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드라마스페셜.

남의 기억과 추억과 마음을 헤집어 놓고 난리...


유년기 내내 나에게 아빠란 항상 보고싶은 사람,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내가 어릴적 한참 건설경기가 호황이던 시절 아빠는 포크레인을 몇 대 운영하는 사장이었고 현장마다 나가 기사들을 체크하느라 늘 지방출장이었다.

(물론 집에 잘 오지 않는 것이 꼭 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건 좀 더 커서였다.)

건설업을 접은 다음에도 아빠의 직장은 지방이었고 그래서 집에는 주말에나 오셨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 이후, 나는 아빠를 몇년에 한번씩 볼 수 있었고 결혼한 후에야 겨우 일년에 한번 볼까말까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아빠는 평생 '보고싶은 사람'으로 남는다.

설명하기 좀 어려운 감정인데... 정말 사랑해서라거나 모든 잘못들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밉고 싫은데 보고싶은 뭐 그런거.


지금도 '아빠'하면 떠오르는 내 유년시절 기억들은 아파트 베란다 난간을 잡고 밖을 내려다보며 아빠 차가 오나안오나 하염없이 기다리던 기억, 몇 밤 자면 온다는 말에 매일 몇 밤인지 세어보던 기억...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감정은 무언가의 '결핍'으로 남아서 나는 항상 마음이 모자라고 허전한채 살고있다.

매 순간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결핍은 결정적인 순간에 예상치 못하게 툭툭 튀어나오곤 한다.


인생에 있어 아빠의 부재.

아빠가 있지만 없는 것과 다름 없는.

이런 것은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이 그런 결핍이 없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아니, 그런 결핍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싫은데 꾸역꾸역 같이 살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크고 작게 다투더라도 잘 풀고 살면서, 어느 정도 져 주기도 (내 성격에)접기도 하면서 살아보겠단 얘기다.


보통 남들에게 친정아빠란 든든한 존재인 것 같던데(없어서 모름), 나에게 아빠란 열두살 소녀의 아빠 정도로 남아 항상 그리움의 대상일 뿐이다.

아. 그게 애들 키우면서 어려운 점은... 부모 각자의 역할이 어때야 하는지 잘 모르겠단 거다.

특히 애들이 커서 중학생쯤 되면 어떤 엄마가 되어야할지, 어떤 아빠가 되어야할지 나에겐 평가할 모델 조차 없는 거다.


여튼...

무방비 상태로 드라마에 당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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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뜻하지 않은 곳에서 깨달음을 많이 얻네.

오늘은 페북 댓글 수다에서 깨달음.


맞춤법에 대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잘 하려고 하다가 내가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

더 생각해 보니 비단 맞춤법 뿐만 아니라 내 삶의 전반에 대해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다.


어떤 거냐면...

난 내가 못하는 걸 남들 앞에 보이는게 정말 싫다.

잘하는 것만 보이고 싶다.

그래서 조금 해보고 내가 못하겠다 싶으면 그냥 안해버린다.

노력해봐야 못 할 것은 그냥 버리고 가는 거다.


대학시절 율동패 앞에서 춤 안췄고, 노래패 앞에서 노래 안했다.

다행히 풍물은 잘 쳐서 풍물패는 계속 할 수 있었네;;;

근데 그 와중에 연기는 가능한 안했다.

못하니까 쪽팔려서.


청년회 들어가 노래울에서 노래연하는데 처음엔 참 많이 힘들었다.

못하는거 계속 해야되니까.

그나마 음치는 아니어서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었네...


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을 가지게 된 걸까.

왜이리 삶을 피곤하게 살게 됐을까.


집안일도, 육아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냥 좀 대충해도 되고 가끔 밥 좀 안해도 되고 그런건데.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밀리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그러고보니 상담해주던 분이 그랬지.

좀 틀리면 어때요, 좀 잘못하면 어때요, 사람이 어떻게 맞는 일만 하면서 사나요?

그리고 당시 나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적으로 화가 나도 이성적으로 화낼 상황이 아니면 화를 내지 못하고 참았다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화를 내도 정당한 상황이면 그간 모았던 화를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이 문제였지.

