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nooe)님을 알게된건 어느날 제 블로그에 달린 트랙백이었습니다.
http://boimi.net/81#trackback163451
바로 이것이었죠.

누에님의 블로그에 가보니 이런저런 읽을꺼리들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을 공모한다는 포스트를 읽었죠.
[공모]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
그 즈음 한참 우울의 나락을 헤매던 때여서 댓글을 슬며시 달았는데 제가 당첨(?)된 것이죠.
하하

그래서 누에님이 엽서를 보내주셨다 하여 이제나 저제나 우체통을 들락거리며 주시했는데...
어느날 아침이었습니다.
우체통에 프랑스 파리에서 온 우편물이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잘못 넣었군' 하며 받는 이를 봤더니...'달님'이라고 떡하니 ㅋ
그래서 보낸 사람을 다시 확인했더니 nooe!!!!


아...
누에님이 '열심히 날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던게 정말 '날아오는' 것이었군요.
이렇게 멀리서 올줄 몰랐습니다 정말.
그래서 더욱 반갑고 기뻤어요.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뜯어보았습니다.
자끄 프레베르의 사진.
모니터로 볼때랑은 느낌이 또 다르더군요.
뭔가 묘한 기운의 엽서예요.


그래서 괜시리 하루종일 설레고 두근두근 했답니다. 헤헤
게다가 파리라니...
유럽여행 다녀온 후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었던 도시...
왠지 누에님 덕에 이웃 도시 같아졌어요. ㅋㅋ
부산이나...제주? ㅋㅋ

그리고 '당연히' 국내에 계실껄로 생각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했지요.
무한한 인터넷의 공간에서 이런 협소한 사고방식이라니...ㅎㅎ

또 우울의 나락에 빠질때면...
멀리서 공감해준 누에님을 생각하면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블로그를 통한 새로운 '소통'을 일깨워준 누에님.
감사해요 진심으로.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년 나의 연말  (0) 2008.12.23
가장 편한 위치  (0) 2008.12.19
굿이라도 해야하나...  (0) 2008.12.15
  (0) 2008.12.14
12월 12일 YTN 구본홍 출근저지  (0) 2008.12.12
17일...엊그제였죠.
YTN노조 후원의 밤이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마지막 '바위처럼' 율동하는 순서에는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YTN지부 노종면 지부장까지 무대로 올라가 율동을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
(가장 오른쪽이 노종면 지부장, 그 옆 핑크빛 넥타이 맨 분이 최상재 위원장입니다.)


보통 '후원의 밤'이 주점에서 진행되거나 하는데 이번 후원의 밤은 '실내에서 하는 문화제' 성격이었습니다.
그래서 문화공연들이 많았는데, 역시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었죠.
제일 왼쪽에 계신분이 조성태씨인데, 정말정말 목소리가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팬이라서...가까이서 보면...떨립니다. 하하하
그날도 리허설 할때부터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ㅋㅋ


그리고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시 구절로 유명한 안도현 시인도 오셨습니다.
시집 가지고 와서 싸인받으려고 했는데 깜박잊고 챙겨오지 못해서 내내 자책했습니다.
이 날은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는 시를 낭독해주셨습니다.
20여년 전 전교조 해직교사이던 시절 쓴 시라는데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읽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다면서...
(그 시가 제가 가진 시집에 있습니다. ㅠ_ㅠ 흑...'그대에게 가고 싶다' 라지요...)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

                                        안도현



처음에 우리는 한 올의 실이었다
당기면 힘없이 뚝 끊어지고
입으로 불면 금세 날아가버리던
감출 수 없는 부끄러움이었다
나뉘어진 것들을 단단하게 엮지도 못하고
옷에 단추 하나를 달 줄을 몰랐다
이어졌다가 끊어지고 끊어졌다가는 이어지면서
사랑은 매듭을 갖는 것임을
손가 손을 맞잡고 내가 날줄이 되고
네가 씨줄이 되는 것임을 알기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우리는 한 조각 헝겊이 되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바람이 드나드는 구멍을 막아보기도 했지만
부끄러운 곳을 겨우 가리는 정도였다
상처에 흐르는 피를 멎게 할 수는 있었지만
우리가 온전히 상처를 치유하지는 못했다
아아, 우리는 슬픈 눈물이나 닦을 줄 알던
작은 손수건일 뿐이었다
우리들 중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깃발이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이라면
한 올의 실, 한 조각 헝겊이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서히 깃발이 되어간다
숨죽이고 울던 밤을 훌쩍 건너
사소한 너와 나의 차이를 성큼 뛰어넘어
펄럭이며 간다
나부끼며 간다
갈라진 조국과 사상을 하나의 깃대로 세우러
우리는 바람을 흔드는 깃발이 되어간다


