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조합원들이 구본홍 출근저지투쟁을 90일째 하던 날(어제), 투쟁지원하러 갔습니다.
보통 8시쯤 시작하는 집회는 9시쯤 마무리를 합니다.

YTN지부장의 말을 듣고, 외부에서 연대하기 위해 오신 분들의 말씀을 듣고, YTN 조합원의 얘기를 듣고...
대개는 그렇게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어제는 낌새가 다르더군요.
YTN지부장님이 말하길...
"구본홍이 오는지 아닌지는 간부들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다. 출근하는 날은 간부들이 밖에 나와있다."
정말 주위를 둘러보니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간부들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짭새들이 아무리 사복을 입어도 짭새 티가 나는 것처럼, 간부들도 그냥 서 있을 뿐인데 티가 나더군요.
조합원들은 간부들에게 부끄럽지 않냐며 썩 들어가라고 외쳤고, 간부들은 그저 먼산 바라보거나 무시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봤습니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세단 한대가 서고...구본홍이 등장했습니다.
조합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우르르 일어나 인간담벼락이 되어 구본홍을 막았습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단지 구본홍이 아무리 밀어도 밀리지 않았을 뿐.
"위선자는 물러가라"
"학살자는 물러가라"
"학살자는 썩꺼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조합원들 틈에서 안간힘을 쓰며 출근하려는 구본홍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감상적인 탓일까요?
(우리 사무처장님의 말에 의하면 제가 마음이 약해서라더군요...)

그 나이 (쳐)먹고 아들뻘 혹은 조카뻘 되는 사람들에게 (개)무시 당하며 있는 구본홍을 보자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나 성향은 차치하고...'인간'으로서 연민이 생겼달까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무엇이 인간을 저토록 망가지게 하는 것일까'

구본홍도 자기 집에선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남편일텐데...저 수모를 당하며 굳이 출근하려는 이유가 뭘까...
왜 물러나지 않는걸까...
권력의 달콤함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도 팽개치게 할 만큼 저토록 무서운 것일까...

참 씁쓸한 아침이었습니다.
구본홍이 구본홍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역에 퍼지게 될까봐 두려웠습니다.


덧붙임.
구본홍은 91일째인 오늘도 출근시도 했다더군요.
참...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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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집에 wii가 도착했다.
끼얏호!

내 생일 선물로 친구들이 사줬다.
(물론 컴퓨존 포인트와 함께 결재했지만 ㅋㅋ)

우리집으로 바로 보내도 되지만 내가 선물 들고오는 설렘을 느끼고 싶다고 굳이 옥선네 집으로 보내서 어제 꾸역꾸역 들고온 wii

집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내던지고 남편씨에게 외쳤다.
"사진찍어줘~!"
그리곤 곧바로 사진촬영. ㅋㅋ
바로 저 사진이다.
어찌나 해맑은지 좋아죽겠다는 표정이다 ㅋㅋ

여튼 어제 난 11시에 귀가하여 wii 설치를 마치고 1시간이 넘게 남편씨와 놀다가 잤다.
처음엔 시큰둥하며 "니가 알아서 해"하던 남편씨.
게임 중간중간 승부욕을 보이며 끝까지 함께했다 ㅋㅋ

아~ 이제 우리집에도 wii 세상이 열렸구나~
요가원에서 종종 물구나무서기를 시킨다.

첨에 요가원에 갔을 때 다른 사람들이 벌떡벌떡 물구나무서기 하는 것을 보고 흠칫 놀랐었다.
'아니, 사람이 저렇게 뒤집혀 있을수 있다니!'
처음 1-2주간은 물구나무서기 시간에 난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무리하는것은 안되니깐.

그리고 처음 물구나무를 섰던날 너무 긴장됐었다.
그리고 너무 힘들었다. ㅠ_ㅠ
이 후 차츰시간을 늘려갔지만 힘든시간이 늘어나는 것일뿐. ㅠ_ㅠ
물론 다리가 시원해지고 몸이 뜨끈해지는 기분은 좋았지만 목이 아프고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했다.
그래서 거꾸로 있다가 선생님께 "힘들어요~"라고 말하고 내려갔다.
그럴때는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것 조차 힘겹다 -_-

근데 어제.
물구나무서기를 했는데 이상하게 몸이 똑바로 서는 느낌이었다.
보통 벽에 체중이 많이 실리고 기대게 되는데 어제는 이상하게도 몸이 스스로 서있는 그런 기분?
그리고 정수리가 조금 아프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힘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모두 내려갔는데도 난 힘들지 않았다 -_-;
목도 안아프고 호흡도 힘들지 않고....아니 이런 이상한 경험이.
그래서 결국 선생님께 "언제까지 있어요?"라고 물어본 후 내려왔다. ㅋㅋㅋ
(혼자는 못내려온다 무서워서...)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거꾸로 서있는게 바로 서있는 것처럼 편하다니!
뭔가 기분도 좋고 개운한 느낌?

여튼.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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