내 기분은 나쁜데 내 속은 곪고 있는데 이게 지금 정당한가 아닌가 부터 머리로 계산하고 있는.


그래도 상담받고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아직 멀었구나.

애 둘 낳고 헐렁하게 살면서 많이 나아졌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팍팍하게 살고 있었구나.


나의 이런 강박이...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이 힘들고 답답할텐데.

내 사랑하는 아이들이 많이 힘들겠구나.


다시 한 번 내려놓아보자.

대충 살려고 노력해보자.

(사실 연초부터 올해 무슨 일을 벌일지 계획을 짜느라 머리가 복잡했었음)


아... 나 뭐 이리 어렵게 사냐.

대충 사는 것도 마음 먹어야 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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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타는지 마음이 둥둥 떠다닌다.

그래서 집중도 잘 안되고 몸 컨디션도 계속 별로고.

금요일 새벽에 끔찍한 악몽으로 시달린 이후로는 더 별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인지 내 마음도 불확실하게 흔들리기만 한다.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집안일. 끊임없는 육아.

생각은 많은데 집중해서 되질 않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뒤섞여 결론도 없이 머리를 헤집어 놓기만 하는 꼴이다.


현실의 벽이 느껴지는 서른여섯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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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생각이 나지 않지만 한동안.

한동안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연말을 연말인지 모르고 연초를 연초인지 모르고 지나갔다.

(물론 육아에 치여 실감하지 못한 것도 있다. 달력의 날짜가 아가들에겐 무의미 하니까.)


그렇게 한달즈음을 보내고 있는데 어제오늘 예상치도 못하게 나의 몇 년 전과 맞닥뜨렸다.

모든 것의 출구가 보이지 않던 시절.

평생 그렇게 지리멸렬한 나날을 보낼 것 같이 나를 감싸고 있던 무거운 기운들.


탈출하는 방법은 한방에 문을 닫고 모든 것을 끝내는 것과, 출구가 어디일지 모르지만 문을 찾아 조금씩 움직여 보는 것 두가지.

당시에는 내가 무슨 힘으로 움직였는지 깨닫지 못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에 예상치 못한 얘기를 하다 스스로 깨달았다.

책임감.

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나를 움직이게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힘들게 짓눌렀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그 빌어먹을 책임감이다.

내가 캄캄한 터널을 지나게 된 이유는 나의 먼 과거로부터 누적되어 온 것이지만, 내 삶 내내 나를 힘들게 했던건 책임감과 정당성 뭐 그런 도덕적인 것들 이었다.

(실제 도덕적인 인간도 아니면서.)


나와 상관없는 일에 내 삶을 돌아보고 내 과거를 떠올리게 되다니.

이상한 행운이기도, 기회이기도 하다.


여튼 나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라는 엄청난 책임을 가진 자리에 있으니.

향후 십여년 간은... 강한 정신의 소유자인 듯 살아보는 걸로.

사실 바람에도 흔들리는 약한 멘탈을 가지고 있지만 꾸준히 도를 닦아보는 걸로.

(이미 박지안에 의해 꽤 도를 닦았다...)


어둡고 긴 시간을 지낸 기억은 이제 곱씹을 때마다 나를 다시 살게끔한다.

힘든시절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잘 슬퍼하고 잘 털고 잘 돌아오길.

그 시기가 추후 인생에 도움되는 시기가 될 터이니.



*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 그 말 진짜 싫었는데 나이 먹을 수록 그 말 만큼 변치 않는 진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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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사이도 아니라면 아무사이도 아닌 중학교 동창.
초등학교도 같이 나오고 중학교 시절엔 잠시 같이 과외받던 친구를 2009년이던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즈음 검찰청 앞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아마도 나는 마이크 선 따위를 말고 있었겠지 -_-;;) 정말 우연히 만났다.
놀랍게도 나는 '언론'노조에 있었고 그 친구는 K본부 검찰 출입기자.
전혀 다른 직업이지만 공통점이 있던 우리는 명함을 주고받았고 그 뒤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지만 전화기 주소록에 남아 카톡으로 훔쳐볼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그 친구 프로필을 보는데 블로그 주소가 남겨져 있어서 들어가봤더니 기자로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때 함께 공부했던 사이지만 집에서 애 둘과 씨름하고 있는 내 모습에... 아무도 뭐라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작아지며 괴로워 하다가.
내 평생 98년 가을 몇개월을 빼고는 모든 것을 걸고 공부만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것을 깨닫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비단 공부만이 아니었다.
다른 어떤 일도 정말 미친듯이 (장기간) 집중해서 해 본 일이 없다.
내가 가진 지식이나 능력도 투자한 시간에 비례하기 마련이어서 넓을 지는 몰라도 깊지가 않다.
한가지만 파 본 적이 없으니까.