그리고 이 날의 하이라이트.
바로 정기후원자수 발표입니다.
약 1주일간 정기후원자를 모집했습니다.
6명의 해직기자를 후원하기 위해서요.
최소 600명 이상은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836명이나 함께 해주셨습니다. ^^
저 836 배경숫자 제가 만들었는데 저렇게 ppt슬라이드쇼로 보니 매우 멋지더군요~
아아 뿌듯~ ^^

개인적으로 제가 조직한 후원자들에게 이 곳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최군철, 고정훈, 오은정, 김정은, 박성준, 김문희, 정은경, 장재석, 이준환, 김선필, 이호진, 김형남, 안종회, 김영국   (14명이군요 ^^)


그리고 이날 하루 모금액은 천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정말 기대이상의 너무 고마운 마음들이었습니다.
(가득한 모금함이라니...)

이 모든 것이 되도록
다들 너무 수고한 우리 식구들입니다.
(제가 정말 하얗긴 하얗군요;;;;)
다들 고생했어요~!!


어제 무심코 daum사이트를 들어갔는데 실시간 검색어에 "손석희 김제동"이 떴다.
각각 검색한 것도 아니고 둘을 같이 검색하다니?
희한해서 눌러봤더니, 김제동이 100분 토론 패널로 나온단다!!!
그래서 주제가 연예계 문제나 문화 관련인줄 알았더니 400회 특집으로 시청자들이 뽑아준 패널 중 하나였던 것.

오전에 그 기사를 보고 하루종일 100분 토론을 기다렸다.
씻고 욕실문을 열었더니 막 시작하고 있길래 물기를 뚝뚝 흘리며 나왔다 ㅋㅋㅋ
일단 알아보겠는 패널은 한나라당 떠오르는 마녀 나경원, 민주당 전병헌, 유시민, 진보신당 진중권, 가수 신해철, 개그맨 김제동.



나경원 의원은 얼마전까지 아름다운 외모로 어필했으나 "어디서 감히", "결혼 1순위는..." 등의 발언으로 마녀 이미지로 굳히고 있다.
전여옥 여사가 그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어서 매우 안타깝겠다. ㅋㅋ
역시나 사람을 '하대'하는 그 태도는 보는 사람을 짜증나게했다.
특히 '지난 정권이 곳곳에 밖아놓은 대못을 빼고 있다'는 발언은 일제강점시 시절 산맥마다 박아놓은 대못을 연상케 하는 어이없는 발언이었다.
지들 맘에 안드는 구조는 다 대못이냐?
그리고.
사이버모욕죄가 처벌을 위한게 아니라 교육을 위한거라고?
대체 니들이 발의한 사이버모욕죄 어디에 그런게 있더냐?

전병헌 의원.
나경원에 비해 좀 약하지 않았나 싶다.
YTN등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에 대해 얘기하려는 시도를 해서 '저 놈, 수 쓰는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왜냐면 얘기가 깊이도 얕고 파급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분히 우리를 비롯한 언론운동 진영을 의식했겠지.

유시민씨는 2004년 12월 국가보안법 폐지 얘기 할때부터 실망스럽기 시작해서 장관하면서 망가짐의 끝을 보여줬던 것 같다.
본인말대로 '자숙'기간이어서 그런걸까?
예전에 보여줬던 그의 '칼날'은 이미 무뎌질대로 무뎌져 '칼'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것이 되어버렸다.
자연인의 분위기, 중재자의 분위기, '모두 내 잘못이오' 분위기를 풍기며 토론에 임하는 모습은 참 생경했다.

중앙대 겸임교수라는 직책으로 나온 진보신당 진중권.
늘 볼 때마다 '진중권이랑 같은편인게 얼마나 다행이냐'를 생각하게 하는 진중권씨.
내가 안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어제 발언은 참 재밌었다.
특히
"나는 CEO고 당신들은 사원이다.
 나는 브레인이고 당신들은 수족이다.
 근데 이 브레인안에 '삽 한자루'만 들어있는거죠."
에서 난 쓰러졌다. 웃겨서 ㅋㅋㅋ
시민논객으로 나와있던 사람들도 박장대소 하더라 ㅋㅋ
진중권씨의 토론은 '같은편'에서 보기엔 재밌다.

