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확히 말하면 '다시'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프로메테우스를 그만두면서 다시는 기사쓸 일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그리 되었다.
나하고 안맞았던 마감인생.
으으...
물론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감은 생겼다.
차라리 하루에 한번 마감시간이 있다면 낫겠지만 인터넷판은 마감시간이 따로 없다.
단지 '사건 발생 후 가장 빠르게'가 마감시간일 뿐.
충분이 이리저리 생각하며 놀다가 집중해서 일을 순식간에 해버리는 나의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 것이다.
빌어먹을.
어쨌든 마감인생은 시작됐고, 기사라는 것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아직은 스트레이트 기사뿐이고 주로 기자화견을 커버하는 일이 나의 역할인데 기자회견이라는 것이 워낙 천편일률적이고 뭐 별다를 것도 없고 감흥도 없어서...
기사쓰는 일이 '어렵'다기 보다는 참 '즐겁지 아니한'일이 되고 있다.
뭐든 즐거운게 좋은데 말이다.
이사는 2주전에 했으나...
정리가 끝난지 얼마 안되서 이제야 올린다.
'짐정리'는 끝났는데 '꾸미기'는 끝나지 않아서 아직 완벽한 상태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92%정도 진행됐으니 슬슬 이사 전, 후를 비교해보자.
(사진으로 보는 before & after는 100%가 되면 올릴테니 기대하시라 ㅋㅋ)
before
1. 거실이 넓다 - 거실이 가장 쾌적한 공간이어서 그런지 거실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거실에서 잠들기도;;;;
2. 주방이 넓다 - 왠지 요리해야 할 것같은 포스. 나는야 요리사 ㅋㅋ
3. 습기, 곰팡이 - 외부 단열재를 제대로 쓰지 않았는지 베란다에 겨울이면 결로현상, 여름이면 누수가 일어나서 늘 습기와 곰팡이에 신경을 써야헸다. 이게 은근히 피곤
4. 출퇴근길 매우 좋음 - 집 앞에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는데다가, 1호선도 가까워서 베리굿이었다. 남편씨는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회사였다;;;
5. 1층 경비실 - 경비실이 1층에 있으니 택배받기가 너무 좋았다. 맘놓고 막 주문해도 아저씨가 잘 보관해주시니 편리, 엘리베이터타고 올라갈때 찾아가니 편리.
6. 붙박이장 - 붙박이 장이 있어서 옷수납이 좋고 예뻤다. 그립다...ㅠ_ㅠ
7. 생활반경 - 청년회와 시댁에 걸어갈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걸어서 15-20분이면 둘다 OK!
8. 빌트인 - 세탁기, 김치냉장고가 빌트인. 이거 은근 편했는데...(식기세척기는 전에나 지금이나 비닐봉지 보관함으로 쓰고 있다 ㅋㅋ)
9. 넓은 다용도실 - 다용도실이 넓어서 활용도가 높다.
after
1. 거실이 좁다 - 그대신 거실외에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다른 방의 활용도가 높아졌달까...
2. 주방이 좁다 - 좁지만 공간활용도가 높게 만들어져서 수납에도 문제가 없고, 동선이 짧아져서 편하다. 그렇지만 답답한 감은 좀 있다.
3. 난방 - 방마다 온도조절기가 달려있어서 난방이 편리하고, 보일러를 켠 후 금세 따뜻해진다. 집 자체에 보온도 잘되서 추위타는 우리 두식구에겐 안성맞춤
4. 귀찮아진 출퇴근길 - 남편씨는 승용차나 버스를 타고 출근해야 하는데 버스정류장이 좀 멀다. 나도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이 더 멀어져서 출근 소요시간은 비슷한데 걷는 거리가 길어졌다. 겨울이라 아침마다 동태되겠다;;;
5. 분리수거 - 전에 살던 아파트는 아무때나 분리수거가 가능하고, 분리수거장이 지하주차장에 있어서 편리했는데(잠옷바람에 가기도 했음) 새 집은 요일이 정해져있고 옆동 뒷편에 있어서 번거롭다.
