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한번에 8표를 행사해야하는 무시무시한 선거였다.

서울시 마포구에 살고 있는 나는.
서울시교육감, 교육의원, 서울시장, 마포구청장, 서울시의회의원, 마포구의회의원,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마포구의회 비례대표를 뽑아야했다.

이명박 정권의 중간심판이라는 선거의 주된 키워드는 복지 vs 개발 이었다.
무상급식과 4대강으로 대표되는 두개의 키워드.
결과는 복지쪽의 절반의 승리였다.
(하지만 개발쪽의 참패였다. ㅋㅋ)

선거가 끝난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쓸 작정이었다.
아, 물론 블로그에.
그러나 무한도전 빰치게 재밌는 선거방송을 보느라 나는 새벽에 잠들었고, 어제는 너무 피곤+일 산더미라 포기.
결국 편지는 물건너갔고, 선거로 인해 들었던 여러가지 생각을 갈무리하는 것으로 대신하려한다.

1.
이명박아, 고마워.


충청도 사람인 울 엄마.
사실 정치에 그리 민감하지도 않고 관심도 별로 없는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인 우리 엄마는...
고백하기 조금 부끄럽지만 대통령 선거에 김종필에게 표를 던진 것이 마지막이다.
(본인도 정확히 기억못하시는데 아마 김영삼 때가 아닐런지...)
여튼 마지막 투표가 근 20년이 된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부산서 태어나 늘 한나라당(예전에 민자당, 신한국당 등등 여러이름이 있었겠지만)만 찍던 아부지...
아직도 80년 광주에서 그런일(우리는 '민중항쟁'이라 부르는 일을 '사건'이라고 표현하심;;;)이 일어난 것이 몇몇 간첩들의 회유로 그렇게 됐다고 믿으시는 분이다.
(진심으로 부끄러운 대목이다)

그런데.
그러던 두분이 이번 선거날에 나를 기다리셨다.
"이명박 하는 짓 꼴보기 싫어서 다른 놈 찍어야겠는데 누굴 찍으면 좋으냐?"는 이유로!

정치에 무심한 아줌마와 보수세력인 아저씨가 '민주세력'을 지지하고 나선 우리집의 대사건이었다.
두분이 사이좋게 투표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걸 보며 눈물이 날뻔했다. ㅋㅋ
심지어 우리엄마는 "심상정을 찍고 싶었는데 사퇴해서 아쉽다"며 나에게 감동 쓰나미를 선사했다.
(나의 진보신당에 대한 감정과 무관하게, 엄마가 진보정치에 눈을 뜬 것에 감동...아아...엄마~)

2.
서울에도 참교육을!


사교육,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입시지옥, 교육비리...
교육이 잘되야 제대로 된 사람이 길러지는 건데...
서울은 이미 거대한 입시학원 같았다.
넘쳐나는 학원과 과외.
그리고 학군때문에 이사다니는 부모들.

그래서 '서울'에서의 교육감선거는 다른 어느지역보다도 중요했다.
서울 어느지역에 살더라도 입시가 아닌 사람을 위한 교육이 되어야했다.

뭐 예상대로...
남의 자식은 굶거나 말거나 내 자식만 서울대가면 그만이라는 강남, 서초, 송파의 어른들은 '전교조를 처단'하겠다는 보수후보에게 몰표를 보냈다.
하지만 상식적인 어른들은 안전한 무상급식과 참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곽노현 교육감을 지지했다.

너무도 바랬던 일이어서 당선된게 오히려 꿈만 같았다.
개표내내 끝까지 경합을 벌여서 더 긴장하고, 긴장한만큼 더 기대하고.
정작 실현되고 나니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기쁘다.

이제 선생님들이 사람을 키우는 교육을 펼칠 수 있길 진정으로 기대해본다.

3.
민주세력? 단일화?


이번 선거는 단일후보가 많았다.
민주진보세력이니, 반MB연대니 하는 말들이 흘러넘쳤다.
(난 위에서 '복지'세력이라고 했다만 ㅋ)

나 민주당 싫어한다.(인간 한명숙은 좋아하지만)
노무현? 싫어한다.
하지만 단일화에 동의해서 그래서 한명숙을 지지했다.

그리고 진보신당도 싫어한다. (진보정당 분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회찬도 싫어한다. (조선일보 창간90년 기념식에 간거 절대 이해못한다.)
하지만 단일화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건 절대반대다.