가수 신해철, 마왕 신해철, 논객 신해철.
"아이들 교육을 생각해서 일제고사 했습니까?"
캬오~
그 말에 발끈했던 나경원의 얼굴을 보니 더욱 속시원.
"악플로만치면 저는 이제 거의 '영생'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올해 가장 즐거운 뉴스는 '넥스트 신보 발행'입니다."
푸훗.
어제 참 신해철 다웠는데 꼰대들이랑 토론해서 빛을 발하지 못함이 아쉬웠다.

김제동이 나온다고해서 사실 기대가 컸던건데...
김제동은 역시 이미지관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수나 배우와 달리 '개그맨'에게 정치적 색을 입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틀림없다.
가수, 배우들도 정치적 커밍아웃을 하고나면 각종 선입견에 힘든 마당에 김제동은 오죽했으랴.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는 간간히 읽을 수 있었지만 너무도 돌려 말하는 바람에 보는 사람이 안쓰러웠다.
좀 더 과감하게 촌철살인을 날려줬어도 좋으련만.
김제동은 지나치게 '토론프로그램이니 웃기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가장 아쉬운 패널이었다.
(하지만 김구라나 김미화가 나왔다고 해도 역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좀 아쉽다.
저런 좋은 패널을을 불러다가 '이명박 정부 1년 평가와 전망'이라는 후진 주제로 토론을 하자니 올해 했던 토론들의 반복이었고 한나라당, 민주당의 지지부진한 싸움을 계속 봐야만 했다.
좀 더 참신한 주제와, 국회의원을 배제한 토론이 더 낫지 않았을까 살포시 생각해본다.

'생각정리함 >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토벤 바이러스  (4) 2008.12.04
우훗. 역시 자우림.  (6) 2008.07.26
지난주 금요일에 YTN앞에서 몸싸움하다가 팔과 무릎에 멍이 들었다.
일요일에 고등어를 프라이팬에 구워먹다가 기름이 튀어 팔목이 데었다.
오늘 점심에 김치찌개 먹다가 손등이 냄비 손잡이에 닿아 데었다.

이 무슨 변괴인고...
굿이라도 해야하는겐가. -_-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장 편한 위치  (0) 2008.12.19
멀리서 날아온 우울증을 쓸어버릴 엽서  (3) 2008.12.19
  (0) 2008.12.14
12월 12일 YTN 구본홍 출근저지  (0) 2008.12.12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트럭뒤에 타기  (5) 2008.12.11

오늘은 혼자 보내는 밤입니다.
밤이라는 시간의 매력은 마음이 촉촉해지는데 있기는 하지만 오늘은 더욱 그렇네요.
아마, 혼자 보내야 한다는 이유에서겠지요.

오늘은 함께사는 사람이 집안 일로 들어오지 못해서, 혼자 집에 남아있습니다.
놀러나간 그 사람을 기다릴 때에는 그저 '기다린다'는 마음에 이렇게 허전하거나 하진 않았는데 오늘은 '아무리 기다려도 밤 사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마음에서 일까요?
괜시리 마음 한 구석이 비어있는 그런 기분이네요.

그래서 더욱 '밤'이 느껴지나 봅니다.
더불어...알렉스의 목소리와 이 밤에 어울리는 노래들이 지금 이 시간을 '밤'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차분하게 나를 정리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
함께 있을때는 그리 바라던 시간이었는데 정작 예고없이 주어진 나만의 시간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참, 어리석습니다.

더 마음이 촉촉해져서 지탱하기 힘들만큼 젖어들기 전에 자러가야겠습니다.
어쩐지 오늘은 잠도 잘 오지 않을 것 같지만요.
이 바닥 몇년째인데...
이렇게 바닥에 내동댕이쳐진건 처음이다. -_-

아침7시부터 구본홍 출근을 막기위해 YTN앞에 나갔다.
(PD저널 기사에 사진도 나왔다. 쪽팔리게...)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9279



구본홍 출근 1차 시도.
결국 망신만 당하고 실패.