난 왜 이렇게 살았지 자책도 잠시 들고, 앞으로의 인생도 그닥 다를 것 같지 않은 불안함도 스치고.

내 인생을 남과 비교하지 말자. 모든 인생은 다 가치가 있다. 특히 아이를 기르는 일은 얼마나 의미있고 숭고한 일인가. 따위의 뻔한 말 말고.
뭐 없을까.
정말 쨍 하고 기분이 좋아질 말.
내가 나에게 떳떳할 수 있는 그런 말.

쩝... 간만에 또 자학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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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지영 2014.01.08 21:07 신고

    그게 육아가
    묘해..
    어디서 답을 찾을질 모르겠어
    엄마들이 모두 느끼는 이런감정의 원인.

오늘 밤은 마저 찌질하게 굴어야겠습니다.
보통 글을 쓸 때 존댓말로 쓰지 않는데 오늘은 왠지 이렇게 하고 싶네요.

아까 나의 분노와 우울은 단지 그 하나의 사건 때문에 터진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http://www.facebook.com/boimi.net/posts/595221717197699)
그간 서러웠던 것들, 그간 억울했던 것들, 그간 힘들었던 것들이 한마디의 말에 의해 터져나왔던 것이겠지요.

우울해서 눈물이 날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큼 분노만 치밀어 오르고 눈물은 나지않았습니다.
초콜렛 먹으며 기분을 달래고 이성을 찾았고 그래서 나몰라라 외면했던 청소도 좀 했습니다.
(이게 무슨 오바냐 하실테지만 내일 아침부터 라은이는 바닥을 물고 빨테니까요;;;)

그런데 제가 언론노조에서 일할 당시 한겨레 노조위원장이셨던 김보협 기자가 댓글을 다셨습니다.
노조 행사에 언론노조 식구들이 왔다며,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던 예전 생각이 나신다고...
순간 멍... 그리곤 정신이 차려졌습니다.
'그렇지... 내가 '나의 활동'을 하기도 했었지...'

2011년 4월 이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를 다른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름보다 엄마란 말을 백배 많이 듣다보니 그저 엄마인줄 알고 살고 있었습니다.

네.
갑자기 좀 서러웠고 그래서 좀 울었습니다.
'나'를 잊고 살아온 날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인데... 억울하거나 분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왜 그랬나 싶은 마음.

아이도 챙기고 살림도 챙기고 내 생활도 챙기고 하면 좋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러기는 좀 버거웠습니다.
(게으른 천성과 저질체력을 가진 사람의 한계;;;)

그래서 일단 내 생활을 몇년 미뤘고 그만큼 아이에 집중했습니다.
내 아이와 나의 인생 중 서로가 이렇게 집중하며 절대적인 존재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랴... 짧은 기간 후회없도록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요.
물론 그 결정엔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딱 1년만 더 집중하고 저도 제 생활을 찾을거니까요.

근데...
사람 마음이 참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 뭐가 이리도 서글픈걸까요...
사회에서 도태되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인지, 아니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한구석에서 밀려오는 후회인지, 이렇게 보내고 있는 세월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억울함인지...

엄마로 살아가기.
참 어렵네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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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라니. 
정말 세월 빠르다.

아직도 결혼한지 2-3년 밖에 안된 것 같은데 어느새 6년.
하긴 지안이가 우리나이로 3살이니 6년이 되었을 법도 한데... 체감세월은 그렇지가 않다.

6년쯤 되니 어느새 결혼기념일 날짜는 나보다 남편씨가 더 잘 기억하게 되었고(난 까맣게 잊고 사람들이랑 놀러갈 계획만 짜고 있었는데 그날이 결혼기념일인거 말해줌 ㅋㅋ) 이십대 후반, 삼십대 초반이던 우리는 삼십대 중후반이 되었다.