물론 단일화했으면 한명숙이 이겼을수도 있다.
이겼을수도 있다는건 졌을수도 있다는거다.

그리고 노회찬 득표수 14만표.
이명박이 싫지만 그래도 민주당은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는 진보적인 시민이 14만명이나 있다는건 매우 고무적인일이다.

단일화를 하건 하지않건 그것은 그 정당과 개인의 선택이다.
매국노로 몰릴일은 아닌거다.
단일화 안된게 선거 이틀전에 일어난일도 아니고...한명숙 캠프에서는 당연히 단일화 안됐을경우 당선전략을 짜서 선거에 임했어야 하는게 맞다.
근데 왜 뒤늦게 욕하는거지?
만약 오세훈과 표차가 2-3만표가 아니라 여론조차처럼 20만표였으면 욕안했을껀가? -_-

실력부족을 탓하자.
민주당의 준비부족과 한명숙을 지지했던 이들의 능력이 그냥 여기까지라고 판단하자.
14만표나 얻은 노회찬 욕하지말고...
(다시한번 밝히건데...개인적으로 안좋아한다 노회찬.)

그리고!
이번 민주당의 당선과 득표는...절대 민주당 좋아서 아니다.
이명박이 너무 싫어서다! 너무너무너무!!

4.
투표종료 저녁6시. 개표완료 아침 9시 -_- 

투표시간이 아침6시부터 저녁6시다.
별루다.
저녁 9시까지는 해야되는거 아닌가?
정말 투표율을 올리고 싶으면 투표시간을 늘리던지, 그날 일하는 회사는 벌금을 물리던지 하자.

그리고 개표는 왜이리 오래걸리나?
선관위에서 사람을 늘리거나 기계를 늘리거나 했어야 한다.
애초에 선관위는 투표율이 올라가는게 싫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개표하는데 힘드니까 .-_-

5.
민주노동당


나는 민노당 당원이다.
근데 민노당 찍을 곳이 시의회 비례대표밖에 없더라 ㅠ_ㅠ
표는 8장인데 흐흑...
단일화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막상 표를 받아보니 섭섭함이 밀려왔다.

그래도 많은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의원, 기초단체의원으로 당선됐다.
(물론 떨어진 사람도 많았다. 출마자에 아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 중 당선된 이는 아무도 없었다 ㅠ_ㅠ)
어찌나 기쁘던지.
단일화 하며 묵묵히 '남의집' 선거운동을 도와주며 속앓이했을 많은 당원들... 정말 수고하셨다...

6.
어라? 글이 정리안된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건 6월 4일...근데 오늘은 7일....
주말에 여유를 가지고 새벽녁에 마무리하리라...했으나 주말에도 완전 바빠서 손도 못댔다 -_-
그래서?
그래서 무책임하게 발행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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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한다.
특히 1년 단위로 사는 운동권에서는 그 고민이 남다르다.
(근데 생각해보니 운동권 말고 다른데선 어떻게 하는지 난 잘 모른다;;;)

올해 활동을 돌아보고 평가하고 그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되는데 이 중 '때려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기도 한다.
'내가 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만을 고민한다면 무언가 자리를 찾겠지만, '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면 모든 것을 열어두고 생각을 하게 된달까...

어제 학교 후배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5학번이나 차이나는 어린친구라고 생각했으나 그는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 함께 전망을 고민할 수 있는 벗이 된 모양이다. ㅋㅋ
서로의 조직에 대한 뒷담화와 지지리도 못나고 짜증나는 누군가에 대한 토로...

이런저런 얘기 속에 공통적인 것은... 운동을 확 접을 만한 용기가 모자라다는 것? ㅋㅋ
아마도 나의 인생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기는 25살의 그나, 31살의 나나 매한가지이기 때문일게다.

나에게 확실한 것은 단지 '진보적인 삶'을 살겠다는 것이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추구한다는 것.
허나 내가 구체적으로 무얼 해야할지는 막막하기만 하다.
정말 공부가 부족한 것일까...
난 공부를 하고 싶긴 한걸까...
역시 공부는 싫어하는 딴따라였던 걸까...

이런저런 고민이 생기는 연말이다.
그냥 남들(누구?)처럼 연말이라고 흥청망청 즐겁게만 보내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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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고 싶진 않았다.
이런 칼럼 같은 제목이라니.)

