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언론노조 기범선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으레 뭘 물어보는 전화겠거니 하는 마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창립기념식을 한다는걸 알고 있어서 그와 관련된 선전이나 기타등등에 관한 것이라고 추측하며. ㅋㅋ)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우리생일인데 안오나?"

웃음기 가득한 질문에 "내가 거길 왜가"라고 나답게 퉁 받았다. ㅋㅋ

창립기념식이라 전화한건 맞는데 용건은' 함께 만든 사람들 이런 날이라도 얼굴보지 언제 보겠냐'는 것이었다.

"내가 만들긴 뭘 만들어~"라며 요즘 근황을 짧게 나눈 후 전화를 끊었는데 짧은 전화에 걸맞지 않게 여운이 너무 길다.


언론노조.

그저 그만둔 '직장'일 수도 있는 곳이지만 그렇지 않은 '나의 조직'이었던 곳.


여러차례 고백한 적 있는대로 사실 언론노조에 들어갈 때 '노동운동에 헌신하리라'는 큰 뜻은 없었다.

단지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방향을 정하고 할 수 있는 일을 둘러보던 중 기회가 와서 일하게 된 것이다.

(첫번째 직장은 프로메테우스. 인터넷매체에서 놀랍게도 잠시 기자질을...)


그래서일까.

밀려오는 온갖 잡무와 이런 일을 왜 하고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는 단순사무.

그리고 종종 마주치는 '나이어린 여성'을 '미스김' 수준으로 대하는 지부장들.

(단위노조 위원장인데 의식수준 꼬라지 하고는...)

5년을 일했음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나의 활동방향.

내가 생각하는 것을 주장하려면 옆사람과 피터지게 싸워야 하는 현실. 혹은 그 꼴을 봐야 하는 짜증.

(아놔- 적과 싸우기도 바쁘다고!)

그리고 끊이지 않는 집회에 대한 피로감.

(집회를 하고 또 하고 파업을 하고 또 해도 어쩐지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은 언론자유와 언론노동자들의 상황. 그 안에서 나는 그저 기계적으로 집회 판을 짜고 섭외하고 연락하고 점검하고 길바닥에서 뛰고 춥고 덥고...)


지금 생각해보면 10년 넘게 일해온 선배들에게 나의 이런 얘기는 정말 코웃음도 안나올법한 고민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 나에게는 절박했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5년을 더 채워 10년을 활동해도 어쩐지 선배들처럼 되지 않고 그저 나는 잡무담당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름만 좋은 '활동가'라는 직함.

조직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조합원(그러니까 지부장들)이 하게되고 우리들은 계속 서포터하고 묵묵히 따라가야 하는 것도 내겐 답답함이었다.

이것은 물론 나의 내공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었겠지만 선배들의 경우도 그닥 나아보이진 않았다.

노동운동을 이끌어간다는 자부심? 느끼질 못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역시 사람.

그런 여러가지 좌절감 속에서 인생의 낙오자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나는 특정 1인과 늘 어긋났다.

(이 때가 바로 내가 인생의 희망을 찾지 못하고 우울의 늪에서 헤엄치다 상담을 시작했을 때다.)

다른 고민들도 심각했지만 사람과의 트러블은 계속됐고 도무지 그 상황에서 내가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란 보이지 않았다.

손바닥만한 사무실에서 다른업무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부딪힐 터.

'이런 씨X, 내가 그러지 않아도 성과를 못찾아서 답답한데 니 꼴 보기 싫어서라도 때려친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_-;

(물론 그 당시 우울증 상담과정에서 내가 그만두더라도 반드시 나는 다른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겨서이지만. ㅋㅋ)


그래서 그만두고 나서도 그리운 사람들은 많았지만 도통 그 곳이 '나의 조직' 같지는 않았다.

내가 만든 것도 없고, 그 안에서 내가 자란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통화가 끝난 후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5년.

허투루 지나간 세월이 아닌 것이다.

내가 성과가 있건 없건, 내가 열과 성을 다했건 하지 않았건 내 조직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생각도 당시 분노의 감정들이 다 사라지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

이제 알 수 없는 열등감과 당시의 허탈함은 정리하고 다시 내 활동을 정리해 봐야겠다.

물론 나는 민애청 활동이 더 즐거워서 노조생활을 등한시 한 것이 사실이다. (쿨럭;;;)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나는 좀 더 내가 활동의 주인이 되는 쪽을 선택한 것이지만.

여튼... 성실하지 않았던 5년간의 나의 노조활동가 시절을 이번 기회에 깊이 반성하련다.


