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파업하느라 휴가를 가지 못하고...
가을에 휴가를 다녀왔다.

남편씨의 외할머니집인 전라남도 고흥.
사실 난 출발하기 전까지 고흥이 어디있는지도 몰랐다.
다만 벌교와 가깝다고만 생각했을뿐.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난 벌교가 정확히 어디있는지도 몰랐다.
목포 밑에 어디쯤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지도를 찾아보니 이게 왠걸.
벌교는 남해안자락에 있었고 그 밑에 고흥이 있었다.
그리고 고흥 오른쪽엔 여수가 있었다;;;;
우주선 발사한 나로도가 고흥이라는 것도 알게됐다.

여튼 우린 9/21~24 3박4일간 고흥 외할머니댁과 큰어머니댁을 갔다왔다.
외할머니는 남양면에...
큰어머니는 고흥군청 근처에 살고 계셨다.





할머니네는 정말 시골...
내가 꿈꾸던 그런 시골이었고 우린 삼시세끼 챙겨먹으며 12시간씩 잤다 ㅋㅋ
위 사진은 마루에 멍하니 앉아있는 남편씨.





할머니는 정말 '싸리빗자루'로 마당을 쓰셨다.
아...신기...
열일곱살에 시집오셔서부터 계속 이 집에 사셨다는 할머니.
이제 여든살이 넘으셨으니...이 집은 말하자면 할머니의 삶과 같은 공간인 것이다.





들깨를 터는 모습.
농활가서 깨를 심어보긴 했지만 이렇게 다 자란 깨를 수확한건 처음 봤다.
저 긴 깨 줄기에 깻잎이 붙어있고 깨가 열려있다.
마당에 널어놓고 하루종일 바짝 말린후 대나무로 탈탈 털면 신기하게도 깨알만 후두둑 떨어진다.
(잎과 줄기는 멀쩡하다. 아마도 적당한 힘으로 두드리는 것이 노하우일 게다.)
그리곤 깨알들을 키에 쏟아부어 키질을 하며 훌훌 불어주면 껍질은 날아가고 온전한 '알맹이'만 남게 되는데 그걸 바가지에 넣어 말려 쓴다.
그 향긋한 들깨향이 참 좋더라.





할머니집은 예전에 아궁이를 땠다고 한다.
이제 부엌을 신식으로 개조해서 싱크대와 가스렌지를 쓰시지만 아직도 마당한켠엔 가마솥이 걸려있다.
저 나무도막과 마른풀은 솥을 때기 위한 장작이다.




마당에 걸어놓은 솥에 닭을 삶고 계신 할머니와 남편씨.
아...맛있겠다 토종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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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김쎈의 사진.
카메라 정보는 다 나와있으니 보시면 되고 ㅋ
우리 셋 중에 가장 사진경력이 오래되는 쎈양의 사진이다.

그나저나 우리쎈...
얼른 강북삼성병원에 취직해야 할텐데...
(망고 무이와 나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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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니의 사진.
쎈이랑 나랑 여친렌즈에 홀딱 반해서 잠시 지름신이 오셨다 가셨다.
아 좋구나 렌즈야...



김쎈과 김무이와 셋이 대관령에 다녀왔다.
이들과 내가 어떻게 가까워졌는지 우리는 명확한 시점을 알지 못하나...
문득 보고 싶고, 만나면 반가운 그런 사이가 되었다.

어찌어찌 하여 셋은 여행을 계획하게 되고, 거의 모든 일을 무니가 추진했다.
무니에게 박수를....(짝짝짝)
뭔가 허술한 듯한 여행이었지만 여유롭게 잘 쉬고 온 것 같아 뿌듯하다.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길게...충분히 쉬러 다녀오자꾸나.

* 우리는 MMC라는 이름이 생겼다 ㅋㅋㅋ (하마터면 2NE8 이 될뻔했다;;;)
** 사진이 너무 많아서 정리가 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찍은 사진부터 올린다.
*** 날씨가 흐려서...노출이 나갔거나, 어둡거나 뭐 그런 사진들이 많다. 매뉴얼 모드는 역시 어렵다...




