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 선거에 무슨 후기가 있겠냐마는...

있다.

(뭐래? -_-)

 

이래저래 정파(의 기득권 싸움)에 치여 만신창이가 된 당.

그래서 이번 당직자 선거는 더 중요하고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불가능한 일인거 알지만... 나는 정말 정파를 떠나 사람에 대해 판단하고 투표하고 싶었다.

불가능한 일인거 알고 있었지만 투표를 하러 접속해보니... 그럼그렇지. 불가능했다.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평당원이라면 모를까, 일단 후보별 대표 구호만 봐도 어떻게 끼리끼리 모여있는지가 한눈에 보였고 잘 모르겠다 싶으면 정책만 조금 봐도 그냥 다 파악되는 그런 상황.

그 인터넷 창 앞에서 상황이 싫은게 아니라 내가 싫어졌다. -_-

혼자 순진한'척' 하고 싶었던 거다.

 

아, 그리고 또 하나의 상황.

이번 당 사태로 인해 길고 긴 분열을 끝내고 함께 하나 싶었던 나의 출신학교.

그래서 청동모임이 즐겁고 신났었는데... 아놔 이런 젠장 또 다른 길을 가고 계신다.

학교가 뭐 얼마나 크다고 갈래갈래 갈라져 갈길 가시나.

역시 정파를 극복할 순 없는 것이었나...

 

여튼 나는 몇몇 지인들의 성의없는 선거운동에 힘입어 그 사람들을 콕콕 골라... 혹은 요리조리 피해... 내가 찍고 싶은 사람들을 찍었다.

물론 개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으므로 그냥 내 촉을 믿을 수 밖에. -_-;;

 

앞으로 당이 어찌될 것인가.

정말 이거 버리자니 꺼림직하고 안버리자니 짜증나는 상황.

 

이젠 정말 '누가 무엇을 잘못했나' 따위는 중요치 않아 보인다.

정파싸움이 늘 그렇듯 나중에는 감정만이 남아 서로에게 상처를 낼 뿐.

이 와중에 정파가 없(고자하)는 나는 비겁한걸까, 합리적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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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신의 상태나 마음을 표현하는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말보다 글이 편하고 때로는 음악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고로 나는... 사람들을 만나 수다떨고 차마시고 술자리에 '있는' 것(나라고 안마시고 싶겠냐마는. 주량이 거의 바닥이라;;;)도 좋지만 정말 깊은 생각이나 마음은 정리된 글이 편하다.
대부분 사람들의 성격이나 행동패턴은 어릴때 만들어지기 마련이라서... 아마 나는 사춘기 시절 친구들에게 쉽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을 겪으며 나도 모르게 마음을 닫았기 때문에 점점 더 그런 사람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나에게 인터넷 공간은(PC통신 시절 포함)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엄청난 수단이었고(해방구한 표현을 쓰려다 버렸다 ㅋㅋㅋ) 또한 내 마음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유니텔을 거쳐 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지금은 블로그까지 오게 됐다.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고 하니... 늦은 밤 모니터 앞에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는게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을 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답답하단 말을 하려고.
그말인 즉슨. 요새 내 머리속을 정리해야겠는데 잘 안된다는 거.

시간은 마구 흐르고 생각할 시간과 수단은 녹록치 않고.
어렵구나.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스승의 날이다.

어버이날에만 꼴랑 어버이의 은혜를 생각하듯 스승의 날에만 꼴랑 은사님을 떠올리는 이 얄팍한 양심.

 

그나마도 지금 난 스승의 은혜에 대한 글을 쓰려는 건 아니고... ㅋㅋ

대학에 온 후 '아니, 이 선생님이!'라며 배신감(?ㅋㅋ)이 들었던 사건이 두개있는데 그게 뭔고 하니...

 

고2 때 생활관 가는 버스 안.

어쩌다보니 난 담임 옆자리에 앉게 됐다.

그리고 다들 그러하듯, 버스안에서는 노래시키기가 한창이었다.

근데 지목한 친구가 노래를 못하거나 빼거나 시간을 끌거나 그럴때면 으레 짜증이 나기 마련.

그때 우리 담임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노래는 이러하다.

"이번 판은 나가립니다~ 다음판을 기대하세요~ 다음판도 나가리면..."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그 노래를 가르쳐주다말고 혼자 당황하며 재빨리 다른 가사로 대체하던 우리 담임의 얼굴을 ㅋㅋㅋ

그렇다.

나름 우리 담임은 국어교사였던 것이다. ㅋㅋㅋ

차마 고2 여학생들에게 대놓고 "이빨몽창 뽑아버려요"란 가사를 가르쳐줄 순 없지 않은가! ㅋㅋㅋ

 

두번째 사건도 노래에 얽힌 얘기.

고2 때(공교롭게도 같은 해네?) 풍물반 1학년 신입생 환영회 자리.

신입생을 환영하는 의미로 풍물반 담당선생님이 우리에게 불러준 노래는...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애틋한 연인의 아픔을 그린 듯한 생전 처음들어보는 노래.

대학에 들어와보니 이 노래는 '직녀에게'.

통일을 그리는 노래가 아닌가.

아 선생님... 전교조이신건 알았지만 이런 노래를 불러주시다니 진정 멋지십니다~

 

두분은 이제 서문여고에 안계시지만...ㅋㅋ

스승의 날이면 꼭 생각난다.

아, 결혼식 주례를 서주신... 한 분께는 낮에 꼭 전화드려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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