멋지십니다~

 

두분은 이제 서문여고에 안계시지만...ㅋㅋ

스승의 날이면 꼭 생각난다.

아, 결혼식 주례를 서주신... 한 분께는 낮에 꼭 전화드려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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