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테고리의 이름처럼 천기저귀 쓰기는 '생각보다' 쉽다.
그렇다...쉽지는 않다. ㅋㅋㅋ
"쉬워요" 라는 말에 홀랑 넘어가서 시작한다면 밀려오는 배신감에 나를 원망할지도 모르니...ㅋㅋ

나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당부한다.

1. 과학기술의 발전을 믿어라.

특히 세탁기를 신뢰하라.
세탁기는 빨래를 깨끗이 빨아주는 기계라는 것을.
그리고 한달에 한번 통세척이면 세탁조 안의 곰팡이 및 유해세균은 사라지리라는 것을.
또한 아기전용 세제도 믿어야 한다. ㅋㅋㅋ

참고로 나는 통돌이 세탁기를 쓴다.
신혼집에 드럼세탁기가 빌트인으로 있었는데 세탁력도 별로, 시간도 너무 길고 통도 잘 안마르는 것 같아서 새집으로 이사오면서 통돌이로 장만했다.
1년간 평균 일주일에 두번정도 빨래했으니 통 상태는 양호할 것이라 철썩같이 믿고 세탁조 클리너 사서 돌려주고 아기빨래 시작했다.

아가사랑 세탁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물론...이번 여름처럼 비가 미친듯이 왔을때는 아가사랑 세탁기와 드럼세탁기의 건조기능이 없음이 매우 후회스러웠고 가스건조기를 살까 했으나...버텼다.
살림이 늘어나는게 싫어서 아가사랑 세탁기를 사지 않았지만 집이 넓고 경제적 여유가 있거나 누가 선물로 사준다면 아가사랑 세탁기도 좋겠다 싶다.
하지만 통돌이로 기저귀도, 아가옷도 다 잘 빨고 살고 있다. ㅎㅎ

손빨래로 천기저귀를 쓸 생각이라면...
그냥 포기하시라.
분명 3일만에 손목이 나갈테니...

2. 신생아때부터 바로 시작하라.

이건 분명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엄마는 신생아때는 소변 횟수도 많도 변도 묽어서 빨래가 쉽지 않다며 좀 크면 사용하기를 권한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천기저귀 쓰기를 권한다.

왜냐면...
모름지기 사람은 편한 것에 금방 적응하기 때문이다.
불편하다가 편한 것은 하지만... 편하다가 불편한 것으로 가는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나 같은 경우 산후조리원 2주 있다가 집에 와서 산후도우미 2주 이렇게 했는데 조리원 나오자마자 바로 천기저귀 사용했다.
그랬더니 '원래 빨래가 많겠거니', '원래 매일 이렇게 개야하겠거니', '원래 이렇게 자주 갈아줘야 되겠거니' 하게 됐다.
만약 종이기저귀 부터 써봤다면 매일 나오는 놀라운 기저귀 양에, 매일 개야하는 귀찮음에, 자주 쉬야하는 아가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리곤 다시 종이기저귀로 돌아갔을 것이다.

신생아때 천 기저귀 쓰는 것의 어려움은 자주갈아줘야 하는 것 외에도 응가가 묽어서 샌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그게 장점이 되기도 한다.
아, 새는 것이 장점이 아니라;;;

지금 우리 아들은 6개월이 되어 이유식을 시작하자 찰흙같은 응가를 하기 시작했다.
그전엔 그저 묽은...질감으로 따지면 쉐이크에서 생과일주스 정도?
그래서 하수구에 물로 흘려보내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제 찰흙이 되어 하수구에 흘려보내다간 막힐 위험이 있어서 변기에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게 은근 귀찮다.
허나, 똑 떨어지고 나면 빨기는 편한 장점도 있다.


이렇게 딱 두가지다.
아~ 간편하지 아니한가~
신생아때부터 시작하는 것은 사람마다 권장하는 시기가 다르니 패스하더라도 과학기술을 신뢰하라는 것은 백번 강조해도 나쁘지 않다.

아가 좋으라고 쓰는 천기저귀.
엄마가 힘들고 몸 축나면서까지 쓴다면 아가에게 좋을리 없다.
내 몸이 먼저다!!!

여튼, 천기저귀를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용기를 드리고 싶다!
"해보면 별거 아니예요!"
(작게) "그렇지만 아주 쉽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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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천기저귀는 두가지다.
(네종류를 가지고 있지만 주로 쓰는 것은 두가지)

쓰는 것은 밤부베베 솜사탕사각기저귀와 맘스오가닉 땅콩기저귀.
갖고 있지만 쓰지 않는 것은 소창기저귀와 밤부베베 대나무 흡수천(땅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기저귀.