6. 세콤 - 아파트 전체에 집집마다 세콤이 있어서 도둑 들 일은 없겠더라. 근데 좀 귀찮다;;;
7. 창고 - 조그만 창고가 하나 있는데 거기 수납량이 장난아님. 지저분했던 살림살이가 싹 다 들어가버리니 속이 다 시원하다. 근데 습기가 좀 차서 걱정...
8. 욕실 창문 - 요새 아파트들은 대체로 욕실에 창문이 없어서 습기때문에 걱정이다. 늘 문이 열려있는지 확인해야하고 여름엔 습기가 잘 마르지 않는다. 근데 이 집엔 창문이 있다!! 완전 좋다! 하지만 샤워할때 너무 춥다 ㅠ_ㅠ
9. 환기 - 맞바람이 들어오는 구조라 환기는 짱! 이제 생선 구워도 걱정 없어요~
10. 관리비 - 전에 살던 집보다 10만원이 싸다 -_- 역시 큰 단지에 살아야...
11. 베란다 - 베란다에 작은 화단도 있고, 걸레빨 때 따뜻한 물도 나온다. (남편씨 좋겠다 ㅋㅋ)
12. 조용하다 - 단지가 크니 외부와 차단되서 외부 소음이나 불빛(!) 등이 없다. 조용하니 좋다.
13. 층간소음 - 윗집 발자국 소리가 쿵쿵 들리는데 사실 그건 그 집에 사는 사람이 문제인거다. 조용히 걷는 사람도 많은데 참 운도 없지. 이사 전이나 후나 쿵쿵대는 사람이 '한명'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나 새집의 문제는 화장실 소리가 잘들린다는거다. -_- 나중에 혹여 집을 사게되면 반드시 젤 꼭대기 층을 사리라!!!
내 경우 블로그에 글을 자주 올리는 경우는 두가지인데 자랑할게 많거나, 열받는 일이 많거나.
이번엔 물론 후자의 경우.
열받는 일은 주로 '사람'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으로 인해 열받으면 그 어떤 사람도 만나는게 불편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마음속에 한가지 불편한게 생기면 그게 해소될때까지 다른일을 하지 못한다.
특히나 사람사이의 일은 말이다...
그래서 열받으면 사람을 피하게 되고
사람을 피한 대신 뭔가 쏟아낼 곳이 필요한데(사람 만나서 원없이 수다떨면 풀리기도 한다. 허나 그렇지 못한 상황을 내가 만들었으므로) 그게 주로 블로그가 되는거다.
아, 불쌍한 나의 블로그야...니가 무슨 죄니...
온라인에 글을 많이 쓰고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는 이유는 참 많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외로워서'다.
소통을 하는데에 어색하거나, 서툴거나, 상처받기 두렵거나 등의 사람들이 쉽게 온라인으로 파고든다.
왜냐면 온라인은 나를 내치치도 않고 다그치지도 않고 싸울일도 없으니까.
쩝.
'나만이 진리다'라고 하는 사람이 싫다.
너무도 싫다.
'니 말은 알겠는데 내 생각엔 이렇다'라고 말하는게 대화의 방법 아닌가?
'니 생각은 틀리고 이게 맞는거야'라고 어떻게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지?
아아아아아아아 이런 대화방식 정말정말 싫어...
뭔 소리를 하고 싶은거냐.
진짜 산으로 들어가야 하나보다.
요새 특정인 1人과 계속 부딪힌다.
그가 나를 긁기도 하고 내가 그를 긁기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난 일방적으로 긁히고 있다고 생각하긴 한다 ㅋㅋ)
여튼 외화되는 모습은 내가 꾸준히 "아, XX! 이 인간은 정말 대체 왜이래"라며 열받아 하는 모습이다.
근데 이게 사람이 싫은건지, 이런 상황이 싫은건지 잘 모르겠다.
대학교때 진짜 내가 싫어하는 선배가 있었다.
정말 사사건건 나를 긁어댔고, 처음엔 내가 잘못해서 혼내나보다 생각했는데 나의 활동을 넘어서서 연애사와 사생활까지 긁어대는걸 보고(나중엔 뒷담화와 편가르기 중상모략을 일삼았다) 거의 '인간말종'이라고 생각하게됐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를 '상종못할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람을 그렇게까지 싫어해본적이 내 인생 통털어서 없다.
