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뜻하지 않은 곳에서 깨달음을 많이 얻네.

오늘은 페북 댓글 수다에서 깨달음.


맞춤법에 대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잘 하려고 하다가 내가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

더 생각해 보니 비단 맞춤법 뿐만 아니라 내 삶의 전반에 대해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다.


어떤 거냐면...

난 내가 못하는 걸 남들 앞에 보이는게 정말 싫다.

잘하는 것만 보이고 싶다.

그래서 조금 해보고 내가 못하겠다 싶으면 그냥 안해버린다.

노력해봐야 못 할 것은 그냥 버리고 가는 거다.


대학시절 율동패 앞에서 춤 안췄고, 노래패 앞에서 노래 안했다.

다행히 풍물은 잘 쳐서 풍물패는 계속 할 수 있었네;;;

근데 그 와중에 연기는 가능한 안했다.

못하니까 쪽팔려서.


청년회 들어가 노래울에서 노래연하는데 처음엔 참 많이 힘들었다.

못하는거 계속 해야되니까.

그나마 음치는 아니어서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었네...


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을 가지게 된 걸까.

왜이리 삶을 피곤하게 살게 됐을까.


집안일도, 육아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냥 좀 대충해도 되고 가끔 밥 좀 안해도 되고 그런건데.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밀리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그러고보니 상담해주던 분이 그랬지.

좀 틀리면 어때요, 좀 잘못하면 어때요, 사람이 어떻게 맞는 일만 하면서 사나요?

그리고 당시 나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적으로 화가 나도 이성적으로 화낼 상황이 아니면 화를 내지 못하고 참았다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화를 내도 정당한 상황이면 그간 모았던 화를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이 문제였지.

내 기분은 나쁜데 내 속은 곪고 있는데 이게 지금 정당한가 아닌가 부터 머리로 계산하고 있는.


그래도 상담받고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아직 멀었구나.

애 둘 낳고 헐렁하게 살면서 많이 나아졌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팍팍하게 살고 있었구나.


나의 이런 강박이...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이 힘들고 답답할텐데.

내 사랑하는 아이들이 많이 힘들겠구나.


다시 한 번 내려놓아보자.

대충 살려고 노력해보자.

(사실 연초부터 올해 무슨 일을 벌일지 계획을 짜느라 머리가 복잡했었음)


아... 나 뭐 이리 어렵게 사냐.

대충 사는 것도 마음 먹어야 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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