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리집은 큰집이었다.
일년에 제사도 수두룩 했고 명절엔 내내 북적북적하고 일이 많았다.
그래서 차례음식 만드는게 나에겐 그리 힘든 일도 낯선 일도 아니었다.
국민학교 시절엔 시골 할머니집 간다는 친구들이 참 부럽기도 했었다.
시골집이라니... 낭만적이기도 하여라...
결혼하고 나선 시댁이 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다보니 명절 첫날이 대목이다.
그래서 내일은 남편에겐 새벽부터 밤까지 약 15시간의 노동이 기다리는 날이다.
며느리들은 집에서 애들과 음식을 해야하고.
암튼 평생 명절에 시골은 커녕 다른집에 가본 적이 없다.
기차표를 끊었든 실패했든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보다야 '명절전야'의 느낌은 덜 나겠지만 그래도 명절전야는 전야다.
명절연휴동안 하지못할 것을 대비해 세탁기를 쉴틈 없이 돌리고, 냉장고에 상할 음식들을 처리하고, 청소를 해두고 있다.
그냥.
왠지 스산하고 비장한 느낌은... 보름달 때문이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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