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도 아닌데 감놔라 배놔라 떠들어서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인간들이 있는가 하면,
자기 맡은바도 다 못하고 찔찔거리는 것들도 있다.

오늘은 둘 다 겪었다.
첫번째는 고집이 너무 세서.
두번째는 별 생각이 없어서다.
오지랖이 너무 넓으면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법이다.

여튼 나는 내 맘대로 할꺼다.
왜냐고?
내 일이니까 -_-
결국 내가 해야되는 일이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니가 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 입다물라.
닥치고 보기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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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0월 19일 나의 양력 생일이었다.
음력생일에 엄마가 와서 맛난거 잔뜩 해주기도했고...
서청 체육대회랑 겹쳐서 남편씨랑 오붓한 시간을 못가졌었다.

그리하여 어제는 내가 그리도 소원하던 '남편이 차려주는 밥 먹기'를 했다.
남편씨가 소고기를 사다가 미역국을 끓이고
내가 먹고 싶다던 계란찜을 해줬다.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꼬막을 삶아줬다.
(이것은 전라도식 전통인가?)

물론 전날 김소 결혼식 관계로 남편씨가 과음하고 들어온지라 아침에 술냄새 풀풀 풍기며 폐인같은 모습이었지만 -_-;
그래도 깔끔하게 씻고 사람다운 모습으로 음식을 마련해줬다.

아침에 잠을 깼다가 다시 침대로 들어갔는데 밖에서 덜그럭 덜그럭...
게다가 남편씨 생애 첫 음식이라 사실 무척 걱정됐다.

그러다 깜박 잠이 들었는데 남편씨가 부른다.
"여보야~ 밥 먹어~"
부스스 일어나 나가봤더니...

한상 잘 차려져 있는게 아닌가.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역국은 조금 짰지만 맛있었고
꼬막은 잘 삶아졌고
계란찜은....ㅋㅋㅋㅋ

첫맛은 싱겁고.
두번째 숟갈은 달콤했다.
'응? 계란찜이 달아?'
나 : 단맛이 나네? 양파를 넣었나?
남편씨 : 음...아니. 달아?
나 : 먹어봐 약간 단데? 설탕인가?
남편씨 : 맞춰봐

그때부터 갑자기 '식객'이 연출되고...
'굉장히 익숙한 맛인데...아...뭐지...'
남편씨와의 스무고개가 벌어지고...답은...
'두유'였다.
이유인즉슨, 우유를 넣으면 맛있다고 해서 우유를 넣으려 했는데 두유밖에 없었던 것.
근데 우리집에 있던 그 두유는 '달콤한 삼육두유B'였던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단맛이 날 수 밖에 ㅋㅋ

여튼 나는 흡족한 생일상을 받았고...
남편씨는 내년 생일에는 두유를 넣지 않겠다고 했다. ㅋㅋ
그리고 그 단맛이 나는 계란찜은 고춧가루와 소금과 매운고추를 먹고 다른 요리로 다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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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조합원들이 구본홍 출근저지투쟁을 90일째 하던 날(어제), 투쟁지원하러 갔습니다.
보통 8시쯤 시작하는 집회는 9시쯤 마무리를 합니다.

YTN지부장의 말을 듣고, 외부에서 연대하기 위해 오신 분들의 말씀을 듣고, YTN 조합원의 얘기를 듣고...
대개는 그렇게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어제는 낌새가 다르더군요.
YTN지부장님이 말하길...
"구본홍이 오는지 아닌지는 간부들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다. 출근하는 날은 간부들이 밖에 나와있다."
정말 주위를 둘러보니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간부들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짭새들이 아무리 사복을 입어도 짭새 티가 나는 것처럼, 간부들도 그냥 서 있을 뿐인데 티가 나더군요.
조합원들은 간부들에게 부끄럽지 않냐며 썩 들어가라고 외쳤고, 간부들은 그저 먼산 바라보거나 무시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봤습니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세단 한대가 서고...구본홍이 등장했습니다.
조합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우르르 일어나 인간담벼락이 되어 구본홍을 막았습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단지 구본홍이 아무리 밀어도 밀리지 않았을 뿐.
"위선자는 물러가라"
"학살자는 물러가라"
"학살자는 썩꺼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조합원들 틈에서 안간힘을 쓰며 출근하려는 구본홍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감상적인 탓일까요?
(우리 사무처장님의 말에 의하면 제가 마음이 약해서라더군요...)

그 나이 (쳐)먹고 아들뻘 혹은 조카뻘 되는 사람들에게 (개)무시 당하며 있는 구본홍을 보자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나 성향은 차치하고...'인간'으로서 연민이 생겼달까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무엇이 인간을 저토록 망가지게 하는 것일까'

구본홍도 자기 집에선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남편일텐데...저 수모를 당하며 굳이 출근하려는 이유가 뭘까...
왜 물러나지 않는걸까...
권력의 달콤함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도 팽개치게 할 만큼 저토록 무서운 것일까...

참 씁쓸한 아침이었습니다.
구본홍이 구본홍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역에 퍼지게 될까봐 두려웠습니다.


덧붙임.
구본홍은 91일째인 오늘도 출근시도 했다더군요.
참...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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