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되지 않는게 인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나는 무척(지나치게) 계획적인 인간(이라기 보다는 계획을 세우기 좋아하는 인간이라 해두자)이라 예상에 없던 갑작스런 일이 싫다.

예를 들어 누가 갑자기 "야, 지금 나와" 이런 약속. 싫다.

그와 반대로 나와 함께 사는 남자는 이런 일 너무 좋아한다.

아아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생활패턴.

(그래서 같이 사나;;;)

 

여튼 계획치 않았던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기뻐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기뻐하질 못했다.

처음엔 그저 당황스럽기만...

 

뭐 이쯤되면 눈치 챌 사람들은 눈치 챘겠지만...

둘째가 생겼다.

(쿨럭;;;)

 

내년 3월 지안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3월 한달 푹 쉰뒤 4월 부터 새인생 찾아 신나게 달릴 예정이던 내 인생은...

흑... 안드로메다로...

내 길 찾기는 2년이 또 미뤄지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러다 내 자아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건 아닌지 걱정이다.

 

남편씨는 둘째 생각이 없었고 나는 둘째를 낳더라도 내후년쯤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는 실로 '사고'에 가까운 일이다.

마치 불조심 표어처럼 '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지안이 가질 때는 그렇게 날짜를 맞춰도 잘 안되던 일이...(심지어 임신 가능일 아닌 날에 임신됐다 -_-)

이번에는 정말 '에이 설마' 했는데 덜컥.

이쯤되면 생명은 정말 하늘에서 주신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하여간 심란하고 뒤숭숭한 마음은 접고 이미 벌어진 일을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떤 생각을 하던 결과는 변하지 않으니 정신건강에도 이롭고 뱃속 아가에게도 이롭게 좋은 쪽으로...

 

아마 지금 6주 안팎이 됐을 것이고(어짜피 병원에선 8주에 다시 오라고 하기 때문에 8주에 방문할 예정) 가벼운 입덧이 시작됐다.

속이 비면 울렁거리고 기름진 음식이 싫다.

일단 출발은 지안이 때 보다 나은데 어찌될런지.

 

이쯤으로 중대발표를 마치며...

그간 우리집에서 빌려간 장난감, 카시트, 옷 기타등등 각종 육아용품은 내년에 다들 반납준비하시라.

더불어... 각종 육아용품 우리집에 보내주시면 마치 새것처럼. 안쓴물건처럼 고이 보관했다 돌려드릴테니 기쁜마음으로 빌려주시길. ㅋㅋㅋ

(특히 옥선양. 내가 노리고 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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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부터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과 사진들을 보며... 앓아누워서도 빙긋 웃는 나를 보며...
우리가, 내가 얼마나 그 시절을 즐겁게 뜨겁게 살았는지. 또 얼마나 그리워 하는지 알게됐다.

윤민석 양윤경 선배에 대한 미안함과 부채감은 우리의 젊음과 청춘을 사랑하는 마음에 비례했던 것 일지도.

토요일 주점을 준비하던 선배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분명 10년 전엔 늘 하던 일이지만 지금은 절대 하지 않을 쌩노가다를 하면서도 실실웃던 얼굴들. 물론 나또한. ㅋㅋ 결과적으로 윤민석 음악회와 후원주점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후원하게 됐다.

낯가리는 나조차도 모르는 선후배들과 마구 떠들게 했던 그 밤. 같은 시절을, 시간을 공유했단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10년전을 그리워하는 이 열병을... 즐겁게 앓아야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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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환자보다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지친다.

엄마는 하루종일 병원에 있는 것도 아닌데 이틀반 만에 힘들어한다.
물론 병원생활은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치는 일이지.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닌데... 병간호도 아니고 수발들 일도 없는데 벌써 앓는 소리를 하니 걱정이다.

엄마 자체도 걱정이고 엄마가 나한테 얼마나 더 징징거릴 지도 걱정이다.
애가 따로 없는 울 엄마.
어쩔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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