오늘 서울광장에 멋드러지게 차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를 보면서 그들의 속내가 궁금했다.
광장을 몇일씩 차벽으로 둘러싸서 시민들의 통행조차 금지하던 87일전과...
광장을 활짝 연것 뿐만 아니라 조문을 위해 줄서는 시민들을 위해 천막과 울타리(줄서는 용)까지 제공한 지금이 너무도 달랐다.


87일전 차벽으로 촘촘이 둘러쌓여있던 서울광장.
대한문앞 분향소 조차 차벽을 쌓아 답답했음은 물론, 이 근방을 지나다니는 많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줬다.
대한문 분향소의 대기 줄은 시청역 지하로까지 이어졌으며 많은 시민들이 더위와, 정부의 홀대를 참아야 했다.

지금은 시청 건물 외벽을 이용한 성대한 분향소가 차려지고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한 편의도 제공되고 있다.
전 대통령의 죽음에 걸맞는 모습이다.
어찌보면 당연한건데 우린 이 모습이 어색할 지경이다.



기억하는가?
대한문앞 분향소는 몇번 철거당했었다.
마지막에는 결국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 복구할수 없을 정도로 훼손당했고, 당시 경찰은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대한문 분향소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애를 썼다.

서울시에서 마련한 분향소.
말해 무엇하랴.
모든것이 평안하다.


왜일까?
왜 87일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는 탄압했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나섰을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노환으로 명을 다한 것의 차이일까?
아니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들도 인정할 만큼의 민주화 투사여서?
혹은 이번엔 정신차려서?
너무 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까봐 겁나서?

진실은 저 너머에...
The Truth is out there.


언론악법 원천무효 범국민 서명 및 모금 광고 동영상 (전국언론노동조합)

 

* 맞불광고 후원계좌
농협 056-01-130226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노조에서 국민들의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긴투쟁에 남은 조합비가 없다지요 ㅋㅋ
(이게 맞는 비유인지 원...)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도움을 청합니다.
작은 정성이라도 조금씩 도와주세요.
여러분의 도움이 언론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립니다. ^^



인권운동가 오창익씨가 쓴 책.
책은 대략 이렇다.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부정적인) 것들에 대한 글쓴이의 이런저런 생각을 두런두런 묶어놓았다.

책 순서를 주욱 보면 시선을 끄는 제목들이 꽤 있다.
불우이웃이 된 전직 대통령
베트남 처녀는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전투경찰, 군인인가 경찰인가
서서 찍는 바코드
영어라는 종교
행운의 편지
네온사인 십자가

실제 책 내용은 예상했던 것도 있었고,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른 것도 있었지만 대체로 정곡을 찌른 것 같은 유쾌함에 씨익 웃음나는 대목이 많았다.
정말 속이 시원하다 못해 가슴이 뻥 뚫린 꼭지들은 다음 세가지다.
뛰듯 날 듯 바쁜 결혼식 풍경 - 결혼해본 사람은 100만% 공감할꺼다
서서 찍는 바코드 - 이랜드 투쟁해본 사람은 누구나...
영어라는 종교 - 우리말도 못하는 것들이 영어 잘한다고 사람되겠나

영어라는 종교...순서에서 명언은 이거다.
"욕심이 많거나 인간성이 나쁘다든지,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든가, 모국어로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 오로지 영어만 잘하면,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영어성적만 좋으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밎는 사회가 한국사회이다."

정말 너무도 불필요하게 영어공부를 많이 시키는 한국사회.
실제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해외여행 말고는 외국인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해외여행? 그마저도 가는 사람 비율이 얼마나 되겠나?
간다고 쳐도 어짜피 영어점수 따위는 필요없다.
다 영어권도 아니며 영어권이라 하더라도 바디랭귀지로 해결된다.

그리고 책 전체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을  찾아보면 "인도의 무법자 오토바이"라는 꼭지에 있는 부분인데
(정작 메인 제목과는 관련 없는 내용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ㅋㅋ)
"빠르다고 꼭 좋은걸까. 프랑스나 독일은 여름휴가를 5주씩 보내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그야 말로 푹~ 쉰다......열심히 일하고, 놀 때는 그저 마음 편히 푹 쉬는 모습이 아쉽다......(중략)......오늘도 오토바이가 인도를 질주하며, 총알처럼 빠른 택시들이 현기증 나는 속도를 자랑하지만, 우리가 그 속도만큼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속도가 우리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오히려 조금 느리더라도, 사람답게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래, 사람 사는게 뭐 있다고 우리는 이렇게 아둥바둥 살고 있는 걸까.
휴가때 멍하게 푹 쉬면 죄책감이 밀려올 만큼 말이다.