TV에 나오는 누군가는 아직도 배우자를 보면 설레고 떨린다던데 사실 그런 감정은 이제 거의 없고 '가족'이 주는 편안함과 일상이란 단어가 우리사이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상태가 됐다.
각종 고마운 행동과 서로에 대한 배려는 이제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감동하는 일은 적고, 오히려 미운짓과 거슬리는 행동들이 더 잘 보이는 사이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가 가장 편하고 솔직한 사이일 것이다.
(남편씨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믿고 살란다. ㅋㅋㅋ)

어느새 두 아이의 부모가 되어 이제 '나'보다 '엄마' 혹은 '아빠'로서의 역할과 고민이 더 많아졌지만 아이들이 더 크고 독립적인 개체가 되면 우리는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겠지.

애 둘에 치여 제대로 얼굴 마주보고 '우리의 삶'을 얘기할 시간조차 갖기 어려운 요즘이지만 라은이 좀 더 크면 얘기도 더 많이 합시다 여보.
지난 6년이 그랬듯 앞으로도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살아갑시다.
(비록 당신은 내 블로그 글도 찾아보지 않을테고 페이스북도 안하니 이 글의 존재를 모를테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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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참 빠르다.
오늘이 아가도 산모도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백일이다.
명절 연휴 다음날이라 미리 준비를 못해서 저녁에 조촐하게 상을 차려주고 축하했다.

지안이 백일 때는 할머니가 수수팥떡도 만들어주시고 아빠가 휴가도 내고 온가족이 오붓하게 보냈지만 이번엔 명절 직후이기도 하고 집안 분위기가 그럴 상황이 아니라서 조촐하게.
상을 멋지게 차린다고 더 아끼고 소박하게 차린다고 덜 사랑하는 것은 아니기에 가벼운 상차림이지만 마음을 듬뿍담아 축하했다.
(지안이 때도 상차림은 비슷했다)

백일 동안 세상 사느라 고생많았다고, 앞으로 건강하게 쑥쑥자라라고 덕담도 해주고 지안이 오빠와 백일축하 노래도 해주고 떡도 먹었다.

더불어... 나도 참 고생 많았다.
올해까진 좀 더 고생해보자!


  1. 신은섭 2013.09.23 21:45 신고

    라은아, 100일 축하해! 건강해라!

  2. 이지슨 2013.09.23 21:48 신고

    아요~ 라은 어머님 수고많으셨어요^^ 라은이도 언니도 축하드려요!!

  3. 빛돌 2013.09.23 21:59 신고

    지안이 백일 지나서 한번 보고, 벌써 라은이 백일이 다가왔구나 ㅎ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자!!

  4. 태은 2013.09.23 22:29 신고

    니 선물은 니가 기억할 수 있을 때 쯤 줄테니 기다리고 100일 축하. 라은.

  5. 무이 2013.09.23 23:22 신고

    저만간 우리 첫 만남이 이루어질 예정이야.
    설레지?

  6. 깜찍이 2013.09.23 23:33 신고

    캬아~~ 이제 한고비 남겼네요. 라은이 넘넘 이뽀요. 백일 축하축하~~

  7. 고래이모 2013.09.24 00:31 신고

    앗!!! 놓쳤네!!! 축하해!!!!

  8. 콩애미 2013.09.24 00:37 신고

    이쁘니라은이 축하해! 엄마 보임도 고생이다......
    그래도 느므느므 보기좋아 흐뭇해!!

  9. 갈매나무 2013.09.24 18:45 신고

    라은 백일 축하해.
    튼튼하고 지혜롭게 자라거라.

  10. 갈매나무 2013.09.24 18:46 신고

    그나저나 지안, 라은 참 닮았다. 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11. BlogIcon 현필화 2015.09.23 18:47 신고

    축하해요~♡

누군가의 삶의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한편으론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만큼의 무게가 느껴지는 일이다.

예전에 블로그에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때도, 며칠전에도 내가 그(녀)의 삶에 영향을 주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참내... 내가 뭐라고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준단 말인가.

