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아는데... 나는 아주 계획적이다. 그 이유는... 계획이 있는 것이 나를 마음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계획이 안지켜져서 때론 괴롭기도 하지만 계획이 없어서 느끼는 괴로움보다 어그러지는 괴로움이 작다. 게다가 어그러질 것에 대비해여 계획을 여러개 세우기 때문에 보통은 예상범위 안에서 모든 일이 진행된다.
그런데... 제주에 오면서 세웠던 계획은 하나도 없었다. 계획을 세울 시간도 없었거니와... 무계획으로 살아보고 싶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잠들기 전 다음날 오전 일정과 밥먹을 장소를 검색하고 있다. 그게 내 마음의 안정을 주니까.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살아봤다. 물론 큰 동선과 일정은 존재했지만, 네비게이션의 목적지 없이 해안도로를 따라 달린다거나(애들의 만족도가 높아서 할 수 있었다) 가다가 궁금한데에 정차해서 충분히 둘러본다거나(이것도 만족도 높음) 이런 일들. 아주 조그만 변화였지만 즐거웠다. 한달을 이런 순간들로 채워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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