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대로 몸이 움직이는게 당연하지만...
몸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 것도 당연하다.

무슨 소린고 허니...
내가 뭘 사고 싶으면 자꾸 그 가게나 사이트를 기웃거리기 마련인게고...(전자)
내가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집안일에만 신경쓰게 된다는게다.(후자)

그래서 지금 말하고 싶은건 후자의 경우인데...

이사 때문에 모든 대외활동(?)을 줄이고 집안일에만 몰두했더니
다른거 하고 싶은게 싹 다 사라졌다.
모든걸 팽개치고 그냥 집에 들어앉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_-

왜 학생운동 시절에 이런얘기 많이 하지 않았던가...
고민하며 잠수타는 후배에게 "고민은 함께 하는 사람들과 나누어야 답이 나오지, 들어앉아 있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나와서 누나랑 얘기 좀 하자." 라고.
그게 다... "너 집에 있으면 영영 때려칠게 뻔하니까 빨랑 나와서 데모하자." 뭐 이런거였다.
사람은 자기가 들어앉아있는 세상만 보이고 그 안에서 고민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번 잠수탄 사람은 돌아오기 힘들고(왜냐면 새세상에서 다른 고민하며 살고 있으니까) 오랫동안 휴가갔다오면 일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무슨 얘길 하고 싶냐고? ㅋㅋ
뭐가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때려치고 싶다고 ㅋㅋ
아...뭘 해도 흥이 나질 않누나~
근데 먹고는 살아야겠고... 거 참 괴롭고나...

용산구민에 마포구민이 되었습니다.
두 블럭 정도 멀어졌는데 아직 4일밖에 안돼서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아직 체감하지 못했구요.
단지 출근길에 교통수단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 밖에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새집은...모든 집이 그렇듯이 좋은점도 나쁜점도 있습니다.
그건 조만간 자세히 얘기하도록 하고...

우야든동, 저는 매우 피곤합니다.
정말이지 이사는 사람이 할게 못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지요.
멀쩡한 내 짐을 다 끄집어 냈다가 다시 자리를 찾아주는 그 소모적인 작업을...4일간 꼬박했습니다.

이제 이불과 책장, 베란다만 마저 정리하면 끝이군요.
아아...
피곤하여라...

작년 이맘때였죠.
용산에 사람이 6명이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 좀 멍했던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믿어지지가 않아서 듣자마자 분노한게 아니라 그냥 좀 멍했습니다.

그 후, 셀 수 없을 만큼의 집회가 열리고, 많은 싸움이 있었지만 이 정부는 그들을 그저 '테러범'이나 '난동꾼'취급했고 1년이 다 되도록 사망한 철거민 5명은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그리곤 근1년만에 타결이 됐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허나 합의금에 관한 내용만 있는 타결이었지요.
아직도 용산참사는 누구에 의한 잘못이었는지, 뭐가 문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그저 망루에 올라간 그들이 '불법'이라고 말할 뿐입니다.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장례를 치르게 되어 다행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저 역시도 반쪽짜리 합의지만 장례를 치르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9일 노제때 유가족의 발언을 들으며 더더욱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편의 타들어간 몸뚱이를 1년이나 차가운 냉동고에 넣어둔 아내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얘기만 들어도 내 눈에 눈물이 나는데 본인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요...

영결식이 끝나고 노제가 끝날 때까지 눈이 내렸습니다.
문득 작년에 외할머니 돌아가셨을때가 생각이 나더군요.
죽은이를 마지막으로 보내드릴때 눈이 오는 것이 그렇게 슬픈일인지 처음알았었는데...
노제 내내 가족들은 얼마나 슬펐을지...

열사 다섯분.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빕니다.
그 곳은 평등한 세상이겠지요...



* 핸드폰으로 찍어서 눈이 펑펑내리던 아름다운 하늘을 담지 못한게 안타깝습니다.

* 6시간 가까이 추위에 떨었지만 다행히 날씨가 많이 춥진 않아서 견딜만 했습니다.
  사람은 단련되는 동물인지라, 영하 10도에 몇시간씩 나앉는 생활을 많이했더니 -다른사람은 추웠다던데- 토요일 정도의 날씨는 솔직히 좀 우습더군요.
   뿌듯하면서도 우울한 사실이랄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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