(요새 자존감 떨어짐)

 

내 비록 요즘은 육아일기가 쓰는 글의 전부이고 머리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쉽게 애를 재울까, 어떻게 애를 배불리 먹일까, 저녁엔 뭐 해먹을까 따위로 가득차있지만.

10여년 전의 나는 넘치는 에너지로 떠들고 다녔었나보다.

 

여튼...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

'아, 잘 살아야지.'

아주 대단하게 살진 못해도(대단하다는 것의 기준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찌질하게 혹은 그럭저럭 어쩔수 없이 삶을 살고 있진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게 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영향을 받은 것 처럼 당연히 나 역시 영향을 받았다.

또한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선배들이 요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면서 끊임없이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 '왜 선배들은 졸업 후 가는 길이 딱 두가지인가'라며 불만을 가졌었다.

당시에는 학생운동 조직에 남거나 그냥 취직하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나중에 노동쪽으로 가고 보니 사회에 나와서 할 일이 얼마나 많고, 운동하고자 마음먹으면 갈 단체가 얼마나 다양하던지.

내가 졸업할 땐 그걸 보여준 선배가 없었다.

(내가 몰랐던 것일 수도 있고)

 

요즘은 선배들이 어찌다 다양하게 살고 있는지 페이스북을 통해 보고 있는데 참으로 다양해서 '이렇게 살아야지' 싶기도 하고 '이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모두들 소시민으로 사는 듯 하지만 마음속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그 와중에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되나 이런저런 고민도 들고.

 

하여간 지금 생각해보면...

2001년에 애문연 생활을 시작하면서 형남언니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언니가 엄청나게 달변가이거나 마성의 매력을 갖고 있다거나 천재이거나 했던 것은 아니지만(ㅋㅋㅋ) 충분히 사람을 변화시켰고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어린 직선 후배가 길을 잃지 않고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줬으니깐.

그리고 언니는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어서 나를 끊임없이 정신줄 놓지 않게 하고 있다.

(아마도 언니 바빠서 이 글 까지 읽진 않을듯. ㅋㅋㅋ)

 

잘 살아야지.

운동에 투신하거나 조직에 몸담아야만 잘 사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스스로 내 삶 자체가 당당하고 의미있다면 잘 사는 것이겠지.

지금 당장은 2달 된 아가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내 삶을 잘 사는 것이고, 28개월 된 지안이를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겠지.

(요즘 박지안을 보듬기란 정말이지 쉽지 않다. -_-)

 

그래서 나는 오늘도...

2013년, 2014년까지 생명체 하나를 비교적 온전한 사람꼴로 만들어 놓고 2015년에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그나저나...

이 별거 아닌 글 하나 쓰는데 왜 이렇게 중구난방이며, 왜이리 비문 투성이냐...

일부러 정기적으로 글을 써줘야 하나... -_-;;

뭔가 딱 떨어지는 글이 아니라 쓰고 나서도 꺼림직한 글일세.

출산 후 정신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은 탓이라고 치자. -_-

 

 

뭐... 이건 발행을 안할 것이기에 아무도 안읽을 수도 있고 요샌 모두가 모바일로 읽으니 바뀐 스킨을 눈치 챌 사람이 아무도 없을테지만.

(아마 있다면 김쎈 정도? 하지만 얄팍한 기억력을 가진 자이므로 모를 것이다. ㅋㅋ)

 

지안이 100일이 조금 지나고 육아블로그로 탈바꿈 해볼까 하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스킨을 변경하고 타이틀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직접 만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지안이가 4,5개월 차에 무척 떼를 쓰는 바람에 무산된 육아블로그.

이제 둘째 라은이를 낳기도 했고 육아블로그에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스킨을 바꿨다.

육아 관련 포스팅을 계속 하긴 하겠지만 내 소소한 기록역시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역시 내 블로그는 내 중심으로. ㅋㅋ

 

혹시나 육아관련 블로그를 하게 된다면 따로 계정을 만들어야지.

여긴 사생활이 털릴게 한두개가 아니라서;;;

 

여튼 스킨 변경!