구본홍 출근 2차 시도.
보농이가 온다고 하니 간부 30여명이 내려와 우리와 대치했다.
전경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싸우는 간부들에 놀랐다.
전경들은 보통 그저 밀기만 하는데 간부들은 적극적으로 우리를 떼어내더라.
그래서 그 와중에 어떤 간부가 내 팔을 잡고 당겨서....나는 결과적으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국장들의 엄청난 보디가드에 힘입어 엘리베이터까지 가서 몸싸움이 이어졌고 우리 이진성 국장님은 간부들에 밀려 엘리베이터에 손이 끼어 7바늘을 꿰매야 하는 부상을 당했다.
결국 더 큰 충돌을 막자는 우리 위원장의 제안에 구본홍은 발길을 돌렸다.

구본홍 출근 3차 시도.
시도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정리집회도 마치고 다 정리한 틈을 타 뒷문으로 재빨리 뛰어와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고 한다.
쥐새끼 마냥...
쥐새끼가 내려보낸 낙하산 아니랄까봐 쥐새끼처럼 출근하나보다.



덧붙임.
덕분에(?) 나는 무릎에 멍이 들었다.
욱신욱신하다.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그 간부놈.
한참을 소리지르며 "왜 넘어뜨리냐"고 따지고 싸웠다.
아니라고 발뺌하고 계속 도망가길래 끝까지 쫓아가서 따졌다.
그러다가 너무 열받아서 회전문 유리벽에 밀어버렸다. -_-
나중에 보니 가발썼더라.
또 몸싸움 생기면....내가 반드시 가발을 확 벗겨버릴꺼다.
나쁜새끼...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쥐새끼 낙하산 구본홍보다 간부새끼들이 더 밉더라.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굿이라도 해야하나...  (0) 2008.12.15
  (0) 2008.12.14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트럭뒤에 타기  (5) 2008.12.11
조정래 선생님과 점심먹다  (6) 2008.12.08
집에서 나를 찾는 시간.  (2) 2008.12.08

어제 YTN앞으로 천막치러 가는 길에
농활처럼...ㅋㅋ
트럭뒤에 탔다.

농활땐 늘 했던 일인데도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하려니 좀 부끄러웠다.
그래도 날씨가 안추워서 해볼만한 일이었다.
나름 재밌던데? ㅋㅋㅋ


뒤쪽으로 프레스센터(서울신문사라고 써있는)건물과 시청 앞 큰 트리와 시청광장이 보인다.
이런 경험이라니...ㅋㅋ
신호에 걸려 정차했을때가 젤 부끄러웠다. ㅋㅋ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08.12.14
12월 12일 YTN 구본홍 출근저지  (0) 2008.12.12
조정래 선생님과 점심먹다  (6) 2008.12.08
집에서 나를 찾는 시간.  (2) 2008.12.08
공적 운동과 사적 연애의 일원론  (2) 2008.12.05
분명 일기를 쓸만한 일이다 이건!

한달전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황석영 선생님을 봤을때 보다 훨씬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조정래 선생님과 점심을 먹게 된 것이다.

언론노조에서 다음주 17일에 YTN후원의 밤 행사에 선생님을 초청했는데 시간이 안되신다고 해서 오늘 영상메세지를 촬영하러 직접 사무실에 오셨다.
(대부분 우리가 찾아가는데...영광이다...)
그 카메라 마이크 세팅을 도와준 댓가로... 점심식사 자리에 끼었다.
으헤헤
물론 마이크 세팅하며 "이럴줄 알았으면 한강, 아리랑, 태백산맥 세질을 들고와 싸인 받는건데!"라며 아쉬워한 나의 모습을 보고 이진성 국장님이 거둬주신 것이지만 ㅋㅋ

여튼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식사자리에 갔다.
어른들(선생님과 위원장, 사무처장) 식사하는 자리에 합석한 것이기도 했고 원래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부끄러워 하는 성격에 구석에 앉아 조심히 밥만 먹으려고 하는데 이 국장님이 "이 친구가 선생님 팬이예요. 집에 책이 다 있대요."라고 해서 나를 더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 얘기를 들은 선생님이 "요즘 말로 광팬인가?"라고 농담까지...(사람들이 재밌어 해서 나는 더 부끄러웠다;;;;)

여튼 어찌어찌하여 싸인얘기가 나왔는데 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ㅠ_ㅠ
"선생님, 오시는걸 미리 알았으면 제가 책을 가져왔을텐데요 오늘 갑자기 들어서 아무것도 준비를 못했어요. 죄송해요" 라며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데(난 종이도 없었다 ;;;)
"종이도 내가 줄께"라며 본인의 수첩 한자락을 뜯어 주시는게 아닌가!!!


