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7/27 KU시네마테크 (+무니)


다들 알다시피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용산참사에 대해 나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자세한 것 까지는 아니지만...


근데 영화를 보고 가장 놀란 사실은...

내가 남일당 건물 옥상 망루가 불에 타던 장면을 그리 자세히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나는 사람이 6명이 죽던 그 장면을 나도 모르게 외면했었나보다.

분명 봤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 무미건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던 그 화면들니 너무 낯설었다.

아니면... 정확히는 큰 화면으로 집중해서 보니 당시 사건의 아픔이 그제서야 제대로 느껴졌달까.



많은 이들이 그러했겠지만 영화상영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분명 100% 팩트인 영상을 그저 붙여 보여줄 뿐인데 그게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다.

그것들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 자체가 불편했다.


영화는 시간순으로 경찰일지와 진술을 바탕으로 흘러간다.

'경찰의 시각으로 바라본 용산참사'라는 설명도 있던데 그건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고...

보다보면 경찰특공대 일반대원에게 가장 감정이입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의 진술서 가장 마지막 문장은 '농성자도 우리 대원들고 모두 사랑하는 국민들입니다'

이 대목에서 눈물이 툭.


사람이 사람을 제압하기 위해 나섰다가 사람들이 죽은 사건.

평범한 우리들은 누굴 위해 일하고 살아가는지...

정신을 잘 잡고 살아야지.



-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는데 나 역시 궁금하던건...

잠적한 크레인 기사는 어디갔을까? 그리고 남일당 건물 진입시 특공대원들이 쓰고 달려가던 합판은 대체 무슨 재질이며 어디서 준비한 걸까? 그 허접한 걸 애들 보호한답시고 준거냐? 나라에서?


- 원래 이 영화는 무니, 쎈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 쎈이 보자고 해서 보게 된 것. 그러나 결국 쎈은 고속도로위에 있었고 무니랑 나랑 봤다. 역시 뭔가 허술한 김쎈.


- 아래 노래는 루시드 폴의 '평범한 사람'

앨범 나왔을때 지하철에서 노래를 듣는데 마치 망루에 올라간 사람들 얘기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었는데... 알고보니 정말 루시드 폴이 용산참사 얘기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정말이지 사랑하오 폴님.


오르고 또 올라가면
모두들 얘기하는 것처럼
정말 행복한 세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나는 갈 곳이 없었네
그래서 오르고 또 올랐네
어둠을 죽이던 불빛
자꾸만 나를 오르게 했네

알다시피 나는 참 평범한 사람
조금만 더 살고 싶어 올라갔던 길
이제 나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난 어차피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울고 있는 내 친구여
아직까지도 슬퍼하진 말아주게
어차피 우리는 사라진다
나는 너무나 평범한
평범하게 죽어간 사람
평범한 사람

알다시피 나는 참 평범한 사람
조금만 더 살고 싶어 올라갔던 길
이제 나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난 어차피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울고 있는 내 친구여
아직까지도 슬퍼하진 말아주게
어차피 우리는 사라진다
나는 너무나 평범한
평범하게 죽어간 사람

너무나 평범하게 죽어간 사람
평범한 사람
평범한 사람
평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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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7 서울아트씨네마 + 현진, 군철(+1)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77일간의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공장을 점거하고 싸울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영화를 보기전에는 아주 약간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물론 이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러 갈리는 만무하지만...)
헐값에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됐다가 껍데기만 남긴채 돌아온 쌍용자동차.
20년 가까이 회사를 위해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회사가 어려우니 나가라'고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회사.
열심히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해고된 천여명의 사람들이 그냥 '알겠다'며 집으로 돌아가는게 정상일까?

그들이 왜 그렇게 피를 흘리며 싸울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피는 누구에 의해 흘리게 되었는지를 영화는 보여준다.
뉴스에서만 나오는 영상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 들어있다.

싸울수 밖에 없는 노동자.
그러나 승리하지 못한 투쟁.
자본과 정권의 힘은 그렇게 대단한가보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 이 사회가 '상식'적으로 돌아갈런지.

공장 지붕에서 방패에 찍히고 군홧발에 밟히던 노동자들을 뉴스화면에서 보고 한번이라도 감정의 동요를 느꼈다면 반드시... 반드시 봐야할 영화다.

"저 달이 똥그래지기 전에 나가야 할텐데..."라며 7, 8살 아이들을 보고 싶어하는 아빠.
다음주에 있을 돌잔치를 앞두고 영상통화를 하는 아빠.
그들은 왜 나오지 못했을까...






저 달이 차기 전에
감독 서세진 (2009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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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재석오빠 결혼식 끝나고)
광화문 씨네큐브.
+ 인규, 규성, 은경, 상오, 정은, 박군


유명해지기 전 부터 보고 싶었는데...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새 입소문 다 나고 관객수 50만을 돌파하고서야 보게됐다.
(원래 사람들 흐름에 맞춰 영화보는거 싫어라해서 되도록 개봉 첫주에 보는 나로서는 영 찜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의 인기를 내 눈으로 실감하게 된 것은 영화관에서였다.
늘 한산하고 언제가도 자리가 널널하던 씨네큐브에...
사람이 그득했다.
2시간 전에 표를 사는데 앞에서 3번째줄 사이드 밖에 없단다. 헉 ;;;;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멀티플렉스(CGV나 씨너스 따위)에서 잘나가는 것도 왠지 기분이 좋았지만 씨네큐브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기분이 좋았다.
(누구누구언니처럼 영화인도 아닌데 난 왜그럴까? ㅋ)

다큐멘터리가 그러하듯 일상을 쭉 잡고, 찍는 사람의 말(나레이션)이나 시선도 들어가고 때로는 감독도 등장하고(송환이나 마이클 무어의 영화처럼)하는데 워낭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마치 짜여진 영화처럼 만들어졌다.
기획하고 찍었던, 찍은 뒤 편집을 마술처럼 잘했던 나에겐 참 새로운 경험이었다.
마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소가 대본에 맞춰 연기하는 기분이랄까.

소는 잡아먹거나 일 시키려고 키우는 동물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40년이란 세월을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려줬달까...
가족처럼 살고 있는 개 보다도 더 애틋할 수 밖에 없었던 할아버지의 소.
9남매를 뒷바라지하고,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의 인공지능(우공지능?) 자가용 역할도 하고, 밭을 갈때면 트랙터가 되어주던 늙은 소.
할아버지의 모든 일상은 소로 시작되어 소로 마무리됐다.

사실 '정말 좋았어'말고 이 영화를 설명할 길이 없다.
중간중간 터지는 웃음의 타이밍을 어찌 말로 설명하랴.
할머니의 그 귀여움이라니 ㅋㅋ
(개인적으로 사진관에서 '웃어!'라고 소리지르던 할머니의 카리스마가 젤로 맘에든다.)

80년을 살아온 두 노인.
투닥투닥 싸우지만 깊은 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노부부와 늙은 소의 사는 얘기는 나 같은 도시아이에겐 다른 세상이었다.
시골 출신에... 농사짓는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모두 부모님 생각에 펑펑 운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들 부모님 세대일게다.

하지만 뼛속까지 서울사람인 나도 눈물을 주루룩 흘릴 수 밖에 없었던 건.
할아버지, 할머니, 소의 마음이 느껴져서일거다.

여튼.
참 좋은 영화.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먹먹해지는 그런 영화.

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2008 / 한국)
출연 최원균, 이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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