 

  1. BlogIcon 갈매나무 2013.08.21 02:04 신고

    믿어지지않겠지만 스킨 바뀐거 알아요! 언니가 바꿨다고 써놔서 아는거 아님ㅋㅋ

아이가 둘이 되면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만 이렇게 빨리(라은이 50일도 되기 전에;;;) 올 줄 몰랐다.

혼자서 28개월 지안이와 1개월 라은이 돌보기.

아아... 이게 대체 가능한 일이긴 한건가.

 

원래 계획대로라면 외갓집 휴가에 따라갔다가 지안이는 남고 남편씨만 집으로 돌아오는 구상이었으나...

감기에 걸린 지안이가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집에 오겠다고 해서 같이 돌아왔다.

(평소 같으면 집에 가자고 해도 남겠다고 할 녀석이;;;)

 

어제 나는 잠시 패닉상태가 되었으나 내가 분명 내입으로

"지안이한테 물어보고 집에 오고 싶으면 데려와. 지안이가 하고 싶은대로 해야지"

라고 말했기에 모든 것을 감내하기로 마음을 비웠다.

게다가 일요일을 아무도 없는 집에서 쓸쓸하게 보낸지라 지안이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할 때 였다는 것이 함정;;;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

여느때와 다름 없는 평화로운(은 개뿔. 라은이도 배고프다 지안이도 배고프다 우리 부부는 정신이 없음) 아침을 보내고 한숨 돌릴까 하는데 남편씨가 지안이를 놓고 혼자 출근한다.

그렇다.

어린이집 방학. ㅠ_ㅠ

 

 

 

그리하여 오전9시 부터 나는 '라은이 먹이기, 지안이 먹이기, 라은이 먹이기, 나 밥먹기'를 기본코스로 운영하면서...

틈틈이 라은이 기저귀를 갈며 지안이 변기를 비워주고, 우는 라은이를 안았다가 내려놓고 재우고 안고 놀아주면서 지안이를 낮잠 재우고 나는 10분 쪽잠자고,  설거지와 젖병세척도 마치고 빨래를 널고 개고 택배를 받았으며, 라은이 목욕을 시켰다.

그리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내내 지안이 책을 읽어줬다.

(아니다. 라은이를 먹이면서도 책을 읽고 라은이를 달래면서도 책을 읽었으며 라은이를 재우면서도 책을 읽었다.)

 

오후2시쯤 지안이도 자고 라은이도 잘 때 느꼈다.

그렇다.

할 만 하다.

사람이 못 할 일이란 없는 것이다.

단, 오늘 하루만 한다는 전제하에. -_-;

 

오후4시경이 되자 허리가 끊어질 듯 했고(계속 앉았다 일어났다 애를 안았다 내려놨다 무한반복...)

손목이 시큰거렸다. -_-

어깨도 결리고 목도 뻐근했다.

다행히 휴가를 끝낸 울엄마가 5시쯤 들러 지안이를 데려간다고 했기에 '그래 오늘 하루 너희에게 최고로 봉사하마'라는 마음으로 2시간을 더 근무했다.

 

그리고 5시가 되어 지안이가 그토록 기다리던 (아침부터 언제오냐고 물었음) 함과 하부가 지안이를 데리러 왔고 엄마 보고 싶으면 전화하기로 하고 엄마를 꼭 안아준 지안이는 6시에 밝고 명랑하게 발걸음도 가볍게 "엄마 안녕~"하며 현관문을 나섰다.

 

지안이가 집을 나서자마자... 갑자기 또 집이 텅 비고 허전한 느낌.

'아, 사랑하는 우리 아들 보고싶다...'

오늘 하루 그야말로 전쟁같은 시간이었지만 지안이와 나에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마 라은이는 '엄마 오늘 나 왜이리 홀대해?'라고 생각했겠지만. ㅋㅋㅋ

 

 

 

물론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산욕기라 하는 6주가 지나긴 했으나 정말 딱 6주가 지난 몸이었기에 힘들기도 했지만 원래도 저질체력이라 평상시였어도 아마 비슷했으리라 본다.

 

하지만 마음은 참 따뜻하고 좋았다.

아침 저녁에만 엄마를 접할 수 밖에 없던 지안이가 오랜만에 엄마를 거의 독차지하며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고...