이 책은...
책을 읽으면 참 통쾌하다.

그리고 금방 읽혀진다.
하지만 덮고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우리는 왜 이런 사회에서 살고 있을까.
이 사회에 대체 답은 있는 걸까.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오창익 (삼인,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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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랜드시네마 + 인규)

봉준호 감독의 새작품.
예고편에서 김혜자의 초점없는....넋이 나가다 못해 광기어린 눈빛을 보고 '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그리고 봤다.

근데 그날 컨디션이 안좋아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다.
김혜자의 연기도, 원빈의 연기도 참 소름끼치는 연기였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게 했던 원인은 뭘까?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넌 엄마도 없니?"였다.
엄마란 존재.
특히 한국에서 엄마란 존재는 저런 것일까?
자식의 잘잘못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식을 보호하고픈 마음?
(자식을 낳아봐야 알겠다...)
그리고 자식과 엄마의 커넥션...
가족이란 이런걸까?

아...모르겠다.
확실한건 이 영화를 보는내내, 그리고 보고나서도 마음이 불편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이유는 모르겠다는 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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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씨의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너무 공감이 가서...

요즘 남북관계 관련한 뉴스를 보면 한숨밖에 안나온다.
보도를 보면 더 한숨만 나온다.
이를테면 이런식이다.

"북한, 개성공단 임금 4배 인상 요구"

아...북한은 어쩜 저렇게 파렴치하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절로들게 하는 헤드라인이다.
(아....파렴치한 언론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그동안 특혜를 받은건 남측이다.
택도없는 토지이용비용, 택도없는 임금을 주고 이득을 보고 있었다.
왜?
북측은 '우리민족끼리' 정신과 6.15공동선언에 입각해 개성공단을 개방했다.
중국, 러시아처럼 여러 부대비용들을 책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측, 즉 대한민국에만 특혜를 줘왔다.

그러나 한미공조는 날로 두터워지고(두터워졌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이건 뭐 거의...우리가 미국이다 미국) 남북교류가 전무한 상황에서 북측이 남측만 특혜를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불만을 가져도 타당한 상황이다)
왜 북측이 남측의 자본가들을 위해, 혹은 남측 정부를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하나?

밑에 글은 박노자씨 블로그에서 퍼온 글이다.
매우 공감!



이 번 정권의 최대 망동: 남북관계

이명박 정권의 각종 망동 중에서는 민주주의 압살이나 환경 파괴적 토건 사업도 씨알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지만 대북 정책이야말로 가장 큰 해악을 끼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남북 관계의 상태는 사실 십년 전으로 돌려져 있는 것인데, 십년 전의 상황보다 더 악화된 부분 하나 있습니다. 십년 전, 햇볕 정책의 틀이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제시됐을 때에 이북의 개방, 개혁파들은 일단 이남과의 경협 교류를 국난 타개책으로 생각하고, 엄청난 기대를 걸었던 것입니다. 소련과 같은 핵심적 후견국가를 잃어 그 다음에 엄청난 재앙을 당해 빈사 경험을 나라, 결국 중국에 거의 절대적인 의존 관계를 맺게 된 나라에서 미국이든 일본이든 남한이든 외부의 후원이 아주 절실했는데 일본도 미국도 소극적 내지 적대적 자세를 취하는 상태에서는 남한에 걸게 되는 기대란 비상했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외국 투자란 하도 익숙해져서 별게 아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이북처럼 폐쇄적 사회, 그것도 남한을 미제의 불쌍한 식민지라고 선전해온 사회로서 개성공단 설치란 말 그대로 파격 중의 파격이었습니다. 본국 주민들 앞에서 남한에 대한 열위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개성공단 사업을 추진한 것은, 햇볕 정책에 저들이 걸었던 기대의 정도를 보여줍니다. 지금과 같은 실망을 겪은 뒤에 과연 저들이 남한에 대한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요? 이명박 다음의 정권이 북한에 제시할 당근의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일단 한 번 이 정도로 속은 뒤로는 남한을 전략적 동반자라고 믿기가 좀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이번에 아주 소원해진 남북 관계는 중국에 대한 이북의 보다 강한 의존으로 이어질 것 같기도 한데, 중국 경제권의 일원으로서의 북한의 위치가 더욱더 공고화될 것입니다. 이명박이 원하는 게 이것인가요? 북한과의 관계를 소득이 없고 비용이 많이 드는 희망이 없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여 중국에 떠넘기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장기적 비전이 이 정도로 없는 것은 대체로 한국 건설 재벌의 두뇌 회전 수준 그대로입니다. 