동지들이 보고 싶은 밤이다.



덧.

까먹을 뻔 했다.

나이어린 여성이 살아남기 어려운 노동운동 판에서 술, 담배를 못한다는 것은 정말 극복할 수 없는 치명적 단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도무지 사람과 친해질 방법이 없는 거다!!!

아... 나 정말 괴로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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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KBS파업 돌입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KBS와 파업이라...
이제 MBC와 파업은 왠지 어울리는데 KBS가 파업이라니 조금 생소합니다.
저도 생소한데 보통 사람들은 어떨까요?

어제 KBS에서 주요하게 들었던 구호는 "KBS를 살리겠습니다" 입니다.
MBC파업에서는 김주하 기자의 멘션이기도 했던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였죠.
그 두개의 말의 차이가 지금 두 방송사의 차이겠죠.

지킬 것이 있었던 MBC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그래서 이제는 살려내야 하는 KBS.
MBC가 국민들 마음에 쏙 드는 보도를 하고 있진 않지만 적어도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마저 정권 홍보질을 하고 있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있었던 것이겠지만.
그러나 지금 KBS는 취재하러가서도 "KBS는 왜 왔냐"는 타박을 들어야했습니다.
공정보도를 하고 싶지만 내부 구조때문에 불가능한데...정권 비판 프로그램 만들었다고 보복성 인사에 시달리는데...취재처에가서 개 취급 당하는 기자들 얼마나 서러웠을까요.
그래서 KBS파업이 더 애처롭습니다.



어제 집회에 가수 이상은씨가 노래하러 왔습니다.
집회와 이상은.
촛불문화제에 어울릴 것 같은 그는 한여름 땡볕에서 노래했습니다.
"저는 투사가 아니구요..."라고 말을 시작했던 그녀.
여기저기서 "저도 아닙니다"라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었죠.
참 신기하게도 이상은씨가 노래를 시작하자 무더운 여름 집회가 아니라 야외 콘서트장에 온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그의 매력 혹은 마력이었나봅니다. ^^

KBS파업 이틀째.
장마비가 시작됐네요.
시원하게 내리는 비 처럼, KBS동지들의 싸움이 시원하게 승리하길 바랍니다.

참, 왜 파업을 하냐구요?
기자들이 공정한 보도를 위해 노사가 함께 공정방송보도위원회 구성하자고 했는데 사측이 싫다고 했답니다.
공정한 보도에는 관심이 없는 방송국... 재밌죠?

아, 그리고 주말 예능 결방이 예상됩니다.
1박2일, 천하무적 야구단 등...
무한도전에 보여줬던 애정들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전우' 메인PD가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사실 그 드라마 반공드라마여서 제가 좀 싫어했는데...이제 애정어린 비판을 해보려합니다. ^^;;


덧붙임. 임종빈 기자의 파업을 적극 지지합니다! 널 이렇게 다시만나다니 무척 기쁘다 ^^

드디어 일주일간의 농성이 끝이 났습니다.
다행히 위원장님은 단식을 오늘로 푸신다고 하시구요.

무엇보다 지난 일주일간 저를 무척 힘들게 했던 일 중에 하나가 끝이나서 너무 기쁩니다.
농성준비와 문화제 준비.
여러사람이 나누어 하던 일을 일손이 부족한 관계로 혼자 하다보니 체력은 바닥에 몸은 탈이 났거든요.

하긴...
저를 힘들게 한건 '일'자체 보다도 '개념미탑재' 인간들이지요.
어찌나 이곳저곳에 개념을 밥말아드신 것들이 널려있는지.

하지만 오늘 여의도에서 방송차를 '운전(!!!)'하고 오는길에 그간의 피로를 싹 날려줄만한 일을 만났습니다.
우리 방송차에는 '날치기 언론악법, 시민들이 판단해주십시오'등의 문구가 잔뜩 붙어있어서 누가봐도 언론노조 차인게 티가 나는 차입니다.
혼자 그걸 몰고 여의도-신촌-시청을 오는 길은 사실 조금은 부끄럽습니다.
(게다가 초보라;;;;)

신촌로터리쯤 됐을까...
앞에 빨간색 미니쿠퍼가 있더군요.
아...비록 운전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있는 초보이지만...초보운전자에 엑셀도 브레이크도 둔한 2002년식 짐 잔뜩 실은 스타렉스...그리고 밤운전;;;
외제차에 긴장한 나머지 신호에 걸려서도 핸들을 두손으로 꽉 쥐고 있는데 갑자기 미니쿠퍼의 뚜껑(썬루프라고 하던가요 ㅋ)이 열리더군요.
그리고 그 뚜껑에서 삐죽이 나온 것은...
"언론악법 폐기하라!"라고 쓰여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명의의 손피켓이었습니다.