운동권 내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은 일반 성폭력 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입으로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은 형편없는 것.
용서 받을 수 없다.

아주 작은 예로는...
사무실에서 여성에게만 잡일(복사, 커피타는 일 등)을 시키는 경우가 있고.
좀 큰 일로는,
여성 도우미가 있는 술집에 간다던가, 집에서 폭력을 행사한다던가 하는 경우다.

그 경중은 다르겠지만 난 그 둘의 본질은 같다고 본다.
본인이 진보라고 생각하지만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들.

진보는 모든 영역에 걸쳐 발현되어야 한다.
노동자의 평등을 외치는 자가 집안일을 아내에게만 미룬다거나 가사노동의 의미를 폄하해서는 안된다.
(운전못하는 여성들에게 "집에서 밥이나 하지"라고 하는 것은 여성 자체를 무시하기도 하지만 가사노동을 무척 하찮은 일로 여기는 가치관이 내재되어있다.)
통일을 외치는 자가 환경문제는 나 몰라라 해서는 안된다.
(작게는 분리수거도 포함되겠다.)

진보는 밖에서만 외치는 것이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
내 삶에 떳떳해야 그게 진짜 진보다.
자기 삶부터 진보적으로 살면서 진보를 외치자.

쓰레기 같은 것들.
분리수거도 할 수 없는 말그대로 쓰레기.
너희들 때문에 우리 전체가 욕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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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 후배들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다.
한명은 꼭 보게 될 것 같고
또 한명은 볼 것도 같고
나머지 한명은 못볼듯 싶다.
그래도 말할랜다.
이 글을 읽으며 너희들 얘기인줄 알면 다행이고...모르면 할 수 없고...

너희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각자 너희들만의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보면서...
때로는 대단하고,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고맙고, 때로는 기특하고,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다.
그건 아마 너희들이 그저 '한때 운동했던 이'로 살아가는 것을 보기 두려워서인 것 같다.

가끔 혼란스럽기도 하다.
너희가 진심으로 걱정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런 너희들을 보며 내가 자괴감이나 무기력함이 들까봐 걱정되는 것인가.
물론 후자의 경우가 아예 성립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왜냐면 지금도 충분히 그렇게 살고 있는 동기들 선배들을 보고 있으니까.
하지만 마음속으로 아끼고 있는 너희들이기에, 진심으로 너희의 삶을 같이 고민하고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실'이라는 놈은 실로 대단해서 밤낮으로 데모하고 있는 직업과 또 다른 조직이 있는 나도 끝없이 현실과 타협하고 싸우고를 반복하며 살고 있는데, 한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는 너희들은 어떨까 싶다.
끝없이 고민하고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고, 이제는 그냥 잊고 싶어하는 모습도 보이고, 이러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도 보이는구나.

운동이란거...
그리 대단한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뭐 학교 다닐때 대단했었나? 엄청난 결의가 필요했던 것인가?
물론 그 당시에는 그랬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 할만한 일이었지 싶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할 자격이 있는 성실한 활동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고 싶다.
운동은 대단한 것도 아니고, 한때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라고.
그건 그냥 삶 속에 스며들어서 평생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조금은 움직일 수 있을까?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부채감을 조금은 벗어놓을 수 있을까?

내 비록 슬렁슬렁 하고 있는 활동이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첫술에 배부르려 하지 말자.
급히 가려하지 말자.
중요한건 꾸준히 무언가를 계속 하는 것이다. 라고...

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라.
그리고 항상 너의 머리로 생각해라.
너의 생각이 신문의 논리인지, TV의 말인지, 어느 인터넷 페이지의 주장인지 가려야 한다.
정말 옳은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해라.
그리고 아주 작은 것부터 행동하라.

너희 셋은...
매우 달라보이지만 사실은 같고, 같지만 또 다르다.
참 신기한 놈들이다.
근데... 나에겐 똑같은 고민을 안겨주는 아이들이다.

잘 살자꾸나.
삶을 진보적으로.
진보는 삶 속에서 구현되야 하는 거니까.

좀 더 바라자면...
언제 어디서든, 애국한양의 문예일꾼이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덧붙임.
셋다 들어와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댓글이나 달아라.
밥이나 먹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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