아침 저녁에 동생 맘마 챙기거나 동생 안아주는 모습만 봐서 많이 섭섭했던 지안이가 하루를 함께하며 엄마가 동생을 (사실 지안이 때문에;;) 홀대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지안이는 요즘 말 안듣는 미운 3살 꼬맹이가 아니라 예전의 착하고 귀엽던 우리 지안이로 60%쯤 돌아온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생 분유타면 젖병 가져오고 갖다놓는 것은 꼭 자기가 챙겼다.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편했다.)

기저귀도 가져다주고 손수건도 챙겨주고 울면 (비록 안달래질지라도) 달래주고 졸리면 (더 울게 만들지라도) 재워주고.

엄마가 설거지 하는 동안 라은이가 깨서 울자 "엄마 아가 울어~"라며 쪼르르 달려가 달래주다가 잘 안되니까 (당연히 안되지 ㅋㅋ) "엄마~ 라은이 안아줘~ 울어~"라더라. ㅋㅋㅋㅋ

쉬하면 쉬한 것도 같이 보고 응가한 것도 같이 봐주고 배고프냐고 물어보고 ㅋㅋㅋ

 

그리고 정말 여러번 시행착오 끝에...

아가가 잘 때 자기가 떠들거나 큰소리를 내면 동생이 깨서 울고 깨서 울게 되면 엄마와 자기가 불편하게 된다는 것을 아주 조금 깨달았다.

(오전엔 아무리 소곤소곤 말하자고 해도 크게 말하더니 오후엔 작게 말했다. ㅋㅋㅋ)

 

가장 감동스런 장면은 지안이가 정말 아끼는 기차그림 옷을 동생에게 입혀주겠다고 한 모습이었다.

"지안이 동생~ 기차 옷 입어~"

"지안아, 기차 옷 동생 줄꺼야?"

"응. (동생을 보며)지안이 동생 입어라~"

"지안아, 동생은 너무 작아서 아직은 기차 옷 못입어. 고마워~"

(이 훈훈한 장면의 슬픈 사실은... 자고 있던 라은이 몸에 지안이가 기차옷을 대주자 라은이가 깼다는 것. ㅠ_ㅠ)

 

 

 

하여간 오늘의 근무는 해피엔딩.

오늘의 교훈도 '육아는 역시 체력'이라는 것.

지금 나는 완전히 방전상태... 하지만 체력이 뒷받침 된다면 이렇게 키우는 것도 가능하고 재밌겠구나 싶다.

지안이가 많이 도와줄 것 같다. ㅎㅎ

 

그리고 남편씨에게도 해피엔딩.

이번주는 비교적 자유로우시겠구만. ㅋㅋ

자연주의 출산과 육아란게 별건가.

병원에서 인위적인 의료행위 없이 정말 자연의 순리대로 낳는 것이 자연주의 출산이고, 아이를 요즘 장난감이나 사교육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흙놀이 풀놀이 물놀이 하며 키우는게 자연주의 육아인 건데...
(내 생각은 그렇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조산원에서 슈슈를 낳기로 마음을 먹었는데(마음먹기 쉽지 않았다. 걱정된다...) 계산해보니 최소 100(비용이 100만원이었다;;;) 최대 50만원이 더 든다.
지안이가 아이답게 놀았으면 하는 마음에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월 30만원은 더 든다.
결혼할때 부모님 덕분에 전셋집은 그럴싸하게 얻었지만 월수입은 저소득층에 가까운 우리집 형편에 아이를 순리에 맞게 낳고 기르는 것은 사치였단말인가.

자연주의란 말의 의미가... 중산층의 고급문화로 자리잡고 있나보다.
그냥 난 자연의 순리대로 낳고 기르고 싶은 것 뿐인데.

가계규모에 맞게 일반병원에서 낳고 일반어린이집 보내고 음식도 생협말고 시장에서 사다먹어야 하려나보다.
젠장.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1. 2013.06.14 14:24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달님  2013.07.30 22:02 신고

      이 댓글을 이제 봤네요.
      그도 그럴 것이... 16일날 출산했거든요. ^^
      조산원에서 자연주의 출산으로 잘~ 낳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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