혼자 소리내어 웃다가 너무 고마워서 상향등을 번쩍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 피켓은 또 나오더군요. ㅋㅋ
신호 내내 피켓을 들어주던 그 운전자...
상향등과, 비상깜빡이로 서로 고맙다는 신호를 주고 받고 오는 그 신촌길이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초보운전자가 아니었더라면 잽싸게 폰카로 사진을 남겼을텐데 제가 초보인게 정말 원망스런 순간이었습니다.

참, 오늘 감동스런 일은 또 있었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을것만 같은 우리 실장님이...사회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8일째 단식을 하던 위원장을 소개하면서 목이메어 말을 못하시더군요.
저도 여러번 생각한 적이 있는..."누가 저 착한사람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그러셨답니다.
누가...누가 인간 최상재를 투사로 만들었을까요.
발언하는 위원장님을 보며 자주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자리가, 시대가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여튼, 한시름 덜었으니...
이제 전 좀 쉬러 가야겠습니다.
근데 고장난 몸은 어떻게 수리해야 할는지...

(오늘 새로 배운 맞춤법 입니다. '할런지', '할른지'는 틀린 말입니다. '할는지'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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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서 " 불법인데 합법이다"

뭐...이 비슷한 말로(지난번 트윗놀이처럼)
"대운하는 반대하나 4대강은 찬성한다." (정운찬)
이런거군요.

사람을 죽였지만 살인은 아니다.
내가 쳤지만 폭행죄는 없다.

이제 절차상의 불법은 상관없으니
대통령 선거때 옆집아저씨가 투표하러 가기 귀찮다고 하면 대신 해줍시다.
대리투표가 위법이지만 법은 유효라잖아요. 푸하하하

우리 위원장이...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반드시 이겨 있을 것" 이라고 했지요.
우리는 천천히 이기고 있는 것을뿐 지는 것은 아니라면서요.

허나 저는 식견이 짧고 무식하여...
지금의 이 작태가 어이없을 뿐입니다.
국회도, 헌법재판소도 코미디를 일삼는 나라...너무 즐거워서 배꼽이 빠질 지경입니다.






* 우리 사무실엔 이런 놀이가 유행입니다.
"이제 회의시간에 깽판치고 막 대들어, 절차는 문제있지만 결정만 나면 장땡이잖아"
"안건 통과안되면 될때까지 우겨, 일사부재의에 위배되지만 유효하잖아"
이런 놀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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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성금을 한푼두푼 모아 만든 소중한 광고입니다.
방송협회는 이 광고에 대해 공정성의 이유를 들어 '방송 보류'를 결정했다는군요.

웃음만 납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은 여과없이 펑펑 들어대도 공정하고
국민들의 주장은 정부에 反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나봅니다.

헌재의 판결은 10월 29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헌재가 부디 현명한 판결 내리기를 진심으로 빌어봅니다.


* 이 광고를 TV에서 볼 순 없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널리널리 전파해주세요.


언론악법 원천무효 범국민 서명 및 모금 광고 동영상 (전국언론노동조합)

 

* 맞불광고 후원계좌
농협 056-01-130226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노조에서 국민들의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긴투쟁에 남은 조합비가 없다지요 ㅋㅋ
(이게 맞는 비유인지 원...)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도움을 청합니다.
작은 정성이라도 조금씩 도와주세요.
여러분의 도움이 언론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립니다. ^^

이게 왠 뒤늦은 사진인지...
끝나자 마자 부지런히 포스팅 한다는게 바빠서...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까지 왔다.
(우리나라 노래가 생각난다 ㅋㅋ)

하여간 이 사진은 2009/4/11 윤중로 벚꽃축제 기간에 윤중로와 국회 안에서 언론악법에 관한 선전전을 진행한 사진이다.
4년전에 나름 출입기자로 하루종일 생활하던 국회지만, 간만에 나들이가니 신나서 찍은 사진들도 함께 올린다.
뭐 쫌 부끄럽지만 어떠랴.
다 나의 노는 모습인것을 ㅋㅋ

국회 내 선전전 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실의 도움을 받아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진행했다.