장만 순서는 이러하다.
소창 - 땅콩 - 밤부베베 사각 - 밤부베베 땅콩

출산전 그냥 만만하고 싸게 쓰겠다고 함 끈으로 쓴 소창을 잘라 기저귀를 만들었고 갯수가 모자라 소창 1필을 더 샀다.
근데 의외로 소창이 빨아도 빨아도 말랑해지지가 않았다.
10번이나 빨았음에도 그 소창을 만져본 울엄마..."애기 살 다 쓸리겠다"...흑 ㅠ_ㅠ
총 30개를 마련했고 계속 빨아서 말랑하게 만들었다.
(삶기 전에 충분히 빨아서 말랑하게 만들어야 안뻣뻣하다. 삶기부터 하면 뻣뻣함이 가시질 않는다.)
출산후 작게 잘라 산모 패드로도 사용했다.
한달을 비닐패드 차고 있으니 회음부 꼬맨 곳이 염증이 생기더라.
기저귀 용도 외에 신생아 시절 베개, 각종 깔개 등등 전천후로 사용하고 있다.

바운서에 아가 머리 닿는 부분에 깔아줬다. 아가들은 워낙 땀이 많아 특히 여름엔 잠깐만 앉혀놔도 땀이 흥건...

맘스오가닉 땅콩기저귀는 내가 구입한 것이 아니라 친구 언니가 사놓고 안쓴다며 빌려주셨다.
장기대여. 아주~ 장기대여 되겠다.
땅콩기저귀는 편리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망설였는데 정말 '횡재'했다. 흐흐
물론 소문대로...장마철에 건조가 안습이었다.
특히나 올해처럼 주구장창 비가 오는 여름엔...가스건조기를 살까 백번쯤 고민했다.
또 응가하면 얼룩이 잘 안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부피적고 편리하다.
나는 소변 양에 따라 두장을 덧대어 쓰기도 한다.

총 30장 보유. 소변양이 좀 많은편이어서 두장 덧대어주면 좋다. 놀면서 조금씩 쌀 때는 한장.

토실이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날...EBS를 보다가 '형광물질'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그 프로그램 보기전에 이미 형광물질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인생 피곤하게 살기 싫어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봐버린 것이다. ㅠ_ㅠ
사람 마음이... 안봤으면 모를까 뻔히 다 보고 형광물질 가득한 기저귀를 쓰기가 찜찜해진다.
(무형광 소창도 파는데 난 몰랐다)

10장 사서 쓰다가 좋아서 10장 더 구입. 총 20장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구입한 밤부베베 사각기저귀.
천도 보드랍고 무형광이고 흡수도 좋다.
무형광 사각기저귀 종류가 많은데 밤부베베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손수건이 마음에 들어서다.
출산준비하며 손수건을 구입했는데 부들부들하고 흡수력도 좋았기 때문에 기저귀도 고민없이 구입했다.
사각기저귀 장점이야 말 안해도 다들 아시리라.
빨리 마르고, 여러용도로 사용가능하며, 자기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접어쓸 수 있다.
물론... 널고 개고 귀찮다;;;
하지만 이건 천기저귀 쓰려고 마음먹은 이상 피해갈 수 없는 것 아닌가 -_-;;

내가 주로 쓰는 삼각접기. 응가를 해도 쉽게 새지 않아 선호하는 방법이다. 여름엔 커버 없이 밴드로만 채워주기에도 좋다.


그 이후 밤부베베에서 체험용으로 땅콩기저귀를 두개 샀는데 이게 흡수력은 좋지만 한참 엎드려 노는 토실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
하도 엎드려 놀아 앞부분이 발진이 잘 나는데, 대나무 흡수천이 약간 까슬까슬하면서 살이 쓸렸다.
앉아놀게 되면 모를까...토실이에겐 맞지 않는 제품이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내가 써보니 좋아서'

응?
기저귀를 써봤다고?

그렇다.
나는 면생리대를 쓴다.
환경보호나 자원절약 같은 거창한 이유에서가 아니라 오로지 '내 몸을 위해' 쓴다.

일회용 생리대를 쓰는 여성들이 겪는 모든 고통.
꿉꿉하고 달라붙고 가렵고 심하면 염증도 생기고.
결혼 후 '내 살림'을 시작하고 나서 써보기 시작했다.
귀찮으면 안하려고 일단 조금만 구입해서...
(방수천이 덧대어지지 않은 것을 추천한다. 나는 '피자매연대'에서 제작해서 파는 것을 구입했다. 면생리대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개하겠다)

아, 좋았다.
면.
더이상 가렵지도 꿉꿉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다.
당연히 아가도 면이 상쾌하겠지.

귀찮지 않냐고?
당연히 귀찮다.
매우 귀찮다.

근데 또 할만하다.
못 살겠는 정도로 귀찮지 않다.
못믿겠다고?
이 게으른 내가 하고 있다면 믿을 수 있겠지? ㅋㅋㅋ

여튼, 천기저귀 사용은 할만하다.
그리고 면생리대의 쾌적함을 경험하고 나면 더더욱 이정도 번거로움은 참을 수 있다.

오늘로 우리 아가는 151일째.
출산 전 천기저귀 장만부터 사용기까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왜냐고?
천기저귀 사용이 정말 해볼만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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