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사는 동안 이 마을에서 요가 클래스가 있다기에 신청했다. 요가라니 대체 몇년만인지...
필라테스도 하는 몸이니 요가쯤이야! 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아주 난이도 있는 동작들을 시키는 바람에 온몸이 당기고 쑤셨다. 엄마가 요가하는걸 창문너머로 본 꼬맹이들은 신기해했고 이런 모습을 보는게 참 좋구나 싶었다. 엄마 역할 말고 엄마의 (너희들이 없는) 일상.
집에서 점심을 차려먹었다. 반찬은 소시지였는데 난 귀찮아서 택한 메뉴, 애들은 너무 좋아하는 메뉴여서 윈윈.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조기구이... 짐을 싸면서 생선용 밀폐용기을 챙겼다. ‘내가 무슨 생선을 거기까지 가서...’라는 생각을 하며 짐을 보내놓고 후회했는데 도착 첫날 마을 할머니께서 애들이랑 튀겨먹느라며 세마리 주고 가셨다. 통 없었으면 어쩔뻔... 선견지명인가.
제주 와서 처음으로 낮잠을 잤다. 활동량이 서울의 2-3배인데 잠을 안자니 둘째는 확실히 짜증과 슬픔이 늘었다. 첫째는 피곤하니 동생을 놀린다. (무슨 마음이냐 이놈아) 2시간 가량 자니 둘다 온순해져서 나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 이제 낮잠 자주 자야지!!!
오후 일정은 동문시장. 구경도 하고 반찬거리 등등을 사러갔는데... 좀 실망. 군것질꺼리도 애들이랑 먹기엔 적절하지 않았고 반찬가게는 양이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깻순나물, 달걀말이를 샀다.) 오메기떡과 천혜향쥬스, 귤, 백설기 등을 사서 마무리. 둘째는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다.
시내에 나간김에 한살림도 들렀다. 꼭 사려던건 씨리얼이었는데 과자도 사고 라면도 사고 곰국도 사고 뭘 많이ㅜ샀다. 근데 한살림 있는 동네... 되게 비싸보이더라.
아무튼 귀가하여 고기가 먹고싶다던 둘째의 소원을 들어주려했으나... 애들은 물총놀이에 홀려 저녁은 대충 옥수수랑 떡으로 때우겠다며 앞마당에서 놀기 시작했다. 체력이 고갈된 나도 뭐 나쁘지 않았다. 밤산책까지 하고 긴긴 하루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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