그 순간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더라. ;;;
그 와중에 이 국장님이 작년에 결혼해서 신혼이란 얘기를 꺼내며 내외에게 함께 싸인해주시라고 하자, 우리 위원장님..."남편은 통일운동도 하고 아주 예쁜 부부입니다"라고 해서 정.말. 몸둘바를 모르게되고;;;;
선생님은 흔쾌히 싸인해주셨다.
헤헤
태백산맥 1권에 붙여야겠다. (그책은 남편씨의 책이다 ㅋㅋ)

그리고 헤어지는 길에 아들 많이 낳으라며...
아들 셋 낳으란다. ;;; 그게 애국하는 길이라신다. ;;;;
애국하기가 그렇게 어려워서...그냥 포기해야하나? 잠시 생각했더랜다. -_-;;;

여튼.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하하하

덧붙임.
선생님과 대화 중에 이런저런 많은 말들을 들었지만 그에 대한 것은 나중에...
김소의 블로그에서 완전 공감가는 글을 봤다.
http://kimso.tistory.com/entry/생활습관-혼란기

나도 김소따라 결혼전 생활을 보자면...

일단 집에오는 긴긴 길에 책이나 문건이나...텍스트를 읽었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이어서 재미있는 책은 하루에 한권 읽기도 한다.
(편도 한시간반 동안 반권씩 아침, 저녁으로 한권)
집에오면 가방놓고 씻고 나와서 컴퓨터 전원을 켜고 컴퓨터가 켜지는 동안 옷을 입었다.
그리곤 그 앞에 앉아 이런저런 글도 읽고, 글도 쓰고 하며 하루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했다.
때론 누군가에게 메일도 보내고 하면서.
그리고 누워서 책을 읽다가 그대로 잠든다.
(아침 6시에 방에 불이켜진걸 발견하는 기분이라니...)

결혼하고 나선.
집에 오자마자 쌀을 씻어 앉힌다.
그동안 옷갈아입고 부엌에 있는 라디오를 켠다.
라디오를 들으며 찌개나 국을 끓이고 반찬 준비.
이미 결혼 1년 지난 나름 주부이므로 30분이면 대체로 밥은 다 차려진다.
쿠쿠의 밥짓는 속도와 동일하다. ㅋㅋ
남편씨와 밥을 다 먹고나면 남편씨가 설거지 하는 동안 난 TV를 켠다.
무심코 켠다.
그래서 이런저런 시덥잖은 예능프로를 보거나 아주 재밌는 다큐를 보거나 등등 십수개의 채널을 빛과 같은 속도로 돌리며 본다.
(아는 사람은 알거다. 남편씨의 리모콘 돌리는 속도를. 근데 이젠 내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느리지 않더라. ;;;)
그렇게 밍기적, 부비적 대다가 씻으러 간다.
(가끔 미리 씻고 부비적 대기도 한다.)
그리곤 침대로...가서 한 1-2분 수다떨다 잠든다.
(남편씨와 그 이상 수다떠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머리만 닿으면 잔다.)

얼마전에...결혼하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하고 좋지만 어쩐지 나를 잃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혼자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도 하고, 책도 읽고...
그리고 남편씨가 좀 늦는 날에 예전엔 마냥 허전하고 심심하고 해서 몸둘바를 몰랐는데 이젠 책읽고 음악들으며 시간을 즐긴다.
지난 1년이 정신없는 삶이었다면 이제 나와, 공동의 삶을 둘 다 즐기는 삶이랄까.