(절대 미워한다거나 애증의 관계가 아니다. 뭐하고 사는지 조차 궁금하지 않으니까.)
근데 요새 부딪히는 1人이 그 경계를 왔다갔다한다.
매사 부딪히고 나와 스타일이 맞지 않는데, 그게 우리의 입장차에 의해 상황이 그렇게 되는 것인지 그냥 인간 자체가 싫은 것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괴롭다.
사람과 마찰을 내고 싸우는 것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하는 일이고 힘든 일이다.
적들과 싸울때는 되려 신나기라도 하지...
적도 아닌 사람과 작은 일로 감정이 쌓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는 일은 너무 '힘이 드는'일이다.
요즘 내가 그렇게 소모할 에너지가 없을 뿐더러, 더이상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다.
진짜 모든걸 팽개치고 산으로 들어가고 싶다.
마음 가는대로 몸이 움직이는게 당연하지만...
몸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 것도 당연하다.
무슨 소린고 허니...
내가 뭘 사고 싶으면 자꾸 그 가게나 사이트를 기웃거리기 마련인게고...(전자)
내가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집안일에만 신경쓰게 된다는게다.(후자)
그래서 지금 말하고 싶은건 후자의 경우인데...
이사 때문에 모든 대외활동(?)을 줄이고 집안일에만 몰두했더니
다른거 하고 싶은게 싹 다 사라졌다.
모든걸 팽개치고 그냥 집에 들어앉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_-
왜 학생운동 시절에 이런얘기 많이 하지 않았던가...
고민하며 잠수타는 후배에게 "고민은 함께 하는 사람들과 나누어야 답이 나오지, 들어앉아 있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나와서 누나랑 얘기 좀 하자." 라고.
그게 다... "너 집에 있으면 영영 때려칠게 뻔하니까 빨랑 나와서 데모하자." 뭐 이런거였다.
사람은 자기가 들어앉아있는 세상만 보이고 그 안에서 고민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번 잠수탄 사람은 돌아오기 힘들고(왜냐면 새세상에서 다른 고민하며 살고 있으니까) 오랫동안 휴가갔다오면 일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무슨 얘길 하고 싶냐고? ㅋㅋ
뭐가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때려치고 싶다고 ㅋㅋ
아...뭘 해도 흥이 나질 않누나~
근데 먹고는 살아야겠고... 거 참 괴롭고나...
용산구민에 마포구민이 되었습니다.
두 블럭 정도 멀어졌는데 아직 4일밖에 안돼서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아직 체감하지 못했구요.
단지 출근길에 교통수단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 밖에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새집은...모든 집이 그렇듯이 좋은점도 나쁜점도 있습니다.
그건 조만간 자세히 얘기하도록 하고...
우야든동, 저는 매우 피곤합니다.
정말이지 이사는 사람이 할게 못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지요.
멀쩡한 내 짐을 다 끄집어 냈다가 다시 자리를 찾아주는 그 소모적인 작업을...4일간 꼬박했습니다.
이제 이불과 책장, 베란다만 마저 정리하면 끝이군요.
아아...
피곤하여라...
행복은 재산순이 아니라고.
나의 진정한 가치는 돈이 아니라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오고있지만...
나의 오랜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늘 느끼는 이 감정은 몇년이 지나도 쉬이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두달치 월급을 탈탈 털어야 살 수 있는 가방을 들고 오고
네달치 월급으로 살똥말똥한 가방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나의 친구들은.
분명 보통 생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수다를 떨지만
그 사이에서 알 수 없는 간극을 느끼는 것은 나 뿐일런지도 모른다.
운동을 하고 있다고, 진보를 말한다고 하는 내가
겨우 몇백만원짜리 가방 얘기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다른 세상에 사는 것처럼 잠시 착각을 하는 것이 남들 보기에는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나와 남편의 월급을 더해보고 있는 어리석음은 나 스스로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만원 지하철이 아니라 택시 안이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일까?
그 가방을 살 수 없는 나의 처지가 우울한 것인지
그 가방을 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갇힌 사고 방식이 우울한 것인지
경계가 모호해지는 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초연하게 살기에는...
난 참 아직도 멀었다...
남들이 나를 초라하게 보는 것 보다 더 두려운 것은 내가 스스로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