 

이명박씨 북한관의 제일 큰 문제는, 본인이 평상 살아온 한국 사업계의 관행을 대북 관계에 그대로 적용시킨 것입니다. 이쪽 재계에서야 두 기업 사이에 매상고 차이가 한 25배 정도 나면, 즉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다루는 상황이라면 작은 놈이 큰 놈에게 끽소리 못하고 필요하면 출혈이라도 해서 일단 관계 유지를 무조건 지향하는 게 보통 일이지요. 북한의 국민총생산이 남한보다 25배 이상으로 낮고 군비마저도 훨씬 작으니 이명박씨는 자신을 재벌로 설정하고 김정일 아저씨를 유관 중소기업 사장으로 보고 한 번 말 잘 안듣는 하청업체를 혼내 버르장머리를 고치려 했던 모양입니다. 글쎄, 그게 국내 기업끼리는 통하겠지만 북한 관료 집단을 이명박씨가 몰라도 한참 몰랐습니다. 군대를 중심으로 해서 움직이고, 군부가 실질적인 영향력이 가장 많은 집단으로 부상된 나라를 무례하게 압박해버리면 고분고분해질 리는 있나요? 반대로 군부가 개혁, 개방파들의 기를 꺾어 저들에게 익숙해진 긴장 모드로 바로 들어가지요. 긴장이 있어야 선군 정책이 합리화되니까 저들에게는 득이 많은 게임이지요. 물론 전면전까지는 갈 일은 없지만, 긴장이라는 게 수십 명의 인명이 희생될 수도 있는 또 무슨 서해 교전 수위까지 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글쎄, 안보 광풍이 부는 걸 기다리는 듯한 남한 극우주의자들이 바로 이와 같은 상황을 은근히 바라는 게 아닌가요?

 
특정 당파의 정치적 이득 때문에 군대에 끌려간 남북의 죄 없는 평민들이 서로를 죽이고 죽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이는 말 그대로 끝이지요. 인륜의 파괴이고 정치, 사회의 완전한 실패입니다. 십년 이전의 교전의 비극이 되풀이된다면 그 동안 우리가 배운 게 없고 성숙되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제발 인명이 상실되는 일이 없기를 하늘에 기도하지만 지금 남북한 양쪽 권력자들의 자세를 보면 예감은 좀 불길합니다. 그런데 최악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도 이미 이북에 억류된 사람도 있고 해서 이명박 정책 전환에 따르는 피해가 생긴 것입니다. 햇볕 정책이 지속됐다면 과연 북한은 현대아산 직원을 지금처럼 무조건적으로, 제대로 소재나 절차도 통보하지 않고 억류했었겠어요? 지금 억류를 당하신 분은 말하자면 대북 관계에서의 정책적 후퇴에 따르는 대가를 자신의 몸으로 지불하시는 셈이 됩니다. , 책임 없고 양식 없는 권력자들의 망동에 따르는 대가를 평민들이 왜 지불해야 하는지 궁금해지기만 하는데, 이와 같은 자들의 나를 찍으면 부자가 되겠다는 감언이설에 욕심을 내 투표를 통해 이러한 자들을 권좌에 앉힌 집단적 악업에 따른 응보입니다. 義를 보지 않고 利에 집단적으로 매혹돼버리면 결국 생명을 해치게 되는 게 이 만고의 철칙이겠지요?

어제 이마트에 갔었습니다.
집에 이런저런 필요한 물건도 있고 해서요.
신혼초엔 무조건 마트로 장보러 가곤 했는데 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식재료들은 너무 많이 들어있어서(거의 4인가족 기준) 둘이서 일주일에 서너번 밥해먹기에는 적절치 않은 양이더군요.
그래서 요새는 마트에 한달에 한번이하로 갑니다.

