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심코 daum사이트를 들어갔는데 실시간 검색어에 "손석희 김제동"이 떴다.
각각 검색한 것도 아니고 둘을 같이 검색하다니?
희한해서 눌러봤더니, 김제동이 100분 토론 패널로 나온단다!!!
그래서 주제가 연예계 문제나 문화 관련인줄 알았더니 400회 특집으로 시청자들이 뽑아준 패널 중 하나였던 것.

오전에 그 기사를 보고 하루종일 100분 토론을 기다렸다.
씻고 욕실문을 열었더니 막 시작하고 있길래 물기를 뚝뚝 흘리며 나왔다 ㅋㅋㅋ
일단 알아보겠는 패널은 한나라당 떠오르는 마녀 나경원, 민주당 전병헌, 유시민, 진보신당 진중권, 가수 신해철, 개그맨 김제동.



나경원 의원은 얼마전까지 아름다운 외모로 어필했으나 "어디서 감히", "결혼 1순위는..." 등의 발언으로 마녀 이미지로 굳히고 있다.
전여옥 여사가 그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어서 매우 안타깝겠다. ㅋㅋ
역시나 사람을 '하대'하는 그 태도는 보는 사람을 짜증나게했다.
특히 '지난 정권이 곳곳에 밖아놓은 대못을 빼고 있다'는 발언은 일제강점시 시절 산맥마다 박아놓은 대못을 연상케 하는 어이없는 발언이었다.
지들 맘에 안드는 구조는 다 대못이냐?
그리고.
사이버모욕죄가 처벌을 위한게 아니라 교육을 위한거라고?
대체 니들이 발의한 사이버모욕죄 어디에 그런게 있더냐?

전병헌 의원.
나경원에 비해 좀 약하지 않았나 싶다.
YTN등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에 대해 얘기하려는 시도를 해서 '저 놈, 수 쓰는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왜냐면 얘기가 깊이도 얕고 파급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분히 우리를 비롯한 언론운동 진영을 의식했겠지.

유시민씨는 2004년 12월 국가보안법 폐지 얘기 할때부터 실망스럽기 시작해서 장관하면서 망가짐의 끝을 보여줬던 것 같다.
본인말대로 '자숙'기간이어서 그런걸까?
예전에 보여줬던 그의 '칼날'은 이미 무뎌질대로 무뎌져 '칼'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것이 되어버렸다.
자연인의 분위기, 중재자의 분위기, '모두 내 잘못이오' 분위기를 풍기며 토론에 임하는 모습은 참 생경했다.

중앙대 겸임교수라는 직책으로 나온 진보신당 진중권.
늘 볼 때마다 '진중권이랑 같은편인게 얼마나 다행이냐'를 생각하게 하는 진중권씨.
내가 안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어제 발언은 참 재밌었다.
특히
"나는 CEO고 당신들은 사원이다.
 나는 브레인이고 당신들은 수족이다.
 근데 이 브레인안에 '삽 한자루'만 들어있는거죠."
에서 난 쓰러졌다. 웃겨서 ㅋㅋㅋ
시민논객으로 나와있던 사람들도 박장대소 하더라 ㅋㅋ
진중권씨의 토론은 '같은편'에서 보기엔 재밌다.

가수 신해철, 마왕 신해철, 논객 신해철.
"아이들 교육을 생각해서 일제고사 했습니까?"
캬오~
그 말에 발끈했던 나경원의 얼굴을 보니 더욱 속시원.
"악플로만치면 저는 이제 거의 '영생'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올해 가장 즐거운 뉴스는 '넥스트 신보 발행'입니다."
푸훗.
어제 참 신해철 다웠는데 꼰대들이랑 토론해서 빛을 발하지 못함이 아쉬웠다.

