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을 위한 육아휴직 본격 2개월차.

(그런데 사실 진짜 휴직자로서 온전히 시간을 보낸건 3주차에 접어드는 것 같다. ㅠㅠ)


휴직 1-2주차엔 토실군과 다정한 시간을 보내겠단 야무진 꿈을 이루기 위해 집에 와서 장기도 두고 오목도 두고 했지만... 매번 짜증으로 마무리됐다.

내가 그렸던 그림은 이게 아닌데 말이다. ㅠㅠ

3-4주차엔 그 짜증의 근원이 뭘까 고민했고 몸이 힘들어 짜증을 내는 것 같아 일찍 재웠다.

충분한 수면이 보장되자 어느정도 안정을 찾는듯 했으나 다시 시작된 짜증.

그럼 이건 뮈지...


내가 이러려고 육아휴직을 냈나 자괴감이 들 무렵 발견한 것이 있었으니...

매주 수요일 방과후로 배드민턴을 하고 오는데 그 날은 세상 즐거운 표정으로 집에 온다. 그리고 돌봄교실에서 운동하고 온 날도 신나게 집에 온다.

그래서 시도해 본 것이 집에 오는 길 뛰어 놀기.

나는 할 일이 거의 없고 넓은 공터나 놀이터에 같이 가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다. (물론 엄마아빠의 시간을 담보로 하는 쉬운 일)

단 10분이라도 놀고 들어온 날은 훨씬 더 평온하고, 뛰어놀고 들어온 시간이 길 수록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낸다는 4-5주차의 교훈을 얻고 남은 육아휴직 기간 되도록 조금 일찍 가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다.


학교에서 아무리 재밌고 신기한 새로운 것을 배워도 여덟살 아이들이 좀이 쑤시는 걸 참고 한 자리에 앉아 꾸준히 뭔가를 한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겠지.

자기 마음대로 할 시간,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이에게 내가 힘이 되는 선에서 충분히 놀 수 있게 도움을 주는게 지금 내가 할 일인 것 같다.

충분히 놀고 쉬어야 인생이 즐겁지!


도움을 주기 위해서... 나도 충분히 놀고 쉬어야지!

오늘 최고로 게으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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