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능을 본 건 모두 3차례.
98년 99년 00년
그 중 98년은 97년 말(98년 수능이 치뤄지던 때)에 IMF가 터지면서 예년에 비하면 넘치는 성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떨어졌고(취업이 비교적 보장되는 학과였음)
99년은 학교에 들어갔고
00년은 학교다니며 본 거라 공부를 거의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98년 수능보다 점수가 잘나와서 난 고3때 과연 뭘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
(00년 수능은 그래서 원서를 넣진 않았다)

여튼 그 이후에 수능은 그냥 '날씨 추운날'로 나에게 남았고
종종 '시험을 봐서 한의예과에 갈까'하는 충동이 일기도 했지만 엄두가 안나서 포기하길 여러차례...
그래서 거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오늘 수능날.
또 아무 감흥 없는 날이었다.
출근길 라디오에서 '공공기관 출근이 1시간 늦어지는 관계로 출근길 정체는 없었습니다'라는 멘트를 듣고도 그냥 그런갑다...했다.

근데 오늘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미니홈피에서 이 사진을 발견했다.

그래.
얼마나 긴장했던가.
내 삶의 전부가 걸린거라고 생각했었더랬다.

시험을 잘 보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과에 진학한다는 꿈도 있었지만...
수능점수에 의해 학교가 결정나고
서열이 매겨진 학교에 따라 취업이 결정나고
역시 서열 매겨진 직장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고
급여의 많고 적음에 따라 행복이 비례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저 사진은 수험표와 신분증과 펜과 누군가의 손이지만.
그 속에 긴장감이, 신중함이, 떨림이 느껴진다.
아마도 저 학생도 자신의 모든 것이 걸려있다고 생각하겠지...

수학능력시험을 보지 않고도 원하는 전공을 고를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들어가기는 쉽지만 졸업하긴 어려운 대학이야 말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기회.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많아지는 기회가 아니라 정말 공평한 기회.
그래야 직업에도 귀천이 없어지고 정말 본인에게 맞는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또 얘기는 흘러흘러 삼천포로 왔구나.
여튼.
2008년을 살고 있는 나에게 수능은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수능 볼 자식이 있는것도 아니고 ㅎㅎ
단지...
어서빨리 입시제도가 사라지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수능 잘봐서 (좋은)대학 간다고 해서 다 인간답게, 행복하게 사는 것도 아니다.
공부잘해도 사람같지 않은게 있고, 공부못해도 훌륭한 사람도 많지 않나...
중요한건 나 자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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