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별로다.
내가 부당해고를 해야 하는 입장이, 구조조정으로 누군가를 그만두게 만드는 입장이 될 줄은 몰랐다.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회사가 살아야 직원도 산다'와 비슷하게 '조합이 살아야 모두 산다'고 주장해야 하다 뭔가 계속 내 옷이 아닌 것 같은 기분.
게다가 오늘은...
혹시 우리 내부에 누군가 정보를 흘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까지 하면서 나의 과거를 미워하게 됐다.
편 가르고, 그는 어느 그룹인가 계산하고.
마치 정파가 뭔지 뒤를 캐는 것 처럼.
사람사는 세상은 다 이런건가 아님 내가 유독 그런 바닥에서 살아왔던 걸까.
예전엔, 항상 내(혹은 우리) 주장을 할 때 상대방은 적이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맞는' 것을 주장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이제 내 앞에는 그저 의견이 다른 우리편만 있을 뿐이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하면서도 늘 듣는이의 감정을 보살펴야 한다.
이게... 이게 나에게 맞는 일인가 대체.
날 아는 사람은 알텐데... 난 저런 사람이 아니다.
사적인 인간관계에선 감정을 살피지만 일에 있어선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때론 사적인 관계에서도 맞다고 생각하면 그냥 말한다.)
여지를 두지 않는 편이며 상대의 감정은 내 알 바 아니다.
난 맞는 얘기를 하는 것이니까.
아.
어렵다.
차라리 싸우는 편이 낫겠다.
싸우는게 지긋지긋해서 도망쳐온 나인데.
싸우지 않는 건 더 어렵다.
고작 14가구 모여있는 조합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며칠 전 술 취한 친구놈의 "아는 사람이 왜이래?"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
내가 요새 뭐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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