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가들이 발을 빠는 시기에 지안이는 발을 빨지 않았다.
그때는 그저 얘는 안하려나보다 하고 별 생각 없었는데 며칠전부터 라은이가 발을 빠는 것을 보고서 지안이가 발을 빨지 않은 이유를 깨달았다.
지안이는 다른 남자아기들에 비해 행동발달이 빠른편이어서 백일무렵 뒤집기를 시작했고 5개월무렵 배밀이를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등 대고 누워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고 엎드려 놀며 열심히 근육을 단련한 후 배밀이로 온 집안을 탐사하느라 바빴다.
물론 라은이도 뒤집기를 시작한 것은 매우 빨랐다. 무려 2개월차부터 뒤집기 시작했으니...
그러나 5개월인 현재 아직 배밀이를 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안이는 눈 앞의 물건을 잡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는데 라은이는 조금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바로 누워서 놀거나 옆으로 누워 노는 시간도 조금 있기 마련.
그러다 발을 빨기 시작한 것이다.
쪽쪽 소리를 내며... ㅋㅋㅋ
오늘 유독 떼를 쓰며 졸린데 안자고 배고픈데 안먹고 징징대던 지안이.
오전에 두시간을 꾹꾹 참다 드디어 나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쉽게 한계 드러나는 사람인데 그간 자식이라고 많이 참았다... 부들부들...)
급기야 나는 큰소리로 "이제 그만 좀 해! 졸리면 자던지 말던지 맘대로 해!!! 엄마 갈꺼야!" 라고 외치며 자꾸 나에게 달라붙는 아가를 거실바닥에 뿌리치고 안방으로 홱 들어가버렸다.
그러자 차마 따라오지도 못하고 거실바닥을 부여잡고 악을 쓰며 울더라.
너무 화가 났지만 다시 달려가 안아주고 달래주니 서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운다.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오후에 주차장에서 읽은 '아기성장보고서'란 책에... 엄마가 기분대로 아이를 대하거나 감정을 읽어주지 않으면 애착형성이 잘되지 않아 안좋다는... 뭐 그런 내용.
급 반성하며 더 사랑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더 읽는데, 엄마는 집안일보다도 아이의 감정이 먼저라는 내용이 들어온다.
잠깐 생각을 좀 해보자.
지안이는 혼자서 잘 놀지만 엄마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꼭 와서 매달린다.
부엌에서 이유식을 만든다거나, 세탁기 돌리러 간다거나, 빨래를 넌다거나, 내가 밥을 먹는다거나 등의 일을 하면 와서 안아달라고 조르는데... 그럼 이 모든 것을 아가 잘 때만 해야 된다는 얘기?
장난하나 지금?
우리 애는 낮잠을 하루 한번 한시간반 밖에 안자는데 그 사이에 이걸 다 하라고?
음... 갑자기 덜 미안해진다.
책은 책일 뿐.
그리고 엄마도 한명의 사람일 뿐.
부처는 아니잖아?
지안아, 물론 엄마가 미안해.
말도 못하는 니가 얼마나 답답했겠니...
하지만 나도 좀 살자!
아... 아가에게 화가 치밀어 오를때...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는다.
돌이라니...벌써 돌이라니...
내 눈엔 아직 태어난지 대여섯달 밖에 안된 아가로 보이는데 어느새 돌을 맞았다.
각설하고...
돌이라고 주인공 고생시켜가며 주변사람 여럿 불러모아 부페에서 시끌시끌 정신없이 밥먹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우리부부는 결혼 전 부터 같은 생각이었다) 가족들끼리만 밥을 먹었다.
그래도 돌상은 차려주어야겠기에 검색에 검색을 거듭, 대동소이한 돌상대여업체 중 가장 뒷 배경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곳으로 결정했다.(역시 뭐든 예뻐야... 돌스드림이란 곳인데 좌식전통돌상 가격은 정말 거의 다 비슷하다.)
백설기 대신 미단떡에서 무화과떡케익을 주문했고(예뻐서;;;) 수수팥떡은 시어머니께서 직접 만들어주셨다.(감동...)


돌 사진의 백미는 '우는 주인공'
여느 아가와 마찬가지로 우리 지안이도 한복을 입히니 뚱한 표정을 짓다가 울어버렸다. ㅋㅋ
그리고 돌잔치의 하이라이트 돌잡이.
한복만 입어도 불편한데 복건을 씌우자 정말 울 기세.
하지만 앞에 화려한 것들에 곧 마음을 빼앗겼다.
그 중 지안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녀석은 바로 '판사봉'
사실, 돌잡이 용품 꺼낼 때 부터 나는 지안이가 판사봉을 잡을 줄 알았다.
뭐든 두드리며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녀석인데 그 중 판사봉이 가장 적합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_-;;






지안이를 낳기 전.
그러니까 배속에서 '토실이'던 시절 효창공원에 종종 갔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낳을때 덜 고생하기위해...
그리곤 근 1년만에 찾은 효창공원.
마지막으로 산책한 것은 지안이 낳기 이틀전인 4월 10일.
가진통이 정말 진진통처럼 와서 열심히 걸었던 기억이 난다. ㅠ_ㅠ
여튼 이날 날씨가 따뜻해서 아가랑 세식구 산책하러 들렀는데 아가는 유모차에서 잠들고 우리둘만 산책하고 군것질. ㅋㅋ
뒤늦게 일어난 지안이와 사진한장 찍고 집으로 왔다.
의상협찬은 박지성군. (정말 이름이 박지성이다!!)

난생 처음...
하긴 아가들은 '난생 처음' 하는 일이 너무 많다. ㅋㅋ
10월 3일 하늘이 열린다는 개천절을 맞아 토실이는 난생 처음 고형식을 먹었다.
이유식이라 부르는 그것.
액체류만 꼴깍꼴깍 먹던 아가가 드디어 사람으로 한걸음 더 거듭나기 위해 숟가락으로 먹어야 하는 음식을 먹게 된 것이다.
한참 얼굴이 뒤집혔을 때라 얼굴이 바둑이처럼 얼룩덜룩 하지만 그래도 첫 이유식 날이니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남겼다.
첫날 아가 숟가락으로 세숟갈 먹던 토실이는 이제 30~40ml를 꿀떡 먹는 아가가 되었다.
뭐든 잘먹는 우리 꿀돼지.
(근데 살은 안찌는 우리 꿀돼지.)
어제 오늘은 소고기 미음까지 꿀떡꿀떡.
많이 먹고 쑥쑥 커라~

"엄마, 날 어디에 데려온 거예요?"

엄마와 기념사진 한컷.(포커스 나갔다...남편씨의 솜씨;;;)

"자 한입 먹어보자~""응? 뭘 어떻게 하라구요?"(바람과 같은 속도로 식탁을 두리번 거리는 중)

"쌀미음 맛이 어때?""음..."

"어라? 우리 엄마 요리 좀 하는데?"

"아 맛있다 꿀떡~"

(식탁을 두드리며)"더 내놔 더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