국회는 벚꽃축제기간에만 국민에게 출입을 전면 개방한다.
국회의원을 누가 뽑은지도 잊고 사는 것 같다.
테러의 위험을 스스로도 잘 알아서 일까?
평소에는 출입증 패용하라고 잔소리하고, 출입증이 없으면 신분증을 맡기고 국회에 들어가는 목적을 밝혀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사실 들어가보면 별거 없는데 말이다. 풋.

마녀복장하고 있는 김세희 노무사와...
나무 그늘에서 흡연하고 있는 최상재 위원장, 김쌤 직찍. ㅋㅋ

이건 뭐 ㅋ
국회에서 놀고 있는 나의 모습.
피곤하긴 했는데 재밌었다.

젤 오른쪽이 나다 ㅋㅋㅋ
1시간 반정도를 케로로와 함께 다니며 (스티커가 붙은) 꽃씨를 배포했다.
젤 밑에 사진은 미디어오늘에 실렸다;;;;

꽃씨를 비롯하야...마녀복장과 케로로, 뽀로로, 뿡뿡이 등 개릭터가 인기 만점이었다.
이제 선전전도 요즘 트렌드를 알아야 성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구호외치고 칙칙한 복장으로 다닐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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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누구누구 언니처럼 영화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루에 한편씩 영화를 보는 영화광도 아닙니다.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지요.

깊이 있는 영화를 특별히 골라보는 것도 아니지만
추석 때 티비에서나 볼 법한 코믹시리즈를 볼 만큼 가벼운 영화를 보지도 않습니다.
(코미디영화를 비하하는건 아닙니다만 몇몇 코미디영화들은 정말 보고만 있어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해서요.)

워낭소리(너무 유명해졌지만)나 송환 같은 다큐영화도 좋아하지만, '~맨' 시리즈라던지, 해리포터 같은걸 챙겨보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지요. ㅋㅋ

여튼.
전 지금 전주국제영화제에 가고 싶습니다.
올해로 10회째라네요.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잘 아냐구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단지 씨네21을 정기구독하던 시절(2-3년 했었는데...) 전주국제영화제에 가보는 것이 꿈이었죠.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도 가보고 싶긴 합니다.)

사무실에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포스터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 자리 뒤 벽에 붙였습니다.
제 자리 뒤 벽은 저의 희망공간이지요.


저의 희망공간을 보겠습니다.

오른쪽 촛불소녀가 있는 포스터는 작년에 언론노조에서 만들었던 포스터입니다.
"검역주권! 언론자유! 우리가 지킵시다!"라고 써있죠.

그리고 그 밑에 YTN관련 미니현수막은 '투쟁 100일 맞이 촛불문화제'와 '후원의 밤'때 제가 만든 현수막입니다.
(노란들판에 현수막을 주문하면 저렇게 미니사이즈를 동봉해줍니다.)
이제...YTN투쟁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YTN때문에 미친듯이 바빴던, 하루에도 선전물을 몇개씩 만들어야 했던 날이 그리워집니다.

그리고 촛불옆 파란하늘이 있는 포스터는 터울림 2008 가을굿 포스터입니다.
무척 가고 싶었는데...
'안친한 친구' 김소현의 결혼식이었습니다.
터울림 가을굿을 본게 언젠지...
가고 싶은 마음에 붙여만 놓고 가끔 넋을 잃고 바라봤던 포스터입니다.

그리고 왼쪽 두개가 바로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입니다.
아마도 터울림 가을굿처럼 가고픈 마음에 넋놓고 바라보기만 하겠지요.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라고 합니다.
그 기간에 전주국제영화제는 커녕 영화관에서 영화나 한편 볼 수 있으면 다행이겠단 생각이 드네요.
남들은 '근로자의 날'이라며(게다가 연휴!) 룰루랄라 놀러가고 있을지도 모를 5월 1일에, 저는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하루종일 서울 시내 길바닥을 전전하다가 (연휴인 바람에)밤까지 문화제를 사수해야하겠지요.
그래서 영화제에 가고픈 저의 '마음'만 벽에 붙였습니다.

아아...언젠가는 저 희망공간이 '희망'이 아니라 '현실'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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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 : 노동가요 공식음반2 - 강철은 따로 없다 - 서기상)



아, 좀 전에 MBC마감뉴스를 보다가 좀 흥분했다.
MBC 이춘근 PD가 체포됐단다.
이 역시 불법체포겠지.

도주의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체포한단 말인가.
프로그램 잘 만들고 있는 PD를 왜!

지난 일요일 YTN 기자 4명을 체포한데 이어
MBC PD 체포.
그 중 YTN 노종면 기자는 결국 구속영장까지 접수된 상태.