김제동이 나온다고해서 사실 기대가 컸던건데...
김제동은 역시 이미지관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수나 배우와 달리 '개그맨'에게 정치적 색을 입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틀림없다.
가수, 배우들도 정치적 커밍아웃을 하고나면 각종 선입견에 힘든 마당에 김제동은 오죽했으랴.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는 간간히 읽을 수 있었지만 너무도 돌려 말하는 바람에 보는 사람이 안쓰러웠다.
좀 더 과감하게 촌철살인을 날려줬어도 좋으련만.
김제동은 지나치게 '토론프로그램이니 웃기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가장 아쉬운 패널이었다.
(하지만 김구라나 김미화가 나왔다고 해도 역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좀 아쉽다.
저런 좋은 패널을을 불러다가 '이명박 정부 1년 평가와 전망'이라는 후진 주제로 토론을 하자니 올해 했던 토론들의 반복이었고 한나라당, 민주당의 지지부진한 싸움을 계속 봐야만 했다.
좀 더 참신한 주제와, 국회의원을 배제한 토론이 더 낫지 않았을까 살포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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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뒷북이냐고 하겠지만.
베토벤 바이러스를 봤다.
종방하자마자 메가티비로....ㅋㅋ

종방 하길 기다렸다가 일부러 본건 아니고, 본방 할때는 바쁘고 뭐하고 해서 안보다가
재밌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어느 하릴없는 휴일 남편과 함께 "베토벤 바이러스나 볼까?"하며 보기 시작했는데...헉. 멈출수가 없었다.

재미도 재미지만 클래식과의 그런 행복한 만남이라니.
어렸을적 첼로가 너무 해보고 싶었던 기억까지 살아났다.
게다가 모짜르트에 대한 애정까지도.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고 너무 좋아서 모짜르트 음악을 한참 들었던 때가 있었다.)

베바를 말하려면 김명민이 빠질 수 없다.
이지아의 어눌하고 어색한 연기를 용서하고도 남을 그의 연기력이란!

(게다가 갈색계열의 수트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 남자는 본적이 없다!
나...내가 사랑하는 갈색 수트.
그리고 멋진 갈색톤의 체크바지.
그게 잘못입으면 얼마나 할아버지 같은 복장이던가!)

제멋대로이고 직설적이지만 한없이 여린 강마에.
너무도 훌륭한 김명민의 연기때문에, 이전의 김명민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다.

남들이 보기엔 성질 더럽고, 괴팍하고 차가운 사람이지만
알고보면 정 많고 따뜻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소심하기까지 한 강마에.
상처받기 싫어서 더욱더 밖으로는 강해보이려는 사람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의 진심을 알게 되는 사람이 한둘씩 늘어간다.
'진심은 통한다'는 명제가 여기에도 성립되는 것일까?

나도 강마에처럼 언젠가 주변사람들이 나의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런 면이 더욱 반가웠을지 모르겠다.
(별로 좋은 습성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좋지만 이런 약한 뒷모습이 너무도 좋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강해지는 그런 모습.
사실은 상처 잘받고 약한 속마음.

아...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래서 나 classic모음 CD샀다고 ㅋㅋ
(맞다. 자랑질.)
OST말고 베바에 삽입된 classic모음 CD가 따로 있더라.
그래서 구입했다.
게다가 vol1, vol2 두 버젼.
각각 2장씩 총 4장의 CD다.

이제 클래식의 바다로 빠져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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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의 러브레터 여름특집 밴드데이. 라던가?
아....앞부분을 놓쳐서 아쉽다.
EBS에서 하는 시네마천국 '놈놈놈'편을 보느라 거기에 푹빠져서 러브레터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있다가 채널을 돌렸는데...
으엇! 봄여름가을겨울. 이 나오고 있는게 아닌가.
아아아아아...

그래서 완전 아쉬워 하고 있는데 그 다음 밴드는 자우림.
아 역시 김윤아.
어딜 봐서 저 사람이 애까지 낳은 아줌마란 말인가.
그녀의 파워풀한 가창력과 멋드러진 무대매너라니.

매직카펫라이드로 시작해서 하하하쏭으로 맺는(총 4곡 불렀다) 이 무대는 정말이지 환상 그 자체다.
자우림 콘서트. 다음엔 꼭 갈테다!(불끈!)

그나저나...
매직카펫라이드라면.
우리의 김쎈양 아닌가. ㅋㅋㅋ
아, 보고 싶고나.
2000년 어느날 애국한양 어느 아스팔트 바닥(5다시 앞이던가...한마당이던가...그것도 아님 노천?)에서 팔짝팔짝 뛰며 부르던 너의 매직카펫라이드가.
너 그때 참 귀엽고 엉뚱했는데 말야.
음.
생각해보니 너 지금도 좀 귀엽고 엉뚱하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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