근데 오랜만에 이마트에 갔더니(남편씨랑 갈때는 주차하기 좋은 롯데마트로 갑니다) 계산원에게 의자가 지급됐더군요.


참 기뻤습니다.
물건 계산이라는게 손님입장에선 안틀리게만 잘 해주면 되지 앉아서 계산하던 서서 계산하던 별 상관없는 일인데도 회사에선 서서 일하기를 고집했었죠.
서있으면 손님을 존중하는거라고 생각했던걸까요?
오히려 서서 일하다보면 피로가 쌓여 불친절해지지 않을까요?

한참 홈에버 투쟁이 한참일때 그들의 급여와 처우에 관해 여러가지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환경에 대한 것이었죠.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대형마트 계산원이 의자에 앉아 계산한다고 합니다.
일하는 사람이 힘들지 않아야 일의 능률도 오르는것이니 당연한거죠.

그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게 벌써 2년전 얘긴데 이제서야 의자가 생겼다니...
이거 원... 기뻐해야하는 일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요.

근데 이상하게도 계산원은 계속 서서 계산했습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전 물어봤지요.
(참고로 궁금해서 2분간 옆에 서있었습니다 ㅋㅋㅋㅋ)

"왜 의자가 있는데 서서 하세요?"
그러자 그 계산원은 "앉아서는 계산을 못해요."라며 웃으시더군요.
제가 고개를 끄덕이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도 해주시고...

여기서 들었던 두가지 의문.
1. 앉아서 계산을 못한다는 것은 계산할때 앉는게 더 불편하다는 걸까요?
    아님, 사측에서 의자를 제공했으나 계산할때는 일어서라고 한 걸까요?
2. 저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신건 제가 그분을 걱정하는 마음이 전해져서 일까요?
    아님, 습관적으로 가는 손님에게 인사하신걸까요?

두번째 질문의 경우 어느쪽이건 상관없지만
첫번째 질문의 경우 어느쪽이건 나쁩니다.
앉아서 계산하기 불편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의자를 제공했다면 그야말로 '선심성' 혜택입니다.
'나는 의자를 주었으니 나의 할일은 다했다'며 본인들의 의무를 방기하는 셈이죠.
만약 불편하다면 계산대 자체를 개조해서 앉아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 계산할땐 일어서고 쉴때 앉으라고 했다면 더 나쁩니다.
마트의 특성상 손님이 끊어지는 때는 거의 없습니다.
쉴때만 앉으라는 것은 앉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이유와 상황이 더 궁금했지만 뒤에 손님이 계속 있어서 그냥 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5월 1일은 119주년 세계노동절입니다.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르는 무지몽매한 짓은 대한민국 정부나 하는 짓이구요.)

그리고 5월 2일은 작년 전국을 일렁이게 했던 촛불이 시작된지 1년 되는 날입니다.
여중생, 여고생들이 시작한 그 촛불은 한달이 넘게 타올랐고 우리에게 희망과 설렘과 용기를 가져다주었지요.

다시 한번 광화문에서 만납시다.
다시 광화문을 촛불의 바다로 만들어봅시다.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활짝 웃으며 즐겁게 광화문을 뛰놀던 우리가 보고 싶습니다.



좀 오래 지나긴 했지만 그 밖의 개인적인 사진들을 좀 올려보겠습니다. ㅋㅋ
이런게 또 사진의 묘미죠.
아름다운 풍경 외에 찍혀지는 다른 사진들.

종석아 종석아, 높이 날아라~


연못위의 세 남자


외로운 종석


찍는 자와 찍히는 자


700원짜리 물접대 받은 영민
(이후 이 700원 어치는 다시 등장합니다;;;)


바닥이 어울리는 두 여인.


여성변기.
백제인의 인체공학적 설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편해 보이잖아!


더 홀딱 반해버린 남성변기.
아아...인체공학적....
근데 왼손잡이는 좀 어려울듯.


어딜가나 이런 애들 꼭 있다.



700원짜리 미소.



700원짜리여도 마냥기쁘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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