근데 확실히 사색하고 고민하는 시간은 줄었다.
남편씨랑 둘이 사는데도 이런데... 나중에 애를 낳으면 어찌될지 두렵다. -_-;




아, 그리고 귀가시간...
여러사람에게 말한적 있는데.
오이도 살때는 숙대입구 11시45분(동대문운동장 11시36분, 사당역 12시00분) 막차를 타면 오이도 도착 1시.
그리고 집에가서 씻고 바로 자면 2시엔 누웠는데...
이젠 2시에 귀가하기도 힘들다 -_-
집은 무지무지 가까워졌는데 꼭 더 많이 자게되는 것도 아니고 피곤하다.
특히 모임날엔 3시에 자면 빨리 자는거고 5시반에도 자봤다. -_-
청년회 근처로 집을 얻은 것이 즐겁지만 괴로운이유다.
사람들이 놀러오는 것은 매우 기쁜데, 늦게 잠드는건 너무 힘들다. ㅠ_ㅠ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트럭뒤에 타기  (5) 2008.12.11
조정래 선생님과 점심먹다  (6) 2008.12.08
공적 운동과 사적 연애의 일원론  (2) 2008.12.05
김국환을 찾는 이는 누구?  (2) 2008.12.05
바닥치는 중  (16) 2008.12.02

하종강 선생님 강연을 섭외하기 위해 하종강의 노동과 꿈 홈페이지를 찾았다.
섭외 글을 다 쓰고 다른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소설가 김연수는 가수 김광석 10주기를 추모하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김광석의 노래에는 한심한 청춘들이 무턱대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청춘을 둘러싼 그 모든 모순들을 일거에 변증법적으로 해결하는 명쾌함이 있었다. 우리를 열광시킨 것은 <그루터기>를 부르던 그 입술로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을 노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공적 운동과 사적 연애가 원래 둘이 아니라는, 그 참으로 아름다운 일원론의 세계."(<한겨레21> 591호, 2006. 1. 3.)

'공적 운동'과 '사적 연애'의 일원론이라... 공감합니다.


우리가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던 바로 그 명제.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자기를 옭죄거나 합리화 시키고 있을 우리들.

그냥 그 둘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받아들이면 해결될 것을.
나의 몸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뉘어 행동하지 않듯이
공적 운동도, 사적 연애도 결국 "내"가 하는 것임을.


그래서?
김연수의 소설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덧붙임.
김연수의 글 원문을 읽고 싶으면
http://blog.naver.com/h2h2hiro/90012100767
를 참조하시길.
글 제목인 '우리가 잃어버린 뜨거움이여'로 검색하면 한겨레21기사는 오류나고...
읽을 곳이 여기 밖에 없더라.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정래 선생님과 점심먹다  (6) 2008.12.08
집에서 나를 찾는 시간.  (2) 2008.12.08
김국환을 찾는 이는 누구?  (2) 2008.12.05
바닥치는 중  (16) 2008.12.02
윤정언니, 잘가요  (4) 2008.11.30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면 다 알겠지만.
사람들이 '어떤 검색어'로 내 블로그에 찾아오는지를 알 수 있다.

어제도 블로그 관리화면에서 이것저것 하다가 그 키워드를 살펴보는데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김국환의 블로그를 애타게(!) 찾고 있는 것이다. ㅋㅋ


*첨부파일에 보면 내 블로그 주소랑 국환이 이름을 엮어 검색한 건이 3건.
  내 주소만 검색한 건이 1건.
  김국환이 내 블로그에 남긴 메일주소로 검색한 건이 1건 있다.
* 누군가 내 블로그에서 글을 보고 윤정언니가 누군지 궁금했나보다.
  궁금한 사람을 위해 사진이 올라와 있는 링크를 붙인다.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3
* 이 키워드 검색 결과는 어제 오후의 것이다.   검색 당시 가장 최근 것부터 보여준다. 사진이 잘 안보이면 누르면 크게 보인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안타깝게도 김국환의 블로그 주소는 나도 알고 싶다.
누군지 몰라도 혹시 찾으셨으면 여기에도 남겨주고 가시길 바란다. ㅋㅋ
(사실 그 블로그를 찾아볼 구글검색자는 몇명 짐작이 간다. 이놈들...ㅋㅋ)

그리고 주말에 인터넷을 이용할 김국환이는 이제그만 블로그 주소를 밝혀랏!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에서 나를 찾는 시간.  (2) 2008.12.08
공적 운동과 사적 연애의 일원론  (2) 2008.12.05
바닥치는 중  (16) 2008.12.02
윤정언니, 잘가요  (4) 2008.11.30
감정의 스위치  (4) 2008.11.26

지켜야할 네가지의 원칙.

다독,다작,다방,다댓

근데 이게 원칙의 문제라기 보다는...
나는 저 네가지가 재밌다 -_-;;;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