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를 집에서 흥얼거리는데 가사가 심상치 않다.

​개나리꽃 들여다보면 눈이 부시네
노란 빛이 햇볕처럼 눈이 부시네

잔등이 후꾼후꾼, 땀이 배인다
아가 아가 내려라, 꽃 따 주께

아빠가 가실 적엔 눈이 왔는데
보국대, 보국대, 언제 마치나

오늘은 오시는가 기다리면서
정거장 울타리의 꽃만 꺾었다


아... 이렇게 슬픈 노래라니.
보국대는 분명 일제시대 강제징용...
이걸 애들한테 설명하자니 참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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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카세트테잎_1. 015B  (0) 2014.12.16

내 인생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산' 카세트테잎은 015B 4집이었다.

당시에는 휴대용 플레이어가 없어서 엄마가 사준 AIWA 라디오 겸용 플레이어로 테잎을 들었던 것 같다.

(그 즈음에 휴대용 플레이어가 생기긴 했는데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게 아마도 중 2.



중학교 1학년 때 우리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살게됐고 나는 엄마랑 언니랑 삼성동으로 이사를 가게됐다.

지금 생각해도 삼성동에서 구반포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는데도 우리 엄마는 나를 전학시키지 않았고(지금 생각해보면 달라진 가정환경에 전학까지 가면 내가 적응하기 힘들까봐 그런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 이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혼자 학교를 다니게 됐다.


학교 정문 앞에 살다가 30~40분 거리를 버스타고 통학하는 것은 너무도 적응이 안되는 일이었다.(그나마 당시엔 차가 막히는 일은 적었으니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나는 특별히 더 놀았던 것도 아닌데 성적이 뚝 떨어졌다.

성적이 떨어진 것은 전혀 슬프지 않았지만 달라진 내 처지는 힘들어 매일매일 펑펑 울었던 것 같은 그 시절.

뭐든 다 자신없고 소극적이게 했던... 그래서 밖으로는 더 아무렇지도 않은듯 살았던 시절.


그 시기에 정말 많이 들었던 015B 4집.

같이 샀던 앨범이 아마도 신승훈 3집이었을텐데, 그리고 가요톱텐 차트는 늘 신승훈이 휩쓸었을텐데 평생 남는 음악은 공일오비.

그런거 보면 유행이란게 무색하기도 하다.


이 앨범은 '신인류의 사랑'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앨범이다.

당시에는 없었던 직설적인 가사로 엄청 인기가 있었고 얼굴없는 가수니 어쩌니 하는 말도 나왔던 것 같다.

아직도 015B 하면 이 노래가 거론되고 이 노래만 부르고 반짝 사라진 가수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

그야말로 전형적인 015B식 발라드.

(신인류의 사랑은 너무 가벼워서 이 앨범 중 가장 안좋아하는 노래였다. -_-;;)

이때부터 나의 이장우 앓이는 시작되고... ㅋㅋ


그리고 이 앨범에 수록된 '第四府'라는 노래는 권력을 가진 3부(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넘어 언론이 4부라며 사회를 비판하는 노래로 93년에 나온 노래인데... 어찌된게 20년이 지난 2014년에도 상황이 딱 맞다.

세상 참 안변한다.

(역사가 발전하고 있는게 맞냐? 진짜?)


암튼 그 옆은 015B 5집.

6집은 CD로 사서 테잎은 5집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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