기자나 PD가 특권층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이렇게 정권이 맘에 안든다고 마구 체포할 상대가 아니라고는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정부에 반하는 보도를 할 것이며, 어느누가 정부비판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인가!
(물론 YTN은 보도 때문은 아니지만... 하긴 PD수첩 광우병편도 정부'비판'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린' 프로그램이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정말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하고 있다.
이제 이 나라에 상식은 없는 듯 하다.

내일은 YTN 노종면 지부장 구속 규탄 촛불문화제를 연다.
아마도 이춘근 PD 체포로 인한 또 많은 일정들이 생겨나겠지.
아, 이제 갈 길은 파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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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제부로 일단락 된 우리의 싸움.
지난 1월 초 처럼 우리는 작은 승리를 이뤘다.
그러나 말그대로 '작은' 승리일 뿐.
한나라당은 100일 뒤로 기한을 미룬 것 뿐이다.
(직권상정 해도 대박 깨질 거 같으니 몸 사린 것이란 판단도 여럿있다)
여튼 기한을 박은건...민주당이 삽질한거다.

하여간 어제밤 우리는 신났다.
왜?
문화제 공연이 너무 흥겨워서. ㅋㅋ

내가 가장 좋아하는 MBC본부의 SPB는 여전히 파업중에 우리를 찾아왔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들의 공연은 너무도 멋졌다. 꺄오-
(난 드러머에 반해버렸다. 아흙 ㅠ_ㅠ)
너무도 신난 우리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에게 찍혔다 ㅋㅋ
(기사 전문은 http://www.vop.co.kr/A00000244522.html 를 참조하시라~)


MBC 박성제 본부장,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그리고 나, 미나 ㅋㅋ, 미디어오늘 안경숙 기자, 조형주 방통특위장 까지 ㅋ
위원장님 원래 소리지르고 훨씬더 신나셨었는데 카메라 오니 입을 다무셨다 ㅋ
아이 참 ㅋㅋ

하여간.
우린 100일간 힘을 다질게고.
그들도 국민을 속이기 위해 온힘을 다할 것이다.
때로는 전면전보다 여론전이 더 치열하고 무섭다.
우리의 싸움은 계속된다.

아래 사진은 MBC노조에서 만든 포스터.
눈과 입 부분에 테잎을 붙이면 완성되는 포스터다.
이런 톡톡튀는 아이디어!
아...어찌 MBC노조를 사랑하지 않을수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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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나는 MBC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MBC조합원들. 당신들은 정말 멋져요!
(오늘 오후 밀려오는 무대설치 실무에 잠시 MBC본부를 원망했던 저를 가슴깊이 반성합니다 ㅋㅋ)

내가 꼽은 이 동영상의 압권은 최현정 아나운서의 '날치기'다 ㅋㅋ
그럼 즐감 & 배포 하시라!





* 김정근 아나운서 (오프닝)

안녕하십니까,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 본부에서 전해드리는 뉴스 속보입니다.
한나라당이 언론 악법을 통과시켜 방송을 장악하려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도 위태롭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합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 본부에서는 전 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준비했습니다.


* 최현정 아나운서 (영어)


긴급 속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겨우 1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합의 없이 언론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것을 날치기라 부릅니다.
이 악법은 온 국민의 분노를 부르고 있고, 대한민국은 언론 자유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방현주 아나운서 (중국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13억 중국인들이여!!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해주십시오.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또 한 통의 항의전화를 해주십시오.
이번에 전화 걸 사람은 김형오 국회의장입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튼 짓 하지 마라.”


* 권희진 조합원 (프랑스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사르코지와 브뤼니의 만남보다 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커플이 탄생하려고 합니다.
바로 3대 대형극우신문 조중동과 방송의 결합입니다.
이들의 만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대재앙이 될 것입니다.
대다수의 국민은 반대하고 있지만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습니다.


* 이동희 조합원 (스페인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많은 단어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상식 소통 언론자유....
세상에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는 시계도 거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역사가 후퇴하고 다시 독재정권이 부활했습니다.


* 하지은 조합원 (일본어) 


언론법 개정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나라당의 말은 거짓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정말로 거짓말입니다.
한편, 국회 문방위에서는 난데없이 일본어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겐세이 놓고 끼어들이시면 계속 늦어지니까...”
우리가 한나라당에게 듣고 싶은 말은 ‘겐세이’가 아니라 ‘쓰미마센’입니다.


* 김정근 아나운서 (클로징)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저희는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여러분도 동참해 주십시오.
‘언론장악 저지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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